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전통술은 '백주(白酒)' 라 통칭되며 그 역사 또한 수 천년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뿐만아니라 그 종류만도 수 천가지가 넘어 기실 외국인들에게는 제대로 중국술에 대한 이해를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우리에게 비교적 많이 소개된 소위 명주를 중심으로 중국 술을 소개한다.
중국 술을 보통 ‘배갈’ 이라고 한다. 한자로 쓰면 ‘백간아(白幹兒)’로 중국어로 발음해 보면 '배갈' 혹은 ‘바이갈’이다. 이를 우리나레에서는 빼갈 이라 부르기도 한다. ‘백주(白酒)’ 라는 말도 같은 뜻이다. 일반적으로 증류주를 일컫는 말이다. 그러니까 한국의 소주도 중국으로 건너가면 ‘백주’와 ‘배갈’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중국에는 ‘배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증류주인 ‘배갈’ 외에도 곡주인 ‘황주(黃酒)’가 있고 약재를 섞어 배합한 ‘약주(藥酒)’가 있다. 중국에는 모두 4500종류의 술이 있다고 한다.
중국 술은 보통 독주로 70도가 넘은 술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배갈’은 35도와 52도짜리가 많다. 독할수록 뒤끝이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술 이름은 원료에 따라, 지방에 따라 또 증류 방법에 따라 짓는데 알아 두면 구분하는데 유용하다.
※중국의 명주 선정 역사: 4대 명주, 8대 명주, 10대 명주, 13대 명주 등 해가 갈수록 명주로 선정되는 가짓 수가 늘어나는데, 전국 각지의 술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대로된 평가 받을 기회가 자주 없었고 또 해마다 참가업체가 늘어나면서 뛰어난 맛을 가졌으면서도 전국적으로 알려지지 못한 재야의 주류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제대로된 평가를 받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1. 4대 명주: 1952년 북경에서 전국제1회評酒會가 개최되 茅台酒, 汾酒, 濾州老窖特曲酒, 西鳳酒 를 선정함.
2. 8대 명주: 1963년 북경에서 전국제2회評酒會가 개최되 茅台酒, 汾酒, 濾州老窖特曲酒, 西鳳酒, 五糧液, 董酒, 古井貢酒, 全興大曲酒 를 선정함.
3. 1979년 대련에서 제3회대회를 통해 茅台酒, 汾酒, 濾州老窖特曲酒, 劍南春, 五糧液, 董酒, 古井貢酒, 洋河大曲 를 8대 명주로 선정함.
4. 13대 명주: 1984년 태원에서 전국제4회評酒會가 개최되 茅台酒, 汾酒, 濾州老窖特曲酒, 劍南春, 五糧液, 董酒, 古井貢酒, 洋河大曲, 西鳳酒, 全興大曲酒, 郎酒, 雙溝大曲, 特制黃鷄樓酒 를 선정함
5. 17대 명주: 1989년 합비에서 전국제5회評酒會가 개최되 茅台酒, 汾酒, 濾州老窖特曲酒, 劍南春, 五糧液, 董酒, 古井貢酒, 洋河大曲, 西鳳酒, 全興大曲酒, 郎酒, 雙溝大曲, 特制黃鷄樓酒, 武陵酒, 寶豊酒, 宋河糧液, 沱牌曲酒를 선정함.
상기의 술 중에서 각 매체나 단체마다 각기 다른 술들을 선정해 주로 8대 명주를 발표하는데 그 신빙성은 의문이 가는게 사실이다. 대체적으로 茅台酒, 汾酒, 濾州老窖特曲酒, 劍南春, 五糧液를 꼽는데는 이견이 없고 나머지를 선정하는 것은 제 각각인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5가지 술을 제외한 나머지 술들이 대부분 비교적 최근에 생긴 업체나 역사가 오래지 않은 업체에서 제조한 것으로 그 검증이 아직까지는 진행중이라 보면 될 것이다.
참고로 최근에는 상기 5가지에 古井貢酒, 洋河大曲, 郎酒를 꼽는 이가 많다.
▷마오타이주(茅台酒)
한국에 알려진 중국 술 중에서 대표적인 술이 마오타이주(茅台酒)다. 마오타이(茅台)는 마을 이름이다. 중국 내륙에 있는 귀주성(貴州省)에 있는 어촌으로 사방에 띠풀(茅草)이 널려 있어 사람들이 마오타이촌(茅台村)이라고 불렀다. 질 좋은 고량(高粱)이 생산되고 물이 좋아 이 곳에서 빚은 술은 옛날부터 명주로 인정받았다.
스카치 위스키, 코냑과 함께 세계 3대 명주로 평가를 받으며 중국 밖에서도 알려졌으며 마오쩌둥이 즐겨 마신 술로 유명하다. 미국과 중국이 국교를 맺을 때 중국을 방문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마신 술도 마오타이주다. 국가적 행사나 주요 외빈 을 초청할 때 많이 사용돼 국주 혹은 외교주라고 불린다. 사마천의 사기에도 마오타이주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오량액(五糧液)
한국에 널리 알려진 또 다른 중국 술인 오량액(五糧液)은 사천성(四川省) 의빈(宜賓)시가 그 원산지로 명나라 때부터 알려진, 역사가 오랜 술이다.
현지어로 ‘우량예’인 오량액은 멥쌀과 찹쌀, 메밀, 수수와 옥수수 등 다섯 가지 곡식을 원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옛날에는 다섯 가지 곡식으로 빚어 잡량주(雜糧酒)라고 불렀다. 의빈시 박물관에 잡량주의 제조비법이 전시돼 있다. 1929년 국가명주로 지정 받았다.
▷검남춘(劍南春)
역사가 무척 오래된 술이다.
명주를 많이 생산한 사천성의 금죽현(錦竹縣)에서 생산하는 술로 당나라 때부터 마셔 온 전통 명주다.
당시에는 검남소춘(劍南燒春)이라고 불렀는데 당 헌종 말기에 나온 당국사보(唐國史補)라는 책에 천하 13대 명주 중의 하나라고 소개되어 있다.
검남이라는 명칭은 성문인 검문관(劍門關)의 남쪽이라는 뜻이다.
▷주귀(酒鬼)
술 귀신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이 술은 1970년대 중국 호남성 마왕퇴에서 2000년 전의 한나라 무덤을 발굴하면서 알려진 술이다.
당시 1000점의 유물과 함께 고대의 양조 방법을 적어 놓은 문헌이 발굴됐는데 여기에 적힌 처방에 따라 만든 술이다.
▷소흥주(紹興酒)
곡주인 황주(黃酒)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술은 절강성 소흥에서 만드는 소흥주(紹興酒)다.
송나라 이래 강남 일대에서 발전한 술로 청나라에 들어 서면서 크게 발전했다.
쌀을 주원료로 빚으며 도수는 15도 전후로 비교적 약한 술이다.
차갑게 마시면 소화를 도울 수 있고 데워 마시면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이과두주(二鍋頭酒)
가마 솥에서 두 번 고아 걸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우리나라의 대중적인 중국 음식점에서 파는 ‘배갈’이 주로 이과두주다.
현지에서는 가격이 저렴해서 한국의 소주처럼 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술인데 최근에는 고급 이과두주도 나오고 있다.
▷죽엽청주(竹葉靑酒)
산서성 행화촌(杏花村)이라는 곳에서 빚는 죽엽청주를 최고로 친다.
6세기 남북조시대까지 그 역사가 거슬러 올라가는 이 술은 죽 잎사귀인 죽엽(竹葉)을 비롯해 약 10여 가지 약재를 분주(汾酒)에 넣어 제조하는데 녹색을 띈 황금색의 광택을 띠며 맑고 투명한 색상이다.
독특한 약재 향과 분주의 향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데 열을 다스리며 소염 이뇨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오가피주(五加皮酒)
중국의 약재를 가공해 만드는 술이다.
당귀 정향 잇꽃 등 약 30여 종의 약재가 들어간다.
절강성의 명주로 유명하며 적색과 백색 두 종류가 있다.
피로를 풀고 근육을 편안하게 하며 수족마비와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서봉주(西鳳酒)
섬서성 봉상현(鳳翔縣)에서 생산하는 술로 수수를 주원료로 맑고 깨끗한 봉상의 샘물을 사용해 보리와 완두로 누룩을 만들어 빚는다. 일반적으로 3년 정도 저장한 후 출고한다.
▷동주(董酒)
귀주성의 명주로 정(程)씨라는 사람이 1929년부터 1930년 동공사(董公寺)라는 절에서 빚어 1963년 국가 명주로 지정을 받았다.
▷양곡대하(洋河大曲)
강소성 양하진에서 생산되는 명주다. 양하진은 황하에 인접해 있으며 대운하와 가깝다. 옛날부터 수륙교통의 요지에 있어 명성을 얻었다.
▷분주(汾酒)
산서성의 전통 명주다. 산서성 분양(汾陽)현에서 생산한다.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래된 술 중의 하나다. 청나라 때 문헌인 경화록(鏡花錄)에서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술 중의 으뜸으로 쳤다. 맑고 향이 짙은 것이 특징이다.
술을 최초로 만든사람은?
송나라 때 사람인 주익중(朱翼中)이 쓴 주경(酒經)이라는 책에는 상고시대 뽕나무 잎에 밥을 싸서 발효를 시키는 형태로 술을 제조했다고 하는데 우왕(禹王)의 신하인 의적(儀狄)이라는 사람이 이 방법으로 술을 만들어 우왕에게 바쳤다고 한다. 우왕은 황하의 홍수를 다스린 임금으로 국책(國策)이란 책에는 의적이 만들어 바친 술을 마셔보고 맛이 너무 좋아 술을 마시면 일을 그르쳐 나라를 망칠 것을 우려해 술 제조를 금지시켰다. 의적은 술을 만들어 바치면 공로로 상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오히려 술 제조를 금지 당했고 그래서 그의 발명은 궁중에서 비밀리에 전해져 내려왔다고 한다.
또 다른 전설로는 두강(杜康)이 중국 술의 발명자로 등장한다. 설문해자(說文解字)라는 책에는 옛날에 두강이라는 사람이 있어 고량(高粱)으로 술을 빚었다고 전한다. 전설에 의하면 두강은 주나라 사람으로 양을 치는 목동이었다. 어느 날 양을 치러 갈 때 고량으로 죽을 지어 대나무 통에 담아 나무에 걸어 두고는 가져가는 것을 잊었다. 반달 후 잊어버린 대나무 통이 생각나 가져다 열어 보니 고량죽이 발효돼 액체로 변했는데 마셔 보니 그 맛이 너무 좋았다. 두강은 이로 인해 술의 발명자로 알려졌고 목동 노릇을 그만 두고 술집을 열어 크게 성공했다고 한다.
전설상으로는 그렇지만 ‘백주(白酒)’ 혹은 ‘배갈’이라는 중국말은 증류주를 뜻하는 것이다. 명나라 때 의학자인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증류주를 만드는 기술이 원나라 때 아랍에서 들어 왔다고 했으니까 전설 상의 중국 술은 아마 오늘날의 ‘배갈’과 같은 증류주가 아니라 곡주인 황주(黃酒)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중국 술 토막상식
최초 술 발명가: 두강 (杜康)
현존 최고 술: 商고분 출토 술 (고궁박물관 보관)
최고 증류기: 동한 청동증류기 (상해박물관)
최초 술 전매: 한 무제 3년 (기원 전 98년)
최고 술 가격: 한 시원 6년 (기원 전 81년) 리터당 4전
최초 글자 기록: 商대 갑골문
최초 포도주기록: 사마천의 사기
최초 술 광고: 전국말기 한비자
최초 금주령: 周대 주고 (酒告)
현존 최고가 술: 마오타이주
현재 최대 소비 술: 맥주
고대 술백과사전: 송대 주보 (酒譜)
최다 술 기록: 송대 주명기 (酒名記)
최초 양조기록: 한대 회남자 (淮南子)
최초 술 노래: 예기 (禮記)
첫댓글 오량액이 4대명주에 들어가지 않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