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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바람과 짙푸른 숲내음 나그네 마음을 흔든다
풍경도 '격(格)'이 있고 거기에 '얼'이 섞이면 '상격(上格)'. 물론'추사체'처럼 생긴 고을인 경남 함양도 상격. '좌안동 우함양'이란 말이 있다. 남명 조식이 키웠던 영남 우도(퇴계 이황의 좌도와 쌍벽을 이루는 조선 유학의 한 흐름)의 기운이 함양과 함께한다는 뜻인데 와 보면 실감하게 된다. 함양은 '한국 누정의 메카', 그곳 풍광의 갈피마다 '풍류와 절조'가 박혀있다. 일두 정여창(1450~1504), 그의 고혼이 남계서원에 오롯하게 살아있고, 그 절조를 풍류로 감아도는 지리·덕유산 명품 계곡라인이 청풍명월스럽게 흘러간다. 특히 덕유산의 남쪽 계곡수가 남천 20㎞를 만들고, 그 기암괴석과 벽계수가 서하면 송계리~안의면 월림리에서 꽃피운 '팔담팔정(八潭八亭)' 앞에선 어안이 벙벙해질 따름이다. 그 팔담팔소가 '함양8경(상림의 사계, 금대암에서 보는 지리산, 덕유산 용추계곡의 비경, 화림동 계곡의 풍류, 지리산 칠선계곡의 물줄기, 벽송사의 서암석불, 덕유산의 운해, 백운산~괘관산의 철쭉)'을 뿜어낸다. 흔히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고 했지만 함양은 예외일 듯 하다. 그런 정보를 만지작거리면서 대구를 출발한지 1시간40여분 만에 88고속도로를 통해 함양에 도착했다. 기존 88고속도로에 이어 최근 개통된 대전~통영 고속도로 덕분에 올 여름 피서객이 적잖게 몰릴 전망이다. 함양 초입, 바람은 녹색톤, 좀 묵직하던 심사도 점점 설렘 쪽으로 기운다. 함양의 중심부에 황홀한 그늘을 깔고 누워 있는 상림(上林)숲 때문이리라. 그 그늘 보러 간다. #최치원의 우국충정과 효심이 깃든 상림숲 '함양 관광 1번지' 상림숲이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국내 첫 인공림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림숲, 거기로 가기 전 군청 앞에서 잠시 발길을 멈춘다. 정경이 범상치 않다. 군청 맞은편에 있는 2층 누각인 학사루(學士樓)와 400년생 노거수 느티나무, 민원인들에게 상쾌함을 안겨주는 물레방아 등이 외지인들의 기운을 고담(枯淡)스럽게 만든다. 광풍(안의면)·함화루(함양읍)와 함께 함양 3대누각으로 불리는 학사루. 신라 최치원이 이곳(천령) 태수로 부임했을 때 지은 것이란다. 훗날 피비린내나는 무오사화의 단초 구실을 한 일화도 여기서 생긴다. 영남학파의 좌장격인 점필재 김종직, 그가 함양군수로 부임했을 때 평소 '소인배'로 하시했던 유자광(柳子光)이 걸어뒀던 시판을 떼내게 한 것. 뒤에 이 사실을 안 유자광이 어금니 악 물고 무오사화를 작당했단다. 상림 숲 옆엔 위천이 흐른다. 그 옆엔 혁대처럼 생긴 실개천이 보인다. 꼭 경주 포석정의 '유상곡수(流觴曲水)' 처럼 누워있다. 손을 대니 나도 물길이 된 기분이다. 이토록 상서러운 기운이 부담스러웠던지 일제가 숲의 정기를 끊기 위해 심장부에 신작로를 깔았다. 지금은 산책로로 복원됐지만 한동안 버스가 다녔다. '국민의 숲'으로 만들기 위해 숲 옆 군도가 오는 9월 자전거 전용도로로 태어난다. 상림숲은 무려 6만4천여평. 그 속에 느티나무, 소나무, 노간주나무, 갈참나무, 느릅나무 등 100여종 3천여 그루의 각종 수목이 밀집해 있다. 찾은 날 최치원 신도비 옆 사운정에서 한 무리의 중년 여성들이 요가 수련 중이었다. 일상을 탈출하기엔 딱이다. 길이 1.6㎞, 폭 80~200m 넓이의 숲그늘이 돗자리처럼 깔려있다. 5만여 명의 군민이 다 들어와 쉬어도 될 규모다. 사철 다 좋지만 가을 풍광이 예술이다. 이때 전국 사진작가들이 한 컷 건지기 위해 여기로 몰려온다. 특히 숲 바닥을 붉게 물들이는 가을 상사화의 자태는 황홀 그 자체란다. 방문객들의 눈길을 끄는 건 위천에 놓여진 200m 섶다리. 기자가 찾은 날엔 철거 중이었다. 장마 때 유실 우려가 있어 잠시 치우는 모양이다. 숲 안에 초선정, 다볕당, 사운정, 화수정 등 4개의 고담스러운 누정이 앉아 있다. 흥선 대원군이 남긴 척화비도 잘 보존돼 있어 답사팀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상림숲에서 만난 함양 지킴이 곽성근씨가 강원도 춘천의 기인 작가 이외수씨의 고향이 수동면 내백마을이란 사실도 넌지시 알려준다. #연꽃들은 만개 향해 달리고 상림숲의 기쁨조는 단연 상림 연지(蓮池). 연꽃이 만개(7월 중순)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바람이 불자 물에 떠있는 보석들이 반짝거린다. 지난해 봄 개장된 2만여평의 연꽃 공원. 2003년부터 조성됐는데 타지의 유명 연지와 달리 온갖 연꽃들이 총출동했고 논을 연지로 활용했다는 게 자못 인상적이다. 가장 많이 피는 백련 등을 포함해 모두 200여종의 연꽃과 창포, 부들, 파피루스 등 희귀 수생식물 100여종도 볼 수 있다. 아이들하고 연지에 놓인 징검다리에서 헤엄치는 개구리를 쪼그려앉아 보며 깔깔대면 '행복충천'(幸福衝天). #함양 찾아가는 길 시외버스 이용은 서부정류장(656-2824)에서. 함양까지 소요시간은 1시간30분~2시간. 함양행은 오전 6시30, 6시45분, 8시45분, 9시12분, 10시42분, 10시54, 7시40분, 함양에서 대구오는 건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평균 30분 간격으로 출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88고속도로를 타고가다가 함양IC로 나오면 된다. 상림숲은 군청 바로 옆에 있다. 함양의 대표적 먹거리는 지리산 흑돼지로 상림숲 근처 다미원 등이 유명하다. 특히 상림숲 맞은편 하늘바람(055-962-8700)은 상림 연잎으로 만든 수제비 전문점. 왕갈비는 안의 원조갈비(055-962-0666)가 잘 한다. 관광문의 (055)960-5555 |
첫댓글 양기정선배님 고향이 함양이라고하시던데 이글을 보니 함양이라는곳이 정말 멋이 넘쳐나는 곳이군요
정자는 수를 샐수가없다나...외가집인 안의면에가면 환상적이죠.....
함양이 물맑고 공기조쿠 선비들이 만았던 동리 ㅋㅋ 친한친구가 함양 읍내가 고향 그래서 그런지 친밀감이 더간다우~~ 칠선계곡에서 갈비뼈 부러젔는데 119부르니 함양에서 오던데????
봉화산같이가시죠. 대전톨게이트서 잠깐 정차하면될것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