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5일부터 8월 7일까지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왔습니다.
하루하루 보았던 것, 있었던 일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듣고,보지 않고 사진과 이야기로만 전해 듣는 것은 실감이 나지 않지만, 완전! 새로운 나라니까 지루함이 조금 덜할까 싶어요.
20-21일은 1학년 데리고 학교에서 야영하고, 남한강생태학교가 23-24일 복하천에서 있고 바로 다음날 떠나는 일정이어서 정말 미친듯이 준비했고 집안은 완전 난장판이었지요.
아이들은 진주 고모네 보내야 되는데 25일 오전에 어떻게 보내다 고민고민하다 둘만 성남에서 고속버스를 태워서 진주에 보냈지요. 핸드폰 하나만 쥐어주고. 우리 부부는 5시 반 비행기니까 2시까지는 공항에 가야 해서 부랴부랴 공항버스를 타고 계속 전화를 주고 받았지요. 그래도 휴게소에 잘 내려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과자도 하나 사 먹었답니다. 진주에서 고모랑 도킹했다는 소리에 안심하고 비행기에 탔지요. 인천공항에서 우즈벡 수도인 타슈켄트까지는 7시간 30분 걸립입니다. 시간은 한국보다 4시간 늦습니다. 여기가 오전 10시면 거긴 새벽 6시입니다.
우선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몇가지 알아보면 중앙아시아 5개국(키르키스탄, 타지키스탄, 카작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의 일원입니다. 위로는 러시아, 오른쪽엔 중국, 아래로는 중동, 인도, 왼쪽으로는 유럽과 맞닿아 있는 지리적인 강점이 있습니다. 미지의 세계, 실크로드의 중심이었지요. 종교는 대부분 무슬림입니다. 일부 러시아정교회가 있기도 합니다. 민족으로는 100여민족이 모여사는 다민족 국가이지만 70%이상이 우즈벡민족입니다. 특히 고려인이 1%정도 차지합니다. 언어로는 우즈벡어가 공식어이지만 대부분 러시아어, 우즈벡어, 각 민족어(타직어, 투르크어 등) 3개의 언어는 자유자재로 사용합니다. 한국에 다녀온 사람은 한국어까지 4-5개국어를 사용하는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러시아어, 우즈벡어, 타직어를 쓰는 사람은 주변 중앙아시아 5개국, 러시아, 몽골, 중동, 아프간 사람들과 말을 주고 받을 수 있지요.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영어는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연두색이 여행했던 이동로입니다. 타슈켄트에 내려서 택시를 타고 사마르칸트까지, 며칠 머물다가 봉고차를 임대해서 부하라, 우르겐치(히바)를 다녀온겁니다.
땅모양이 이탈리아와 닮지 않았나요? 흔히 이탈리아를 장화모양이라고 하는데 여기도 영락없는데요. 주요 도시는 타슈켄트, 사마르칸트, 부하라, 나망간, 우르켄치(히바, 치와) 등이 있고 아랄해를 끼고 있지요.
오른쪽에 위치한 키르기스탄과 타지기스탄은 우리가 아는 천산산맥이 지나가는 곳이라 산악국가입니다. 즉 우즈벡은 오른쪽은 높고 왼쪽이 낮은 땅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왼쪽 지역은 거의 황량한 사막입니다. 이집트의 모래사막과는 조금 다른 스텝지역이라고 해야 되나요, 키 작은 풀과 나무가 드문드문 자라고 사막여우, 사막쥐, 뱀, 도마뱀 등이 살아가는 곳이지요. 가끔 푸른 초원과 나무들이 자라는 곳, 오아시스가 나옵니다. 그 곳을 연결하면 대상로, 실크로드가 되는 것이고 오아시스을 중심으로 마을과 도시가 발달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우즈벡의 오른쪽에 모여 있습니다. 산이 가깝고 물이 풍부하기 때문이지요. 특히 타슈켄트 오른쪽에 있는 페르가나, 나망간 지역은 비옥한 농토가 많아 인구밀도가 특히 높습니다.
도시에는 물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큰 강들이 지나가는 곳에 큰 도시가 위치하고 있거든요.
큰강은 천산산맥에서 발원하여 우즈벡 위쪽을 지나는 시르다르야, 밑으로 지나는 아무다르야(다르야는 강을 의미함)가 있는데 모두 아랄해로 모이게 됩니다. 위 지도에 아래위를 가르는 파란선이 두 강입니다. 그외의 조그만 지천은 모두 두 강과 만나게 됩니다. 두 강은 중앙아시아의, 말 그대로 젖줄이지요. 요즘 아랄해가 예전의 1/5로 줄었다는 해외 뉴스를 가끔 보게 됩니다. 그것은 이 두 강의 물을 돌려서 사막에서 농사를 짓기 때문이지요. 관개농업이라고 하는. 농사는 목화, 밀, 과일(사과, 배, 복숭아, 포도), 채소(양념류, 향신료, 수박, 토마토, 메론)를 짓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댓가도 커서 아랄해가 말라서 초원이었던 그 지역은 사막으로 바뀌게 되었지요. 어업이 성했던 곳인데 사람들도 다 떠나서 황폐해졌다네요. 인위적으로 무엇인가를 바꾸면 반드시 그 댓가를 어딘가에서 치루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여기에서도 확인합니다.
통화는 숨(soum)을 사용합니다. 1달러에 공식환전은 1600숨, 길거리 환전은 2000숨 정도 됩니다. 농산물은 아주 쌉니다. 수박 큰거 하나에 800원 정도, 빵 500그램 정도는 1000원, 소고기 4키로에 2만원 정도, 하지만 공산품은 아주 비쌉니다.
택시비는 가까분 거리는 3000숨 정도 조금 멀면 5000숨이지만 타기 전에 무조건 흥정해야 합니다. 식당밥값도 흥정하고,모든 물건값은 반 뚝 잘라서 흥정해야 할 정도입니다. 우리도 처음엔 흥정에 익숙하지 못했는데 무조건하고 뚝 잘라서 시작하게 되었지요.
25일 5시 30분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행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게 된 사람은 강경호, 이영이, 김자은, 정정자, 남승찬 5명입니다. 작년에 몽골에 가서 귀환이주노동자(우리나라에서 일을 하다 고국으로 돌아간 노동자)를 만나고 왔고 올해는 우즈벡으로 간거죠. 남승찬 샘은 농사를 짓고 있는 분인데 중앙아시아 고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분이고 정정자샘은 명예퇴직한 보건교사이며 여행전문가입니다.

1등석을 탔을까요? ㅎㅎ

천산산맥입니다. 만년설이 보이죠?

키르키스탄 송쿨입니다. '쿨'은 호수를 말합니다.

아래 모니터 작은 비행기 모양 위에 있는 파랗고 조그만 호수가 위 사진의 송쿨입니다.

고도: 11킬로미터!!! 속도: 시속 738킬로미터!!! 외부기온 영하 38도 와우!!!
밤을 날아가서 밤 9시30분(우즈벡시간)에 무사히 착륙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타슈겐트는 계획도시처럼 반듯반듯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60년대에 대형지진이 도시를 완전히 초토화 시켰고 구소련에서 힘을 모아 도시를 재건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타슈켄트는 유적유물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입국신고를 하고, 가기 전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외환신고서를 2장 작성해서 하나 돌려받고, 드디어 2시간 만에 공항을 빠져나옵니다. 울르벡과 미즈롭이 와 있어 반갑게 포옹하고 인사했지요. 거의 1년만에 봅니다. 둘은 까맣게 타 있었고 빼짝 말라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힘들었지만 규칙적으로 밥을 먹고 실내에만 있었기 때문에 살이 오른 모습을 본 것 같아요. 울르벡과 미즈롭은 사마르칸트에 삽니다. 여기서는 300키로 정도 떨어져 있어 택시를 타고 갑니다. 1인 25,000숨, 1대당 10만 숨입니다. 50달라입니다. 차는 2대를 맞췄는데 대우 넥시아 입니다. 여기에 대우자동차 공장이 있거든요.


가는 도중에 수 많은 검문소가 있어요. 한 곳에서 우리 차를 잡습니다. 운전사가 안전벨트를 안했다네요. 기사가 나가더니 대충(?) 해결하고 옵니다. 툴툴거렸지만.
초고속으로 달려서 드디어 사마르칸트 울르벡네 집에 도착했습니다. 밤 2시 약간 넘었네요. 울르벡 부인, 누나, 어머니가 아직 안자고 기다립니다. 과일과 빵, 요리 몇가지, 차이, 약간의 보드카를 배불리 먹고 잠잤습니다.

위 사진은 손님 접대용 거실입니다. 바닥은 양탄자가 깔려 있고 왼쪽에 보이는 화려한 옷은 결혼한 신부가 손님이 오면 입고 인사하는 복장입니다. 결혼한지 40일은 신랑은 해가 떨어지기 전에 집에 들어와야 하고 신부는 손님이 오면 이 옷을 입고 인사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방은 손님들이 자는 곳이기도 한데 방석처럼 보이는 길다란 것이 바닥에 까는 요로 변합니다.
대부분의 집들이 손님접대용 거실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아들내외와 함께 산다면 어른들 생활공간과 아들네 생활공간이 구별되어 있고 거실도 따로 둡니다. 그렇다 보니 집이 아주 넓습니다. 우리네 기준으로 100평은 넘어 보입니다. 겨울천 난방을 천연가스로 하는데 값이 아주싸다고 합니다. 난방은 라디에이터식입니다. 바닥난방은 하지 않습니다.
무슬림이 지켜야할 여러가지 계율중의 하나가 바로 손님에 대한 환대입니다. 가난한 사람에 대한 책임,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을수 없는 등 여러가지 있지만 우리 팀은 이 계율의 덕을 많이 많이 보고 왔습니다.
26일은 다음에....
첫댓글 선생님, 우즈벡 다녀오셨군요... 샘 덕에 우즈벡 이야기 듣네요..
재미있게 잘 다녀오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하신 것 대단하십니다. 우리 일본연수는 이렇게 정리가 다 안 될 것 같습니다. 25일치 잘 읽었고 앞으로 올려주시는 것들 잘 읽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