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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진양지맥 제 6구간 산행기 「두심삼거리~아등재」
▶ 산행일자 : 2006년 12월 30일(토요일) - 날씨 : 맑음
▶ 산 행 지 : 경남 합천군 대병면, 가회면, 쌍벡면 대양면.
▶ 산행코스 : 두심삼거리~매봉~용천골재~철마산~마당재~백역재~금곡산~322~아등재
◎ 산행거리 : 약 14.2Km(도상거리)
◎ 산행시간 : 약 8시간 57분 (휴식/식사 포함)
▣ 참가인원 : 2명(마루, 이한성)
<구간별 시간대>
- 08:12 두심삼거리 산행시작
- 09:35 바위전망대
- 10:28 두 번째 도로
- 10:43 매봉(481m)정상
- 12:07 용천골재 - 점시식사 -
- 12:37 식사 끝 출발
- 13:05 철마산(392m)정상
- 13:45 마당재(성황당안부)
- 14:30 백역고개(시멘트도로)
- 15:30 금곡산(384.5) 삼각점
- 15:48 수리봉 분기봉
- 16:28 322봉 분기점
- 17:05 함지고개(아등재)
<산행일지>
이제 이틀만 지나면 이해도 넘어간다. 2006년 마지막 토요일이 되는 오늘, 지난 7월30일 ‘두심삼거리’에서 5구간 째 산행을 마치고 중단하였던 진양기맥산행을 재개하기로 한다. 사실 지난여름 무더위와 잡목 때문에 무지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 진양지맥이라 항상 마음속에 애착을 가지고 있던 산행이었는데, 그동안 팀 멤버였던 장군봉님께서 에베레스트 실버원정대에 선발되는 바람에 여태껏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30일, 나만의 시간이 났고 문득 해를 넘기 전 한번 가봐야겠다는 충동으로 마루님과 긴급연락을 하여 이곳을 출동하기에 이른다.
- 08:12 두심삼거리 산행시작
새벽 6시10분, 상인역에 나와 있는 마루님을 태우고 고속도로로 향한다. 어제 장인 입제에 다녀와 잠이 모자라서인지 고속도로 달릴 때 졸음을 이기느라 애를 먹는다. 고령IC를 빠져나와 국도에 들어서자 그제 사 졸음은 달아나고 어둠이 채가시지 않은 시간, 합천댐휴게소에 도착해 아침 라면을 끓이기로 한다. 올겨울 들어 최고 춥다는 오늘, 날씨는 만만찮지만 다행히 휴게소에 바람막이 비닐이 쳐져있어 그나마 떨지 않고 뜨끈한 라면을 끓여먹는다.
합천호와 어울린 멋진 악견산과 금성산을 지척에서 바라보며 두심삼거리에 도착, 삼거리에 있는 ‘만남의광장휴게소’에 차를 세워두고 산행시작 한다. 어디를 들머리를 할 것인가 잠시 살펴보다가 건너편 밤나무단지임도를 따라 야산으로 든다. 왼쪽으로 에돌아가는 산길이 이내 정상에 이르고 마루금은 북쪽을 향한다. 얼마안가 능선이 계곡으로 빠지는 것 같아 빽을 했는데, 다른 능선이 없어 다시 가보니 능선이 살짝 꺼졌다 다시 일어난다. 날등에는 길이 없고 사면으로 나있는 밤나무길을 따라 마루금을 이어간다.
- 09:35 바위전망대
떨어져야할 도로를 가늠하며 능선을 타고 가는데 구분이 안가는 이상한 지형에 말려 감암마을도로로 미리 떨어지고 만다. 할 수없이 도로를 따라 고개까지 갔지만 앞에 빤히 보이는 바위봉을 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역으로 바위봉까지 올라가기로 한다. 15분여 오르자 바위봉에 도착하는데 그 전망이 기가 막힌다. 올라오지 않았다면 정말 후회할 뻔한 멋진 바위조망대이다. 허굴산이 손에 닿을 듯 지척이고 놓친 능선과 가야할 난해한 마루금이 한눈에 가늠된다. 진행방향을 눈으로 익히고 09시 50분, 다시 도로고개로 내려선다.
- 10:28 두 번째 도로
절벽으로 이루어진 매봉들머리를 이리저리 살피다가 그나마 접근이 가능한 묘지에서 올라간다. 정수리에 올랐지만 앞이 답답하다. 아까 바위전망대서 봐두었던 능선은 어디가고 산길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지도상으로 보아 그리 긴 능선이 아니기에 “에라! 까짓것 방향만 보고 치면 되겠지”하고 밀어붙였다만 의외의 잡목저항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 그나마 계곡으로 빠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으로 여기며 능선을 고수, 약 600미터 진행하는데 무려 40분이나 걸려 두 번째 도로에 떨어진다.
- 10:43 매봉(481m)정상
차한대 안 지나는 한산한 도로, 용도불명의 도로 좌우 들머리엔 그래도 표지기가 나부낀다. 지도상에 표기된 봉우리로는 지금 오르는 해발 481m의 매봉이 가장 높은 봉우리가 되며 오늘의 최고봉에 해당한다. 그나마 족적이 선명한 오름길을 15분여 치고 오르자 작은 공터가 있는 매봉정상이다.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준.희님의 하얀 정상표지판이 반갑다. 상태가 깨끗한 걸로 보아 아마 최근에 걸어놓은 표지판인 것 같다. 최고봉이라는 명분으로 잠시 휴식하고 출발한다.
- 12:07 용천골재 - 점심식사 -
매봉에서 이어지는 산길, 이제 중간에 지나는 도로도 없고 어쩌면 이곳부터 본격적인 산길이 아닐까 생각되는 곳, 그래서 산길이 좀 나아질 거라 기대를 했건만 이놈의 구간에는 또 웬 놈의 베어진 나무둥치들이 이리도 많은지... 도대체 진행이 잘 안 된다. 봉우리를 내려와 다시 한 봉우리를 오르니 간간히 달려있는 지맥리본을 가까스로 길을 안내한다. 하지만 정작 어려운 곳에 이르자 표지기들이 꼬리를 감춘다. 하기야 나 자신도 확신이 서지 않는 곳에 표지기 달기를 망설이며 지나쳐 버렸으니... 아마 사람의 심리는 다 비슷한 모양이다. 사실 몇 번인가 달았던 표지기를 백 하여 회수하다보니 선뜻 내키지 않은 점도 작용했던 것 같다.
한 비탈 치고 오르니 잘나있는 우회 길과 봉우리 오르는 희미한 길이 갈린다. 당연히 잘나있는 길을 선택 진행하자 산길은 봉우리를 크게 돌아 남쪽 지능선으로 연결된다. 외사리와 분송리를 가르는 긴 지능선이 분기하는 곳, 이곳에서 지능선길을 버리고 좌측 희미한 사면 길로 들어서야 하는데, 요 주의지점이다. 얼마 후 주릉에 복귀하면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고 산길은 널따란 수레길로 바뀐다. 10분가량 이 길을 따르자 임도가 지나가는 이곳이 용천골재다. 시간을 보니 12시07분, 지도상의 용천골재는 도상거리 5.2Km지점을 나타낸다. 약 4시간 걸려 겨우 5.2Km지점에 왔으니... 오늘산행도 무지 진도 안 나가는 산행이 된다.
- 12:37 식사 끝 출발
사실 오늘구간은 처음부터 조금 짧게 잡았기에 아침에 마루님과 이야기하면서 “혹 산행이 일찍 끝나면 좀 더 진행하도록 합시다.”라고 제의를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어림없는 소리고 목적지까지 가는 것조차도 빠듯하게 생겼다. 철마산에 가서 점심 먹을 거라는 계산은 틀어지고 양지바른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날씨가 오전에 비해 많이 풀린 상태, 바람도 불지 않고 따뜻한 잔디도 있어 식사자리는 그만이다. 마루님은 빨간 포도주를 가져왔는데 소주보다 더 독한 포도주라 한다. 나는 맥주를 마시고 그는 포도주를 홀짝홀짝 마시더니 결국은 나중에 술이 취해 음주산행을 하게 된다. 「식사시간 30분하고 출발」
- 13:05 철마산(392m)정상
용천골재에서 첫 봉우리를 오르자 장등령분기봉이 되고 방향은 우측 직각으로 꺾인다. 잠시 떨어졌다가 급하게 올려치기에 철마산인가 했더니 철마산은 저만치 떨어져 보인다. 다시한번 급하게 올려치자 철마산 전위봉이 되고 젠장! 다시 빠졌다가 재차 올라서야 철마산정상이다. 마지막 바위지대는 우측을 돌아야하는데 억지로 직선으로 올랐더니 여간 까다롭지가 않다. 그러나 꼭대기에 오르자 바위조망대가 멋지다. 역시 준.희님의 하얀 간판이 나무에 걸려있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대의 조망은 힘든 오름을 보상한다. 「10분간 휴식」
- 13:45 마당재(성황당안부)
철마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급한 바위길이다. 한차례 추락한 뒤 다시 그만큼 올려친다. 그리고 편안한 육산이 이어지는데 이놈의 소나무 잡목지대는 여전히 극성이다. 앞장서던 마루님은 술이 취해 길이 안 보인다며 뒤로 빠진다. 술이 독하다면서 이 어른 쉴 때마다 자꾸 마시더만... 흐흐 내가 독한 술을 못 마시니 혼자서 처분하느라 그런 걸까?, 오르락내리락 철마산에서 40분을 진행했을 때, 허물어진 돌무더기가 있는 성황당터에 당도한다. 지형도에 마당재 라고 표기된 곳, 허름한 안부이며 좌우로 나있는 산길은 상리와 공암리를 오가는 산길이 된다.
- 14:30 백역고개(시멘트도로)
마당재에서 한 봉우리 넘어 이어지는 길, 발에 걸리는 나무둥치들이 곤욕스럽다. 마을사람도 다니지 않은 산길을 그나마 기맥산꾼들의 족적에 의해 어렴풋이 산길이 만들어져 있는 실정, 그 길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써 따라보지만 발길은 그리 자유롭지가 못하다. 몇 개의 봉우리를 넘어 아래로 떨어진 장소가 온통 덤풀 바다를 이룬 어느 안부다. 지도상의 백역재가 이곳이 아닌가? 의구심이 드는 곳, 하지만 백역재는 아니었다. 대략 시간상으로 이쯤 오면 백역재가 아닐까. 짐작을 했을 뿐이다. 발을 움켜잡는 덤풀사이로 용케 발 디딜 틈이 나있다. 이곳을 통과하자 다시 오름길이 나오고 곧이어 시멘트도로가 나오는데 이곳이 백역재이다.
'백역재'라는 이름은 산 아래 쌍백면 백역리가 있어 붙여진 이름 같다. 최근에 만들었는지 깨끗한 시멘트포장의 임도가 백역리와 공암리를 연결하고 있다. 고개에서 마을들이 보이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마을풍경들이 너무나 한가롭다. 내려오는 절개지는 급한 절벽으로 되어있어 우측 비포장임도를 따라 내려오면 도로에 닿는다.
- 15:30 금곡산(384.5) 삼각점
건너편 밤나무단지 능선을 붙어 길을 이어간다. 진행 상태로 보아 해떨어지기 전에 남은 길을 갈지 의문스러웠는데 다행히 이곳부터는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 그런 가운데 능선이 분기하는 한곳에서 잠시 알바를 하고 제 길로 들어선다. 어쨌든 금곡산까지는 꽤 순조로운 진행 길이고 지도상에는 금곡산을 두 군데로 표시하고 있어 현장이 궁금하여 걸음품을 빨리한다. 373봉으로 표기한 첫 번째 금곡산에 오르니 그냥 실망스런 봉우리에 불과하고 384.5봉으로 표기한 두 번째 금곡산에 오르니 그나마 삼각점하나가 박혀있는 평범한 봉우리다. 삼각점은 등급이 없는 삼각점이며 혹 준.희님의 간판이 걸려있나 찾아보니 이곳에는 없다.
- 16:28 322봉 분기점
금곡산에서 휴식을 끝내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길을 재촉한다. 산길은 더욱 순해지고 약 10여분 진행하자 15시48분, 능선이 분기하는 수리봉삼거리다. 좌측 수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발달되어 있고 지맥길은 대체로 완만한 내림으로 이어진다. 전방에는 더 이상 봉우리도 안 보이고, 모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분을 내어본다. 15여분 달리다가 저만치 322봉 분기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막상 다가가니 생각보다 쉬운 오르막이다. 빽빽한 소나무잡목 숲을 올라서니 봉우리라고 하기에는 주변이 너무나 어수선한 322봉 분기점에 당도한다. 이제 1.2Km가량 남은 거리, 마루님의 말대로 5시면 대략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 17:05 함지고개(아등재)
방향을 왼쪽(북동)으로 잡아 봉우리를 내려온다. 한동안 걷다보니 멋진 묘 한기가 발길을 붙잡는다. 널따란 묘지에 잔디가 너무 고와 그냥 가기 아깝다는 핑계로 잠시 엉덩이를 붙였다간다. 얼마안가 차 소리가 들리고 곧 닿을 것 같은 도로는 의외로 시간을 소비하며 몇 개의 갈림길을 선보인다. 언젠가부터 표지기가 보이지 않았지만 길도 좋고 도로도 보이기에 그냥 내려왔더니... 어라? 고개에서 왼쪽으로 조금 치우친 쪽으로 떨어진다. 거참!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한참 확장공사가 진행 중인 고개를 잠시 걸어서 올라서니 엄청난 절개지가 눈앞을 아찔하게 한다.
합천 쌍백면과 대양면을 넘는 33번국도 고개인 이곳은 ‘아등재’ 또는 ‘함지고개’라 부르는 곳이다. 지금보다 더 높은 고개를 현지 산을 깎아 많이 낮추었다하니 그 절개지가 엄청나게 된 것이라 한다. 마침 지나는 트럭을 세워 쌍백면까지 타고 갔다가 거기서 택시를 타고 만남의광장 휴게소에 세워둔 차량을 회수한다. 그런데 차문을 열려니까 헉! 자동차 키가 없다. “에구, 산에서 떨어뜨렸나?” 잠시 당황하다가 가만히 보니 트렁크에 키를 두고 그냥 닫아버린 것이다. 자동차보험 '긴급출동서비스‘를 부르니 합천에서 온단다. 그동안 이곳 휴게소에서 따끈한 우동 한 그릇하고 무사히 대구로 귀가한다. 「- 끝 -」
대구마루금산악회 이한성 <http://cafe.daum.net/marook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