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이 길은 꽃가마 타고~”
1970년 TV드라마 <아씨>주제가로 탄생
영화, 악극 등으로도 재탄생해 크게 히트
(1절)
옛날에 이 길은 꽃가마 타고
말 탄님 따라서 시집가던 길
여기던가 저기던가
복사꽃 곱게 피어있던 길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2절)
옛날에 이 길은 새 색시 적에
서방님 따라서 나들이 가던 길
어디선가 저만치서
뻐꾹새 구슬피 울어대던 길
한 세상 다 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대중가요 <아씨>를 들으면 왠지 슬퍼지는 느낌이 든다. 마지막 소절의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하는 대목에선 가슴이 저며 오는 듯하다. 힘들었던 한 많은 이승의 멍에를 벗고 저승으로 간다는 내용을 담아서일까.
노래 <아씨>(임희재 작사, 백형호 작곡, 이미자 노래)는 같은 제목의 TV방송 일일연속드라마 <아씨>(임희재 작)와 더불어 1970년 초 최대히트곡이다. 1970년대 대표 드라마주제가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4분의 4박자 트로트풍으로 따라 부르기가 쉽고 여성의 사연이 담긴 노래라 음반이 불티나게 팔렸다. TV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제작, 방영되기 전 시절의 얘기로 드라마와 주제가가 동시에 인기를 끈 건 그 때만해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의 또 다른 취입곡 <여자의 일생>과 함께 한 많은 여자의 일생을 담은 노래로 전국 여성들 심금을 울리며 한동안 가요계 정상을 지키게 했다.
히트곡 <아씨>를 탄생시킨 TV드라마 <아씨>는 민간상업방송사였던 삼성그룹 계열의 TBC(동양방송)가 방송한 작품이다. 첫 방영된 건 1970년 3월 2일 밤 9시 40분. 그로부터 11개월이 되는 이듬해 1월 253회로 막을 내렸다. 대부분의 방송드라마가 20~30회 방영됐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횟수다. 시청률(80%) 또한 TV 단일 프로그램으로선 최고기록을 남겼다. 드라마시간엔 거리의 인적이 뚝 끊길 정도였다. 작가가 연속극 집필 도중 갑작스레 발병, 이듬해 3월 30일 별세하는 불행을 겪으면서도 장안에 더 큰 화제를 불러왔다.
<아씨>는 전성기를 누렸던 라디오연속극이 퇴조하는 가운데 TV연속극이 방송의 꽃으로 자리매김하는 전환점을 마련한 작품이기도 하다. TBC가 <아씨>인기에 힘입어 그해 8월부터 밤 8시 대에 또 다른 연속극 <딸>(유호 작)을 신설하자 KBS, MBC도 일일연속극을 하루 2편씩 편성하기 시작했다. <아씨>선풍은 TV 3사가 1971년 하루 3편, 1972년엔 4편의 연속극을 방영하는 ‘일일연속극 전성시대’를 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아씨>는 자기희생을 미덕으로 알고 살아간 한 여인의 일평생을 그린 작품이다. 전형적인 한국여인상을 그려내 시청자들 공감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아씨’는 젊은 부인에 대해 그 아랫사람이 부르는 호칭으로 순박하고 맘씨 고운 양반집 여성을 떠올려 드라마제목부터가 시청자들 마음을 끌었다. 서민들에게 정답고 어른을 잘 모시며 가정을 알뜰살뜰 돌보는 전통 한국여인의 이미지로 각인된 것이다.
<아씨>가 인기를 끈 이유는 간단하다. 힘들었던 우리들 삶을 얘기한데다 눈물샘을 건드리는 여성의 감성적 장면들이 이어진 까닭이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대적 상황도 한 몫 했다. 작가의 감칠맛 나는 집필, 매끄러운 연출, 출연자들의 뛰어난 연기도 인기상승의 촉매제가 됐다.
지금은 생소한 이름의 여배우 김희준이 주인공 아씨(옥녀)역, 김창세(이 드라마 후 김세윤으로 바꿈)가 철부지 남편역을 맡았고 노운영(이후 노주현으로 개명)이 아들 봉구로 나왔다.
이들은 <아씨>를 계기로 스타로 떴다. 김희준, 김창세 커플은 그 무렵 TBC-TV 주간연속극 <옥녀> 주인공도 맡았는데 묘하게도 <아씨>에서도 주인공으로 출연, 상종가를 쳤다.
드라마 <아씨>가 워낙 인기를 얻자 같은 제목의 영화, 리메이크드라마, 악극으로도 재탄생돼 또 다시 관중들 이목을 끌었다.
드라마가 끝나갈 때인 1971년 신년벽두에 개봉된 영화 <아씨>는 TV드라마가 1910~1970년 얘기를 담은 방대한 내용이라 1부, 2부로 나뉘어 만들어졌다. 1부 <아씨>는 최인현 감독, 2부 <서방님 따라서>는 진천 감독이 제작책임을 맡았다. TV드라마 때처럼 김희준, 김세윤이 주인공을 맡았으며 복혜숙, 주선태, 황정순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들이 조연으로 나왔다. 게다가 사미자, 방수일, 지윤성, 김신재, 여운계를 포함한 호화배우들이 열연해 눈길을 모았고 김세윤이 바람둥이 남편역을 맡아 시청자들 미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2부에선 최무룡이 남자주인공으로 나왔다.
<빨간 마후라> <두 나그네> <로맨스 마마> 등 1960년대 많은 영화에서 단역배우로 활동한 적 있는 김희준은 <아씨> 바람에 당대 최고스타가 됐다. <아씨>가 끝나자 <그분이 아빠라면> <서방님 따라서> <팔도식모> 등의 영화 여주인공으로 발탁되는 행운을 안은 것이다.
김세윤도 몸값이 뛰긴 마찬가지였다. 아들 봉구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노운영 또한 이 작품 이후 <풋사랑> <아무도 모르게> <말썽난 총각> 등의 영화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영화는 드라마만큼 인기를 끌지 못했다. 서울에선 두 편 모두 흥행에 참패했다. 서울보다 먼저 1971년 신정프로로 개봉된 부산 대영극장에선 당시 손익분기점(기본관객 3만 명)을 넘겨 체면유지 했다.
1990년대 후반 KBS에서 방영한 리메이크드라마 <아씨>는 주인공과 내용이 처음 드라마와 달랐다. 이응경이 아씨역, 선우재덕이 남편역을 맡았고 순종적 모습보다 당차게 가정을 이끄는 아씨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다. 여기서 김세윤은 시아버지역으로 등장한다. 세상이 변해 시청자들이 공감을 안해서 출연진과 내용에 손질이 가해졌다는 후문이다. 리메이크드라마도 영화처럼 예전의 첫 드라마 보다 인기가 훨씬 못했다.
2003년 선보인 악극 <아씨>는 소리꾼 오정해와 여운계, 선우용녀, 전양자, 김성훈, 최정훈 등 배우들이 등장해 노래와 연기로 197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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