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고향뉴스 고문 시민신논설고문 서호련
82회 춘향제, 온 시민이 뭉쳐야
.
<발레 춘향, 76년 전에 유럽에서 공연 했다. 다이제‘뮤지컬춘향이’도 한국을
넘어 뉴욕의 브로드웨이로 진출해야 >
이제 바야흐로 춘향이의 계절이다. 춘향제는 82년을 이어온 한국 최고의 전통문
축제이다. 그러나 춘향제를 생각하면 눈물이 앞선다. 남원이 100이라면 춘향제는 90
이다. 춘향제 없이 남원을 말 할 수 있는가? 그러나 어느새 춘향제는 동네 축제로 격
하되고 이를 추진해야 할 주체들은 자중지란 속에 동력을 상실하였으니 이 어찌 슬
프지 아니한가? 춘향제 없이 남원을 말 할 수 없다. 그리고 춘향제의 주체는 말 할
것 없이 춘향문화선양회이다.
선양회의 역사는 근대 남원의 역사이기도 하다. 얼마
나 자랑스러운 우리의 선배들이 선양회와 춘향제를 이끌어 왔는가? 근래 선양회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불신 끝에 급기야는 행사의 주도권 까지 관에 넘겨주고 말았다.
그러나 빈대 한 마리 잡기위하여 초가삼간 태울 수 없다는 격언처럼 그러한 이유로
우리가 선양회를 없앨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남원 춘향제
의 영화를 복원해야 한다. 더 이상 과거의 일들을 가지고 소모적인 논쟁에 시간을 버
려서는 안 된다. 적전(敵前)에서 분열되면 전쟁은 필패(必敗)한다. 애향이란 무엇인
가? 남원을 선양해야 할 남원 최대의 축제를 앞두고 시민이 분열되고 축제를 발목
잡는다면 그것은 애향이 아니다. 오히려 남원인 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히게 되는 것
이다. 이제 우리는 눈앞에 닥친 이 고장 최대의 축제를 눈 앞에 두고 온 시민이 역량
과 애향심을 총 결집하여 우선 춘향제를 성공리에 끝내야 하겠다.
관민이 하나로
뭉쳐 남원성을 지키기 위해 옥쇄했던 그 만인의사의 정신이 남원정신이다. 시
민모두가 이 남원정신으로 하나가 되어 이 축제에 참여하여야 하겠다. 다음은
다음의 문제이다
.
미국의 26대 데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 부인인 ‘엘리노어’가 한 말이다. “ 위대한 사
람들은 생각(Idea)을 이야기하고 평범한 사람들은 일상사를 이야기하고 속 좁은 사
람들은 사람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고 말했다. 사람을 이야기 할 때도 그의 과거사
보다는 현재의 그와, 그의 미래의 가능성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82회 춘향제 제전위원장 안숙선 명창의 책무
춘향제 역사상 여류 국악의 명창이 춘향제전위원장을 맡게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인
듯싶다. 물론 시장과 공동 위원장이다. 이러한 추대는 우선 춘향선양회 관계로 실추
되어 있는 춘향제에 새로운 공기를 넣은 것 같아 신선한 감이 든다. 또한 전문 현역
국악인 인만큼 우리 국악의 발전에 새로운 계기가 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다. 안
명창은 1986년 남원 춘향제의 중심행사인 춘향국악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명
창으로 , 판소리계 거목으로 성장한 남원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인이다. 또한 2004년
부터 5년 동안 전주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을 역임했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및 단장
등 폭 넓은 예술경험과 대외적 교류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분 인 만큼 그 기대가 작
은 것만 은 아니다.
그의 말대로 춘향제의 전통과 정체성을 살려 향토문화와 전통예
술을 조화롭게 융합시켜 신세대와도 공감하는 축제가 되었으면 하겠다. 지금까지는
제전위원장이 남원과는 인연이 없는 저명인사가 추대된 경우가 많아서 남원시 관련
단체들과 갈등을 빚는 일도 더러 있었지만 지금의 경우는 내부적인 출발이 편안 하
다는 평이다. 전통문화 예술축제를 표방하는 춘향제는 축제의 주인공이 ‘춘향’으로
여성이고, 중심축에는 ‘판소리’가 있어 왔다. 그런 춘향제와 함께 성장한 판소리계
거목이며, 영원한 춘향으로 불리는 안숙선 명창이 위원장을 맡아 시민과 국민들이
금년 춘향제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춘향제의 핵심은 역시 창극 춘향이다. 이 기회
에 <창극 춘향> 이 <뮤지컬 춘향>으로 변신하여 뮤지컬의 본산인 뉴욕 브로드웨이
로 까지 진출 할 수 있는 세계화의 기틀과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춘향전은 우리의
전통과 얼, 특히 사랑과 신의, 관용과 해학의 정신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대표적인
민족 문학작품이다. 또한 21세기의 세계적 고전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이제
는 한국인의 고전에서 세계인의 고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문학작품을 이번 안숙선 제전위원장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대표적 문화
상품으로 개발하여 이른바 <뮤지컬 춘향>을 브로드웨이로 내보내는 기초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뮤지컬 춘향>의 브로드웨이 진출 작업은 남
원의 차원에서 이루어 질 수는 없다. 국가적인 문화브랜드로 제작하여 대한민국 문
화 사절이요 문화수출 프로젝트로 추진해야 한다. 지금 남원시민이 안숙선 위원장에
게 걸고 있는 기대는 지금까지와 같은 통상적이고 관행적인 며칠간의 제전위원장도
아니고 국악 명창의 기량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중앙의 문화 인
맥을 총동원하고 국가문화행정기관이 앞장서는 범국가적 사업으로 승화시키는 제전
위원장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로 안숙선 명창의 브랜드는 남원을 초월한 국가
적인 브랜드이다. 이 값어치가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계기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발레 춘향은 76년 전 유렵에서 공연된 고전이다.
브로드웨이 라이언 킹 극장이 세계 최대의 번화가인 타임스 스퀘어 광장에 자리 잡고 있다. 그 극장은 세계 각국에서 온 관람객들로 만원을 이룬다. 특히 <라이언 킹>은 한 극장에서 한 종목만을 지난 14년 동안 하루에 두 번씩 상영함으로써 뉴욕시의 대박 문화관광 상품이라는 것이다. 뉴욕을 찾는 사람들이 뮤지컬 한 편씩 보고 가려 하니 관객층은 무궁무진하고, 앞으로도 몇 십년간 상영해도 끝이 없을 기세다. 이렇게 유명하다 보니 뮤지컬 안 본 사람은 문화인 측에 끼지도 못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박환덕교수의 논문에 의하면, 러시아 발레단은 볼셰비키 혁명이후 망명하여 모로코의 몬테칼르로에 잠시 머물고 있었다 한다. <사랑의 시련>은 이때 미하일 포킨(Mikhail Fokin) 이 직접 대본을 쓰고 안무를 맡아 몬테칼르로 에서 초연한 <춘향발레>작품이다. 그 이후 미국으로 망명하기 까지 유럽 여러 주요 도시에서 춘향발레 ‘사랑의 시련’을 공연했고 미국에서도 전후까지 주요도시에서 절찬리에 공연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춘향전이 모차르트의 음악을 타고 미하일 포킨의 손에 이끌려 유럽과 미국의 주요도시에서 수많은 선진 문화인들의 박수갈채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모른 체 남원에서는 1931년 춘향전과 판소리를 사랑하는 권번의 국악인들이 모여 일제 경찰의 눈을 피해가며 4월8일(음)에 춘향사당에서 춘향이의 제향을 정성껏 올리고 있었다. 1956년엔 핀랜드국립발레단이 동일한 주제의 발레 ‘사랑의 시련’ 을 다시 공연 했다. 1962년에 또다시 미하일 포킨 대본에 조루쥬 제George GE의 안무로 핀란드 국립발레단에서 두 번째 공연을 했다. 1995년에 또 핀란드 국립발레단의 발레 마스터로 있었던 마이 리스 라얄라 Maj Lis Lajala 에 의하여 세 번째 ‘사랑의 시련이 공연 되었다. 그녀는 이미 제(GE)의공연 (1956)에서 춘향역을 맡았던 발레리나 이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1960년대 중반 최정호 교수는 최초로 발레문헌에서 한국의 춘향전이 세계최고의 발레단에 의하여 공연되었다는 기록을 발굴했고, 그 씨앗은 40여년이 지난 2006년 1월에 이르러 파리에서 유학중인 김승열씨에 의하여 몬테카를로의 공연기록과 공연사진들이 발굴되어 2006년 12월에 성남문화센터의 ‘아트 뷰‘에서 발표되었다. 그렇다면 미하일 포킨이 작품을 각색하기 위하여 어떤 원전을 이용 했을까?
남원출신이고 독일정부의 문화훈장을 받았던 서울대 인문대학 박환덕 교수의 논문에 의하면 홍종우와 로니 교수의 프랑스판 번역본(1892년 간행)이 그 원전이었을 것으로 김윤식교수와 김승열씨가 추정했다고 한다. 추정이 맞는다면 손바닥 크기만 한 작은 문고본이 엄청난 힘을 발휘한 셈이고 번역이 가지고 있는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고 하였다. 이 공연 이후 동아일보가 천신만구 끝에 ‘미하일 포킨’의 안무에 의한 리허설공연 필름을 뉴욕 공립도서관에서 발견. 발굴해 냈던 것은 쾌재라 아니할 수 없다.
이는 춘향전을 원본으로 하는 ’미하일 포킨‘의 ’사랑의 시련‘ 이 이미 서양에서도 고전이 되었음을 말하는 것이고 이는 춘향전이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든 공연이 가능한 우리의 문화유산이요 세계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다는 것을 말한다. 실로 춘향전은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문학과 판소리의 만남이라는 다양한 장르의 형식들이 서로 혼재된 상호 매체적 종합예술자원이다. 그러니까 뉴미디어 시대의 상호 매체적 종합예술 장르적 특성을 이미 수백 년 전에 선보였다는 이야기다.
김동욱 교수의 <춘향전연구>에 의하면 춘향전은 판본, 필사본, 활자본 등 70여종의 이본이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수집과 연구 그리고 그 번역을 도모할 수 있는 최소한의 관심과 공간이 아직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세계 유수의 고전 발상지에는 그 작품의 문헌학적 자료와 사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 관리하고 나아가서 그 자료들의 현대적 의미를 발굴하는 문학관들이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춘향전은 우리의 전통과 얼, 특히 사랑과 신의, 관용과 해학의 정신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대표적인 민족 문학작품이며 21세기의 세계적 고전으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한국인의 고전에서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는 불멸의 명품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직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문학작품을 대한민국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개발하여 이른바 <뮤지컬 춘향>을 브로드웨이로 내보내는 일은 국가가 나서야 할 일이다. 물론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안중근>과 같은 뮤지컬이 뉴욕 링컨센터에서 절찬리에 공연을 한 것도 자랑스럽지만 그것은 정치사극으로 세계인들이 공통적으로 즐길 수 있는 테마는 아니다. 역시 세계인이 선호하는 테마는 사랑이다. <뮤지컬 춘향>은 세계인의 가슴에 한국인의 홍을 심어주기에 가장 적합한 작품이며 시기적으로도 한류열풍이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이 시점이 가장 적합한 때가 아닌가싶다. 이것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직접 보고 난 뒤 생각한 나의 단상이었다.
또한 통일문제의 접근은 이데올르기가 아닌 문화교류가 훨씬 효과적이다. 남북한이 모두 선호하는 춘향전의 교류는 이 접근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한때 일본 조총련계에서 춘향전의 고향이 남원이 아니고 북한으로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 만큼 북한에서의 춘향전열풍은 거세다. 때문에 이러한 <뮤지컬춘향 프로그램>작업을 남북이 공조하는 것도 통일문제 접근에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82회 춘향제전위원장으로 선임된 안숙선 국악명창을 성원한다. 그분을 통하여 춘향제 역사의 새로운 획이 그어지고 새로운 지평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