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는 아내의 뜻으로 원래는 ‘갓’이었다. 머리에 올려놓고 다녀야 할 소중한 존재였다. 다정한 부부를 제주도에선 서로 존경한다는 뜻으로 ‘두 갓’이라고 한다. 제주도에서 ‘가싯집’은 처가, ‘가시아방’은 장인, ‘가시어멍’은 장모를 가리킨다. 남편과 아내, 즉 부부의 다른 말로는 팍내, 한솔, ‘가시버시’ 등이 있다.
사위가 국을 잘 먹으면 ‘가시어멍 눈 맬라진다’(국을 급히 끓여주노라고 검질(풀) 불연기 때문에 안질이 들 정도라는 뜻)고 한다.
▶ 의붓아버지는 어머니가 다시 얻은 남편인데 다시 얻었다는 뜻에서 ‘다시아비’라고하며, 의붓어미는 ‘다시어미’가 된다. 새 남편이 데리고 온 자식을 제주도에선 '다슴아덜' '다슴똘'이라고 한다.
▶ 첩은 ‘시앗’, 듣기 좋은 말로 작은마누라라고 한다. 후실이나 첩이 데리고 들어온 의붓자녀를 ‘덤받이’, 덤받이 아들은 ‘데림아들’, 덤받이 딸은 ‘데림딸’이라고 한다.
▶ 유부남有婦男은 핫아비, 유부녀有夫女는 핫어미라고 한다. 접두어 ‘핫-’에는 핫바지나 핫저고리에서처럼 ‘솜을 두어 만든 것’이며, ‘배우자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핫아비와 핫어미의 반대말은 홀아비와 홀어미다.
▶ 아들 많은 집의 외딸을 '고명딸'이라고 한다. 고명은 음식의 모양을 좋게 하기 위해 음식 위에 뿌리거나 얹어 놓는 것인데, 딸 많은 집의 외아들은 고명 노릇을 못하는지 고명아들이란 낱말은 없다. '딸내미'나 '딸따니'는 어린 딸을 귀엽게 일컫는 말이다.
▶ '말머리아이'는 혼인하자마자 곧 배어 낳은 아이, ‘허니문 베이비’를 가리킨다. ‘감정아이’는 월경을 한 번도 안 하고 밴 아이, 그러니까 처음 배란排卵된 난자가 수정이 되어 밴 아이를 뜻한다. 이를 보고 '애가 애를 낳았다'고 한다.
첫댓글 여러번 잘 읽었다. 고마워.
순석아! 덕분에 제주 사투리 공부 많이 된다. 계속 좋은 자료 많이 부탁하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