키도노리코 선생님 통해 보내주신 책 잘 받았습니다. <兒童文學批評, 事始め>(兒童文學批評硏究會編. てらいんく. 2002)에 실린 선생님의 글 <<공감의 현장검증- <여름정원>(<여름이 준 선물>로 번역), <우주의 고아>, <서쪽 마녀가 죽었다>에 감동한 사람들에게>>부터 읽어보고 있습니다. 일본말이 서툴러서 한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데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사전을 찾아보고, 문장을 소리내서 읽어보고 하면서 읽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늦는 만큼 좋은 점도 있습니다. 한 문장을 놓고 그만큼 몸으로 느끼고 사유하는 시간이 허락되는 것이지요. 느림의 미학이라 할까요. 언어가 서투르니 자연스럽게 엣날 사람들이 한 줄 문장을 놓고 몇날 며칠을 세워가며 뜻을 음미했다는 '거룩한 독서 방법'을 맛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일단 글에서 언급되는 세 작품은 한국에도 번역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넷 서점을 통해 찾아보니 <여름정원>,<우주의 고아>, <서쪽 마녀가 죽었다>다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론에서 니시야마 선생님이 쓰시고자 하는 비평글의 방향이 흥미로웠습니다. 너무 감동에 취해 있는 독자에게는 무언가 찬물을 끼얹는듯한 새로운 관점의 이야기를 하고, 무언지는 모르겠는데 어딘지 그래 이거야 하고 선뜻 동의하기 힘든 독자들에게는 그 궁금한 부분에 언어의 옷을 입혀 주는 그런 비평글을 쓰고 싶다는 거지요. 그렇지요. 무언가 많은 사람들이 다 좋다고 나설 때, 난 그렇지 않은데,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거슬러 가는 시각을 제시하는 글쓰기가 필요한 거지요. 이 부분에 공감을 하면서, 일단 글에서 언급한 세 작품을 읽고 다시 선생님이 쓰신 비평글을 읽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내가 작품을 읽으면서 든 생각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선생님이 쓰신 글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고, 또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면, 그것도 좋겠습니다. 그만큼 토론의 여지가 생기는 것이니까요. 작품을 읽고 이어 쓰겠습니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