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인천 마라톤 게시판은 테스트하느라 실례했습니다.
이제 알았으니 삭제하고 다시 수정하여 올립니다.
하남 마라톤부터 먼저,
혹시 6월 달에 뛰시는 분은 약효를 테스트해보기 권합니다.
3월 25일 풀코스를 뛰고 나서 한 달 만에 다시 풀코스를 뛰려니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특히 체중 조절이 문제라 먹는 것도 신경이 쓰이고, 특히 술자리도 가지 못하는 것이 더 힘든 입장이다. 또 한 달을 버터야 한다.
이번부터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뛰어야지 하고 마음먹지만 막상 대회에 임박하면 조금 더 잘 뛰어야지 하는 마음이 앞선다.
당일 뛰는 것보다 훈련이 더 힘들다. 특히 대회 1주일전 부터하는 식이요법은 그야말로 극기 훈련이다. 월화수 3일간은 고기와 채소만으로 식사하며 몸 속의 글리코겐을 전부 에너지로 쓰고, 목금토는 탄수화물만 먹어 몸속에 글리코겐을 평소보다 150%정도 충전시켜놓는 것이다. 이것이 마지막 까지 지구력을 지키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번 대회에서 들은 바대로 이번에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었다.
대회3일 전부터 베이비 아스피린 하루에 1알, 그리고 대회 당일에는 매 5km마다 솔라C 비타민 1개씩 먹기이다. 과연 기록 단축의 효과가 있을 것인지?
4월 29일 하남 미사리 조정 경기장.
9시 축포와 더불어 달려 나간다.
오늘 주루 상의 목표는 지난 번 기록인 3시간 50분이다. 이를 위하여 10km를 50분 정도로 잡고, 20km 지점을 1시간 40분에, 40km 지점을 3시간 20분에 도착해야 한다.
미사리 조정경기장을 한바퀴 돌아 나가니 벌써 5km다.
팔당대교 남단을 지나니 남한강의 시원한 풍광에 맑은 공기가 아주 쾌적한 날씨다.
최초의 10km 지점은 목표대로 50분 소요. 팔당 댐 남단을 지난 15km 지점에서 뒤에서 오던 병원 직원을 만났더니, 나보고 너무 빠른 것 아니냐고 묻는다.
그러고 보니 약간 지친 것 같은 느낌이라 나는 천천히 뛸 테니 먼저 가라고 보냈다.
20km 지점에는 목표시간보다 늦은 1시간 45분 걸렸다.
오면서 매 5km 마다 물을 마시고 7.5km 마다 제공하는 물 적신 스폰지로 얼굴, 목, 팔등을 닦으면서 체온을 낮춘다. 날씨가 더울 때 제일 힘든 것이 체온 상승이다. 땀을 아무리 흘려도 체온 조절이 힘든 경우 주루 상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찬물을 먹는 것과 물로 피부를 적시는 방법이다.
한 여름에는 주루 상에 10m 정도 길이로 샤워 시스템도 설치하여 주는 대회도 있다.
여름 등산에 시원한 계곡 물로 씻는 것도 마찬가지 논리이리다.
팔당호수 위의 광동교를 지난 26km 지점에서 다른 직원이 추월해 나간다.
30km 지점까지 2시간 40분 걸렸다. 아직까지 속도는 시간당 10km 이상은 유지하고 있다.
이제부터가 고비이지만 현재 속도로 달리면 40km까지 3시간 30분 정도 될 것 같다.
그러면 남은 거리는 2km 정도이니 잘 하면 내 최고 기록을 갱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된다.
기록 갱신이 가능하다고 하니 저절로 힘이 나는 것 같다. 하지만 욕심은 금물이다.
팔당대교 남단을 지나 40km 표식판이 눈에 들어와 시계를 보니 시간이 3시간 30분이 조금 지났다.
마지막 음료수를 받아 마시고 다시 달리니, 뒤에서 앞서 갔었던 직원이 나를 부른다.
같이 뛰자고 하니 힘들어서 천천히 뛰겠다고 하여 앞서 계속 뛴다.
평소 장거리 연습을 할 때처럼 마지막 2km는 힘이 들지만 빠른 속도로 달린다.
기록 갱신을 위해 마지막 까지 힘을 내어 뛰었지만 소요시간은 3시간 45분 2초다.
내 최고 기록이 2002년 춘천 조선일보 마라톤에서 3시간 43분 23초이니 1분 25초 차이다.
조금만 더 빨리 뛰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5년 만에 좋은 기록을 달성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은 내가 병원 동호인들 중 1착으로 들어 왔으며 기록도 좋아서 축하 인사가 마냥 즐거운 하루였다.
정말로 약효가 있기는 있는가 하고 같은 마라톤 동호인 전문 약사에게 문의 한 결과 아스피린은 심박동에 영향을 미치는 바 효과가 있었을 것이나, 비타민C는 그저 그렇다는데 문헌 상에는 탁월한 항 산화작용과 혈장의 유산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피로를 덜어 준다고 한다.
나로서는 기록 단축이라는 결과를 달성하였으니 좋은 것 같다.
다음번 마라톤은 가을에 재 도전하고 당분간 휴식을 해야겠다.
하지만 하프 마라톤은 기회 있을 때 연습 삼아 뛰어야 페이스를 잃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