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단 모임, 재계 투자 확대와 정부대책 촉구 우리나라는 2003년에 접어들면서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IMF 때보다도 절박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런 분위기를 짚어낸 듯 재계가 현 경제상황을‘40년만의 최악’수준의 난국으로 규정하고 나섰다.
- 16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대기업 총수들. 왼쪽부터 손길승 전경련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이들 회장단은 회의를 통해 현 경제상태가 40년만의 최악수준이라고 진단,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은 9월 16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9월 정례회의를 갖고 “현 경제상태는 지난 80년과 98년의 국가적 위기 상태를 제외하고는 경제개발 이후 40년 만에 최악의 상태”라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올해 2분기 성장률(1.9%)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인 1980년(마이너스 2.1%), IMF 외환위기인 1998년(마이너스 6.7%)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경제개발을 시작한 1962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또 “경제난국 극복에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경제살리기에 적극 동참할 것”과 “재계도 축소 지향적 경영에서 벗어나, 투자를 활성화할 것”을 촉구했다.
회장단은 정부에 △투자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새만금간척사업과 고속철도 건설 등 국책사업을 둘러싼 사회 갈등을 조속히 해결할 것△실효성이 낮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좌추적권 연장 반대△집단소송제 허가 요건을 강화할 것△노사관계 로드맵이 시장경제 질서를 헤치고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는 방향으로 설정되면 안될 것 등을 밝히며 기존 재계 입장을 다시금 강조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소비급랭과 불투명한 수출전망에 사회 갈등까지 겹쳐 올해 성장률이 2∼3%에 머물고 설비투자 역시 1996년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1년 만에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류진 풍산 회장, 현명관 상근 부회장 등 16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