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밍효과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중에 '레밍효과'라는 것이 있다.
레밍은 들쥐의 일종인데 몸길이가 3.5cm에 불과한 작고 귀여운 동물로,
주로 핀란드와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산악지대에 서식한다.
이 들쥐는 번식력이 아주 강해 거주지역의 먹거리가 떨어지면 단체로 이주를 하는데
레밍이 유명해진 것은 이러한 번식력과 집단이주가 아니라 '집단자살'이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다가 해안 절벽에 도달하면 선두그룹의 대장은 용감하게
절벽 아래로 뛰어내린다. 그 뒤를 따르는 레밍들은 조금의 의심도 없이 대장 레밍을
따라 뛰어 내리면서 단체로 바다에 빠져 죽는 '집단자살'이 이루어진다.
이와같이 맹목적으로 남을 따라하는 행동을 '레밍효과'라 부른다.
비슷한 의미로 '스템피드 현상'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한 마리의 가축이
놀라 우왕좌왕하면 주변의 가축 모두가 놀라 우르르 내달리게 되는 것처럼
남들이 하니까 영문도 모르고 따라하는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바로 무리에서 도태되면 죽게 되는 약한 동물들의 본능이다.
이러한 현상은 동물세계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도 존재한다.
경쟁이나 왕따의 압박을 견뎌내는 것이 몹씨 힘들 때
극복할 의지가 부족한 사람은 자포자기를 하게된다.
언론기사는 언제나 승자의 영광에 촛점을 맞추고 그를 스포트라이트한다.
이런 절박하고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 어느 한 대장 레밍이 나타나 이끌면
자포자기는 위안이 되고, 자살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누구나 할 수 있는 선택지로 미화된다.

모두가 벼랑 끝으로 달려가는 쥐떼들 같이 우리는 그저 달리기만 한다.
모두 미친 상태라서 내가 미쳤다는 것도 모른다.
우리는 그저 남과 경쟁해서 이기는 법만 배워왔다.
비극의 씨앗은 이렇게 우리 마음속에 필요악인양 독버섯처럼 자랐다.
그저 경쟁에서 이기는 법만 배워왔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내가 정말 행복해 하는 것,
내가 모든 열정을 쏟아 부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애정도, 열정도, 믿음도 없다.
천길 낭떨어지의 절벽 아래 바다로 가는지도 모르고 그저 남들 따라 달리기만 할 뿐이다.
펭귄효과
그런데 똑같은 원리이며 현상이기도 한 '펭귄효과'라는 것이 있다.
펭귄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데 바다로 나갈 때 일렬로 서서 바다로 뛰어들 준비를 한다.
다들 선뜻 용기를 내 바다에 뛰어 들지 못하다가 누군가가 먼저 물에 뛰어들면
우르르 동시에 뛰어들어 먹이 사냥을 하면서 굶주렸던 배을 채우게 된다.
물론 가장 먼저 뛰어 드는 퍼스트 펭귄은 바다사자의 먹잇감이 되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똑같은 동물들의 습성을 두고
'레밍효과'에서는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치면서
아무런 목적의식없이 남이 하는데로 따라하는 무리들의 각성 요구한다.
반면에 '펭귄효과'에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맨 먼저 바다에 뛰어드는
퍼스트 펭귄의 도전정신을 배우고, 따르는 무리에게는 인생의 멘토를 이야기 한다.
'펭귄효과'는 기업이나 방판, 다단계업체의 마케팅 전략에 자주 이용된다.
새로운 제품을 소비자가 선뜻 나서서 구매하지 않을 때 영향력 있는 누군가를 내세워
소비심리를 자극하면 눈치를 보다가 그때서야 무리지어 움직이는 소비를 겨냥하는 것이다.
레밍효과나 펭귄효과가 시사하는 바는
한 사회를 이끌고 있는 사회 지도자층이나 오피니언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도전정신이 가득 찬 퍼스트 펭귄은 잘 보이지 않고 퍼스트 레밍들이 언론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퍼스트 레밍을 따르는지, 퍼스트 펭귄을 따르는지
스스로의 성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인색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