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 성 흡 - 튼튼한 소묘력과 전통형식의 재인식으로 일군 하성흡의 수묵작업 이태호(미술사, 전남대)
1994 / 하성흡 2회 개인전 팜플릿
"고질화된 식민적 문화현실 속에서 일어난 80년대 사회운동과 예술운동의 열기는 민주적 정치와 주체적 민족형식을 단단히 가꾸어 낼 것으로 기대하게 하였다. 그 성과가 적지만은 않았다. 미술계를 일정하게 변화시켰고 풍부하게 하였음에 틀림이 없다."
마침내 하나됨을 위하여
"대담한 수묵처리로 문익환목사를 그린 <동지에게>를 비롯하여 <시장 아줌마>, <광부>, <운암동 전투> 등은, 5년여의 짧은 기간 충분치 못한 수업결과였지만 먹과 모필을 이겨내면서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려는 노력이 엿보여 반가웠다. 그 발돋움은 민중 삶, 세상의 흐름과 시대의 아픔을 끌어 안으려는 대상 해석력이나 튼튼한 소묘력으로 열심히 일구어낸 덕택이었다."
광주를 위하여 - 박승희열사장례행렬도(상단)
광주를 위하여 - 박승희열사장례행렬도(중단) 광주를 위하여 - 박승희열사장례행렬도(하단)
광주를 위하여 - 박승희 열사 장례행렬도
"비로소 전통회화의 감명을 되삭이면서 우리 그림의 생명이라 할 붓질과 먹맛의 중요성을 절감케 된 것이다. 그 결과는 먼저 '93년 5월전'에 선보인 <광주를 위하여>라는 박승희열사 장례행렬도로 나타났다. 전남대 교정에서 도청앞 분수대까지 연결된 행렬을 광주시가 전체와 함께 조망한 이 작품은 단원풍의 '수원능해도'를 새롭게 번안한 야심작이다."
- 이태호(미술사, 전남대)
휴일풍경 - 평범한 일에 감사합시다
역사의 다리
"비슷한 시기의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것은, 그가 현대 중국화의 느낌을 완전히 탈피하였다는 것이다."
"<역사의 다리>를 보면, 200호 정도가 되는 이 대작은 동학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현재를 사는 우리의 삶과의 관계를 생각케 하는 작품이다. 화면의 아래 삼분의 일 부분에는 동학혁명으로 인해 희생된 시체들이 희미하게 그려져 있다. 화면 위쪽으로 삼분의 이 부분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그들은 이제 흙이 되어 우리가 딛고 서 있는 '땅'을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해, 그들의 희생을 토대로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홍대일 - 샘터화랑 큐레이터
시장 아줌마
열사의 어머니
양지
첫소풍
하성흡(河成洽) HA SUNG HEUP
1962 광주생 전남대학교 사대 미술교육과
10일간의 항쟁 10년간의 역사전, 일하는 사람들전, 우리가 서야할 그곳전, 오월에 본 미국전, 한국적 구상성을 위한 제언전, 더 넓은 민중의 바다로전, 광주수묵미술인회전, 새로운 깃발전, 민중미술 15년전, 이 작가를 주목한다전, 지역작가 동향전, JAALA전, 남녘의 산하전...
epilogue
"하성흡, 오랫만이다... 사람이 낫낫하여 활발하고 무엇보다 감각이 풍부하며 손도 바르고 발도 빠르다. 이 친구의 2회 개인전은 '토우, 테라코타'를 선보였는데 무슨 찬장같은 데다 쪼그맣고 귀여운 흙것들을 가득 채워서 배꼽마다 불을 켠 장관을 펼쳐보였다. 한번 하면 때려치우는 뚝심이 대단하여 광주 수묵미술인회전 때에는 각목을 사다가 사무실을 깔고 전기톱이다 안료다 하여 가난한 선후배들의 그림액자를 죄 만들어 끼워주는 행사도 서슴지 않았다. 수묵이 광주에 와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민중미술에 있어서 수묵운동은 많이 설레는 것이었다. 그 '전통 미술'이자 '민족 미술'인 것을 '혁명의 미술'로 되살리고자 한 맛이었으니... 본시 서양화 전공이던 내 역시 이 무진고생의 궤도에 보기좋게 휘말리고 말 았다. 누군 "젖은 한지를 한 트럭 분 내보냈다", 누군 "먹으로 평생 먹을 술 다 마셨다." 했는데, 가당찮은 일에 홀려 "종이 못할 짓 많이 시킨" 붓동가리들이 미안하다. 오늘 모처럼 옛 하성흡을 펼치면서 <박승희열사장례행렬도>의 그 개미만한 행렬과, 테라 코타로 빚은 [토우전]의 그 까만 배꼽들 수를 헤아리며 하성흡이 얼마나 '불꽃'이었 던가 새삼스럽다. <양지>나 <첫소풍> 같은 작은 행복은 <열사의 어머니>의 품속에서 아득하다. 지금 내 나이가, 고만한 딸애를 앞에 두고 사는데, 승희는, 수많은 관중들에 에워싸인 투우사의 몰레타 앞에서 얼마나 낯설고 분하고 무서웠을까... 2008. 3. 2 김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