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인타운 식당가에서 ‘조개구이’ 메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8일자 LA타임스도 푸드섹션에서 ‘불타는 청담동 조개구이’를
소개했을 정도로 조개구이를 내세운 식당들이 화제를 끌고 있다. 조개를 비롯해 굴, 홍합, 새우 등 해산물이
‘무제한 고기구이’에 지친 한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 직접 석쇠에 올려 구워먹거나 탕, 샤브샤브 등 요리법도 다양하다.
까먹는 재미에 껍질이 한 움큼씩 쌓이곤 하는 조개는 많이 먹어도 괜찮을까? 더구나 새우 하면 콜레스테롤 걱정이 고개를 드는데
조개, 굴, 새우 같은 갑각류의 영양과 성분, 콜레스테롤 문제 등을 최청원 내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알아보았다.
‘철분의 보고’ 조개 ‘바다의 우유’ 굴 HDL(몸에좋은 콜레스트롤) 많은 새우 적당한 양만 먹으면 건강 걱정 안해도 돼
#철분의 보고 조개
최청원 전문의는 “바다에 있는 많은 광물질과 비타민은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이라며
“바닷물을 여과하는 굴, 조개 등 갑각류는 우리 몸에 필요한 광물질과 비타민 영양소를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조개에는 단백질, 오메가-3지방산, 칼슘, 철분, 마그네슘, 망간, 인, 칼륨, 나트륨, 아연 등 미네랄 영양소가 다양하게 고루 분포돼 있다.
최 전문의는 “특히 어패류 중에서는 철분이 가장 많은 것이 바로 조개”라며
“빈혈에 시달리거나 생리중인 여성, 임신부의 경우 대합조개가 추천된다”고 설명했다.
보조제로 먹는 철분제는 대개 알약이나 물약 형태로 225~350mg 용량으로 나와 있는데 이중 순수 철분은 50 mg 정도다.
하지만 몸에 흡수되는 비율은 1/10~1/20 정도. 그러나 조개는 100g 당 철분 비율은 5mg에 해당하지만 50% 이상 흡수된다.
흡수율이 높은 이유는 조개의 철분이 헴철(heme iron) 형태이기 때문. 철분은 헴철과 비 헴철로 나뉘는데
헴철은 헤모글로빈이나 미오글로빈(근육의 색소단백질)의 구성성분이다. 헴철(동물성)은 비헴철(식물성)보다는 흡수율이 높다.
브로콜리, 감자 등은 비헴철 형태로 철분이 들어 있어 철분 흡수는 1/20 정도다. 달걀의 철분이 흡수되는 비율은 1/8.
결국 철분제 한 알 먹기보다는 조개가 훨씬 철분 섭취에 도움이 된다는 것.
조개는 생각보다 칼로리도 높은 편이다. 영양분석표에 따르면 조개 100g 당 칼로리는 114칼로리 정도.
다행히 조개 100g당 포화지방은 0.44g으로 상당히 낮다. 최 전문의는
“대합조개를 하루 15개 정도 먹으면 하루 칼로리를 충분히 섭취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조개에는 비타민 B12가 들어 있다. 비타민 B12는 적혈구 형성을 도우며 뇌 신경유지에 관여한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으로부터 에너지를 생산하며 각종 영양소를 혈관 구석구석으로 운반하는데 도움을 준다.
육류의 경우 비타민 B12는 100g당 2.1마이크로그램뿐이지만 조개는 49마이크로그램으로 육류의 25배나 한다.
마그네슘도 중요하다. 홍합이나 굴보다 조개에 가장 많다. 최 전문의는 “마그네슘은 심장 맥박에 도움이 된다”며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오면 의사들이 마그네슘을 꼭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마그네슘은 지방이나 탄수화물의 신진대사에 필요한 촉매역할을 하며 DNA나 RNA 합성에도 필요하다.
세포 내 필수영양 공급에 도움을 준다. 또 인슐린 활동을 향상시키며 망막증이나 심장질환 등 예방에 도움을 준다.
오메가3 지방산인 EPA와 DHA는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서 섭취해야 한다.
DHA는 뇌신경전달물질로 두뇌와 망막발달에 중요한 성분. 또 오메가 3 지방산은 관상동맥질환 등 예방 및 소염효과가 있다.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
굴은 ‘필터 브리더’로 많은 바닷물을 여과해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생물이다.
바닷물을 삼켜 물은 다 걸러내 영양분만 취하고 나머지는 거른다. 물이 중요하다.
물을 삼킬 때 박테리아가 있는 물은 균이 남아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단세포식물 겸 동물인 플랑크톤을 섭취하는데, 플랑크톤만 섭취하는 갑각류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아주 적다.
굴의 경우 100g당 콜레스테롤 함유가 48mg, 조개는 36mg, 홍합은 37mg 정도.
굴이나 조개에 비해 다리가 있는 새우나 게는 콜레스테롤이 이보다 높다.
굴은 맛도 좋은 데다가 필수 아미노산으로 꽉 차 있다. 지방도 육류의 ¼ 정도 수준으로 적게 함유돼 있다.
조개처럼 오메가-3 지방산, 칼슘, 철분, 인, 칼륨, 망간, 아연 등이 고루 분포돼 있으며
조개처럼 철분이 헴철이라 흡수율 역시 다른 식품보다 높은 편.
굴에 들어 있는 비타민 A는 노화현상 방지 및 눈과 면역체제에 좋다. 조직 손상 회복에 관여한다.
특히 아연은 조개, 홍합에도 다 있지만 굴에 가장 많다.
100g 당 8.4mg 정도 들어 있는데, 조개는 비율이 0.8mg, 홍합은 1mg 에 비하면 월등히 많다.
아연은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항진 시켜주고, 상처 회복에 도움을 주며, 빈혈을 막아주는 헤모글로빈 생성을 돕고,
추위를 막고, 맛의 감각을 예민하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성장기 어린이 건강에 도움을 주며
청소년기 여드름을 방지하는데 역할을 한다. 여성 피부 미용에도 좋다. 특히 성호르몬 합성에 관여하며
남성의 경우 정자 형성에 관여한다.
최 전문의는 “카사노바가 매일 굴을 먹었다는 것은 그냥 재미로만 넘길 것이 아니다.
미국 국민의 ¾가 아연 결핍증을 갖고 있는데 특히 노인층이 아연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연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육류보다 HDL이 높은 새우
새우는 콜레스테롤 때문에 계속 먹어도 되는지, 자제해야 하는지 고민되는 식품이다. 의사에 따라서 의견이 달라지기도 한다.
일단 새우에는 콜레스테롤 함유가 100g 당 140mg으로 상당히 높다.
달걀 2알(약 100g)에는 400mg 가까이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어 일주일에 2개 이상 먹지 말라는 조언이 나온다.
설로인 같은 살코기 스테이크의 경우는 100g당 콜레스테롤이 100mg 함유돼 있다.
하지만 비싼 스테이크 외 저렴한 육류에는 콜레스테롤 함유가 살코기 육류보다는 2배 정도로 높아진다.
육류는 종류에 따라 콜레스테롤 함유가 달라진다.
오징어도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이다. 100g당 콜레스테롤이 200mg 정도 들어 있다.
오징어는 육류보다는 2배, 새우보다는 다소 많이 함유돼 있다.
새우의 경우 콜레스테롤 함유가 기름이 적은 살코기보다는 다소 높고, 기름기 함유가 많은 육류보다는 다소 적다.
굴, 조개, 홍합 등은 대개 콜레스테롤 함유가 18~31mg 선.
콜레스테롤 걱정에도 불구하고 새우를 계속 먹어도 되는 이유는 콜레스테롤의 지질 비율 때문이다.
육류의 경우 LDL(나쁜 콜레스테롤)이 HDL(좋은 콜레스테롤)과의 비율에서 4대1의 비율로 LDL이 높은데
반해 새우는 육류보다는 HDL이 더 많다. 새우의 LDL, HDL은 반반의 비율로 있기 때문.
또한 LDL을 막는데 도움을 주는 스테롤성분이 포함돼 있다. 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하거나 성호르몬, 담즙을
육류보다는 HDL이 더 많다. 합성하는데 사용된다.
록펠러 대학 연구조사에 따르면 새우의 스테롤 성분은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는 역할을 해 숫자상보다는 적게 흡수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 전문의는 “좋은 콜레스테롤이 다른 동물성 육류보다 함유가 다소 높다고 해서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말이 아니라,
주의는 하되 육류보다는 낫다는 말”이라며 “생각보다는 콜레스테롤에 대해 덜 걱정해도 되며, 적정량으로 먹을 것”을 조언했다.
한편 새우는 크기에 따라 새우가 클수록 콜레스테롤 함유도가 높다. 게나 가재 등은 새우보다는 콜레스테롤이 훨씬 적고 조개나 굴보다는 조금 더 있다.
새우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 HDL 비율이 육류보다 더 많다(위).
굴은 ‘바다의 우유’로 불린다. 특히 아연은 조개나 홍합보다 훨씬 많이 들어 있다.
#조개, 굴 보관에 주의해야
조개나 굴은 보관이 생명이다. 특히 굴의 경우 FDA(미 식품의약국)에 따르면 잡은 지 1~2일 안에
소비자의 식탁에 올라야 한다는 지침을 내리고 있다.
특히 굴은 바다 속에서 움직이지 않는 갑각류로 공해나 오염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생물.
FDA에서 감독하는 굴 양식장은 1년마다 수질검사 등을 철저히 한다.
소비자가 구입 전까지 어떻게 판매자가 관리했는가에 따라 신선도가 결정된다.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소비자가 구입하면 하루 정도는 냉장고에서 얼리지 않고 보관하는 것은 괜찮다.
냉동 굴 역시 해동해도 하루 이상은 좋지 않다. 되도록 굴은 구입 후 하루 안에는 먹어야 한다.
굴 역시 식중독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어패류. 식중독에 걸리면 설사 혹은 신경마비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설사는 균에 오염된 굴을 먹은 뒤 24시간 이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독성에 의한 신경마비 증세는 12시간 내 올 수 있다.
신경마비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생명까지 위협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신경마비 증세는 극히 드문 사례에 속한다.
조리 때 조개, 새우 류의 안심할 수 있는 온도는 화씨 145도(섭씨 67도)에서 요리하는 것.
새우의 경우 우유빛으로 하얗게 색이 변해 익으면 먹으면 된다. 조개나 홍합, 굴은 요리할 때 껍질이 열리지 않은 것은 버리도록 한다.
#굴, 조개, 새우 등 갑각류가 좋은 점은
-포화지방이 적다.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다.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받을 수 있다. 단백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체내 여러 장기·근육·피부 등
체조직의 대부분이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어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철분, 아연, 구리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비타민 B 12가 함유돼 있다.
<정이온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