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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짤로 문빈 망상하는 글 ~
망상 리스트
✔️ 우리반 반장
✔️ 동거하는 남친
✔️ 체대 다니는 남사친
✔️ 첫사랑 선배
1) 우리반 반장
예비 고3이라 다들 한참 예민해져있을 때도 문빈한테는 모두가 친절함
그만큼 문빈도 모두에게 잘 하고 학급 분위기도 좋게 이끌어감
운동 잘 하고 키 크고 성격 좋고 심지어 얼굴도 잘생겨서 남녀노소 인기 많음
1학년 후배들이 점심시간에 매점에서 산 네스퀵 들고 문빈 보려고 서있고
3학년 언니들은 그런 1학년들 쫓아내면서 본인들이 독차지 하려고 함
하지만 정작 문빈은 관심도 없음
어느날 학교에 가보니 시끌벅적하길래 뭔 일인가 했더니 반 애들이 문빈 생일이라 생일파티 해준다며 불 끄고 풍선 불어둠.
담임선생님보다 거창한 생일 축하파티에 새삼 문빈의 인기를 실감하고, 웃음이 나오지만 정작 나는 문빈이랑 제대로 얘기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이라 아무렇지 않은 척 엎드려 자는 척 함.
문빈이 반에 들어오고 폭죽 터뜨리면서 노래 부르며 다들 축하해줌. 문빈이 좋아하는 티라미슈 케이크. 문빈이 활짝 웃으면서 초를 불고 사진을 찍음.
개인샷 몇 번 찍더니 옆에 있던 여자애들이 같이 단체로 사진 찍자며 슬금슬금 다가오기 시작함. 그러더니 사진좀 찍어달라며 나를 흔들어 깨움.
썩 내키지 않지만 찍어달라는데 뭐 어째... 알겠다며 핸드폰을 받아든 뒤 포즈를 취하는 두 피사체를 보는데 속에서 알 수 없는 울컥한 마음이 들기 시작함.
대충 사진 몇 장 찍어준 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엎드리는데 또 누가 내 어깨를 톡톡 건드림. 만만한게 난가 서러워 죽겠는 마음에 일부러 고개를 안 드니까 내 어깨를 한번 더 톡톡 침.
아까 사진 찍어줄 때 뭔지 모를 시큼시큼한 마음이 목에 걸려서 기분이 싱숭생숭한데, 대꾸 안 하면 계속 내 어깨를 톡톡 건드려서 내 마음도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아 고개를 들었더니
엥? 내 어깨를 건든 사람은 문빈이었음.
그러더니 갑자기 나보고 같이 사진찍지 않을래? 하고 물어오는데 적잖이 당황스러움.
다른 여자애들은 뭐야? 하며 웅성거리고 나 또한 친한 사이가 아닌데 쌩뚱맞게 같이 사진 찍자며 다가오는 문빈이 당황스러움
얼떨결에 문빈이랑 같이 사진 찍게 됐음. 그러더니 빈이가 사진을 보내주겠다며 내 전화번호를 물어봄.
너 반장이잖아 비상 연락망에 내 번호 없어? 하고 물어보자 문빈이 대답함
"너한테 직접 번호 받고싶어서 사진 보내준다는 핑계 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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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거하는 남친
우린 연애 2년차 동거 1년차 커플임
1년을 연애해도 처음처럼 식을 줄 모르는 우리의 사랑 때문인지 떨어져있는 시간조차 아깝다며 빈이가 먼저 동거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함. 사실 빈이가 날 좋아하는 거 못지 않게 나도 빈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긴 고민 없이 동거하겠다고 마음먹음.
승낙한지 2개월도 안 돼서 속전속결로 방을 계약하고 동거를 하기 시작함. 티비며 냉장고며 에어컨이며 이미 옵션에 다 껴있었기 때문에 행거나 침대같은 작은 것들만 같이 쇼핑함. 사실 이때 까지만 해도 우리가 결혼하면 이런 느낌일까? 하고 설렜지만 지금은 동거 1년차. 서로 볼꼴 못 볼꼴 다 봤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었기 때문에 처음엔 휴지가 벽면에 오게 거는지 변기에 오게 거는지, 치약을 그냥 짜는지 밑에서부터 짜는지, 옷을 색별로 빠는지 대충 집어넣는지 등등 별 거 가지고 언성 높이고 싸우기도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꽤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서로의 생활습관을 파악해서 그런지 이미 피 터지게 싸워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오늘은 토요일. 우리 둘 다 오프라 낮 5시가 넘어가는 시간까지 늘어지게 낮잠을 잤다. 나도 잠이 많은 편이지만 빈이는 나보다 더 잠이 많이서 항상 내가 빈이보다 일찍 일어난다.
잘 때는 우리 둘 다 열이 많아 더워도 서로 꼭 껴안고 자는데 일어나면 항상 빈이는 혼자 움크리고 있고 나는 대자로 뻗어있는게 1년이 지난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둘 다 자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건지... 아무튼 아무리 싸우고 분위기가 안 좋고 감정이 상해도 잘 때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껴안고 자는게 우리들만의 묵언의 약속임.
오늘도 빈이보다 일찍 일어난 나는 안경은 옆 선반에 두고 자라고 매일 잔소리를 해대도 매일 베개 옆에 두는 빈이를 보고 내가 안경을 선반 위에 옮겨뒀다. 그리고 얄미워서 딱콩 한 대 콩 하고 때리니 표정을 찡그린다. 그니까 말좀 잘 들어ㅡㅡ
그렇게 30분은 혼자 침대에서 뒤척이더니 몇시냐고 눈을 비비며 나에게 말을 건네온다. 지금 5시 42분 하고 대답 하니 갑자기 나한테 암바를 걸어옴. 일어나자마자 힘이 넘쳐 흐르네 시발....
빈이의 암바를 겨우겨우 탈출해서 화장실에 이를 닦으러 들어갔다. 빈이도 한 번만 봐준다며 실실 웃는채로 내 뒤를 따라와 같이 양치를 했다.
양치를 하며 내가 배고프다고 찡찡대니까 빈이가 자기가 어제 유튜브에서 존맛 레시피를 봤다며 만들어 주겠다고 함. 뭐지? 하고 궁금한 마음에 식탁에 앉아서 대기하는데
존맛 레시피가 간장계란밥이었음 ㅡㅡ
머리 산발인채로 진지하게 계란을 부치고 있는 빈이가 어이없지만 너무 사랑스러워서 웃음이 나온다
엄청 기대했는데 겨우 간계밥이냐며 타박했지만 커다란 양푼에 밥 세 공기나 넣었는데 둘 다 그릇에 구멍날 듯 싹싹 긁어먹고 배를 두들였다.
그러더니 문빈이 갑자기 밥은 자기가 만들었으니까 설거지는 나보고 하라고 함 ㅡㅡ
내가 그딴게 어딨냐고 가위바위보 하자고 생떼를 쓰자 알겠다며 가위바위보 해줌ㅋㅋ
근데 내가 짐 씨발.....
3판 2선승제라며 방바닥을 내 등으로 닦아대니까 문빈이 웃으며 알겠다고 함ㅋㅋㅋ 그리곤 기적으로 내가 두 판을 이김.
빈이가 내가 항상 처음에 주먹내는 거 알고 일부러 져준 것도 모르고 소갈딱지 없이 남자가 한 입으로 두 말 하면 안 된다 ㅋ 하고 시원하게 놀려줌
설거지 하는 빈이를 놀리며 늘어지게 쇼파에 누워있다가 일주일동안 쌓아둔 분리수거감이 생각남. 아 귀찮은데...
열심히 설거지하고있는 빈이를 불러 이왕 너가 노동한김에 밖에 분리수거좀 하고 오라고 시키니까 삑사리까지 내며 나한테 뭐라뭐라 한다. 물소리 때문에 잘 안들려서 다행^^...
결국 빈이의 성화에 못 이겨 같이 모자를 뒤집어 쓰고 분리수거 하러 나감ㅋㅋ
분리수거 끝내고 근처 편의점 가서 쌍쌍바 하나도 삼ㅎㅎ
내가 쪼갠다고 깝치다가 결국 이상하게 쪼개졌는데 서로 큰 거 먹겠다고 또 투닥거리다가 역시나 빈이가 양보 해줘서 내가 큰 거 먹음 ㅎㅎ
서로 막대기 하나씩 쪽쪽 빨면서 걷는데 어느새 9시라 하늘이 새까맣게 변함.
차가운 저녁공기가 두 뺨에 닿고 숨을 깊게 들이 마시며 빈이랑 동네 한 바퀴 도는데 날씨도 너무 좋고 배도 부르고 기분이 너무 좋다. 빈이와 손 깍지 끼고 걷는 지금이 어떻게 보면 소소하지만 너무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행복이 영원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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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체대다니는 남사친
친구의 친구로 처음 만남. 첫 만남부터 운동복을 입었는데 그날 뿐만 아니라 매일 운동복 입고 다녀서 나도 얘한테 굳이 시간 안 들이고 후리하게 만나기 시작함. 술자리에서 만난 사이라 급속도로 친해짐. 첫인상은 되게 날카롭게 생겨서 덩치도 큰데 무섭게 생각했었음. 체대생은 뭔가 맨날 술 마시고 방탄한 생활을 할 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면 맨날 카페에서 아아 두 개 시켜서 시덥지 않은 장난만 침ㅋㅋㅋㅋㅋㅋ 야 니 콧구녕에 동전 들어가겠는뎈ㅋㅋㅋㅋㅋ 하고 장난치면 빈이는 "콧구멍에 동전을 왜 넣엌ㅋㅋㅋㅋ 아 김게녀 말하는 거 개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며 쿵짝이 너무 잘 맞음
나랑은 맨날 장난만 쳐서 무뎌졌는데 가끔 운동하는 모습 보면 헉... 싶음.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피지컬도 쩔고 알고보니 문빈 자기 학교에서 되게 유명했음. 학교에서 불리는 별명이 체대훈남, 체대냉미남.. 갑자기 벽이 느껴질 거 같다가도
나한테 이렇게 빙구웃음 지으면서 잘 가라고 손 흔들어 줄 때는 또 체대냉미남은 무슨..... 싶음
근데 요즘 얘를 자주 만나다 보니까 마음이 이상함. 내가 얘를 좋아하는건가? 아님 자주 만나기도 하고 아는 남사친이 얘밖에 없어서 내가 착각하는건가? 나도 내 맘을 이해할 수 없음.
괜히 만날 때마다 뭔가 죄 짓는 느낌이 찝찝해서 결국 마음 정리하고 내가 남자를 만나봐야 이 마음이 뭔지 정확히 알 것 같아서 친구한테 남소 해달라고 하고 약속을 잡음. 이번주 일요일에 친구의 과 선배를 소개받기로 함.
그리고 토요일 문빈이 또 카페나 가자고 연락이 옴. 마음정리도 아직 다 안 됐고 과제하느라 밤 새서 피곤한데 내일 소개팅도 있으니까 약속 제낄까 하다가 왠지 모르겠는데 나도 모르게 나가겠다고 해버림. 정말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냥 내 마음이 이럼.
카페 가서 아아에 샷 추가 해서 주문한 뒤 자리에 앉아 녹아내리니 빈이가 왜이렇게 상태가 안 좋냐고 물어보자 걍 피곤해서 라고 답한 뒤 눈을 감음. 평소같으면 텐션 쩔게 또 서로 장난쳤을텐데 나 진짜 오늘 피곤한가봐... 음료가 나왔다고 진동벨이 울리는데 빈이가 음료를 받으러 감. 평소같으면 너가 가져와라 티격태격 하며 장난쳤을텐데 오늘은 진짜 그럴 힘이 안 난다.
그렇게 조용해진 테이블 위에 엎드려 눈을 깜빡이다가 결국 잠에 들어버렸음. 그렇게 한참을 졸다가 정신이 퍼뜩 들어 잠이 깼는데 너무 조용함.... 설마 이새끼 나 쳐 잔다고 버리고 간 거임??????? 카페에서 혼자 쳐 잤다는 사실이 쪽팔리는 맘에 실눈을 살짝 떠보니...
내 앞에 빈이 얼굴이 아주 가까이 붙어 있었음. 실눈으로 떠서 내가 깼다는 걸 빈이가 인지를 못 한건가.. 근데 너무 가깝다.. 왜이렇게 두근거리지? 가까이에서 얼굴을 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이새끼 원래 이렇게 잘생겼었나? 아니 근데 시발 어떻게 일어나야 하지.... 갑자기 잘잤다^^! 하며 일어나기엔 좀 이상하지 않나? 하고 머리속이 복잡해지는데 갑자기 빈이가 혼자 중얼거림
"게녀야.. 내일 소개팅... 안 하면 안 되냐..."
(+) 글에 서사를 더하자면
1. 빈이는 체대 냉미남이 맞음.
잘 안 웃는데 내 앞에서만 강아지마냥 웃음
2. 사실 빈이랑 나는 구면임. 단지 내가 기억을 못할 뿐
친구랑 술을 마시다 주량이 약한 내가 꽐라가 됐는데 친구가 감당이 안 돼서 일단 집으로는 보내야 하는데 내가 도통 일어나지 않음. 그래서 친구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근처에 있는 빈이를 부름. (친구는 빈이랑 같은 체대 다님. 리체부 마당발. 빈이는 쇼트트랙) 빈이가 날 업어서 택시에 넣음. 이게 첫 만남
두 번째는 친구 대회 응원갔다가 만남. 빈이는 나한테 이 때부터 반했고 운명이라고 생각함.
이후에도 두 번 정도 우연히 또 만남
3. 빈이는 사실 술자리에 나 때문에 일부러 나옴.
운동+체급관리 때문에 술 마시면 안 되는데 나랑 친해지고 싶어서+나 보고싶어서 같이 술 마시고 있다는 소리 듣고 급하게 운동가려다 술집으로 온 거임. 그래서 옷도 운동복 차림이었음. 원래 빈이 계획대로라면 멋지게 옷 빼입고 만나고 싶어했지만 지금 아니면 기회가 또 오지 않을 거 같아서 바로 달려감
4. 빈이는 사실 술자리에서 연기 했었음.
그전에 만났던 모습은 거하게 취한 모습과 경기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친구의 결과에 어이없어서 심판한테 대차게 욕한 모습이라 내가 부끄러워 할까봐 일부러 처음 본 척 했던 거임. 친구한테도 일부러 모르는 척 해달라고 부탁한 거
결론 = 빈이는 나와 친해지기 전부터 날 좋아하고 있었음
근데 내가 글 중간에 서사 넣으면 글이 너무 길어질까봐 안 넣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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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첫사랑 선배
고등학교 입학 했는데 입학 하기도 전에 학교에 우리보다 한 학년 위에 엄청 잘생겨서 연예인 연습생인 남자 선배가 있다는 소문이 쫙 퍼짐
그리고 입학식날 등굣길에 소문의 그 선배를 봄. 사실 소문만 들었지 사진은 본 적 없었는데 누가봐도 너무 잘생긴 얼굴에 저 사람이구나 하고 당연스럽게 생각함.
정확히 언제부터 좋아했는지는 모르겠음. 복도에서 우연히 부딪힌 나를 미안하다고 괜찮냐며 일으켜주는데 그 때부터 반한 거 같음. 사실 그 전부터 눈길이 계속 그 선배한테 머물렀는데 어쩌면 그때부터일 수도 있고.
하지만 이미 그 선배는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전교생중 그 선배를 안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게 더 쉬울 정도였음. 나도 그냥 일개 그 선배를 좋아하는 팬들중 한 명일 뿐 그 선배가 내 이름을 알거나 얼굴을 아는 것도 아니었음.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는 그 선배의 모습을 보려고 매일 창가자리에 앉아 눈으로 그 선배를 쫓곤 했음.
하루는 한 번에 가는 버스를 놓쳐서 번거롭지만 한 번 갈아타야 하는 버스를 탔음. 그리고 우연히 버스에서 등교하는 그 선배를 보고나서 나는 매일 버스를 갈아타며 등교를 했음. 혹시나 또 그 선배를 볼 수 있을까봐.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음.
운동할 때 땀이 많이 흘러 눈에 들어가면 찡그리는 버릇도 좋았고, 당황하면 목을 탁탁 치는 것도 좋았으며, 버스 창가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눈을 감은채 꾸벅이고 있는 선배 모습도 너무 좋았음.
그렇게 바라보기만 하던 시간도 2년이 흐르고 문빈선배가 졸업할 날이 옴. 정말 이대로 졸업하면 선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아서 등교길에 충동적으로 꽃집에 들러 꽃다발 하나를 사서 등교를 함.
졸업식이라고 학교에서 모두 학사모를 나눠줬는데 학사모를 쓴 선배의 모습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마음이 울컥울컥하고 차오름. 그 수많은 학사모들 속에서 그 선배는 내 눈에 바로 들어왔음. 아마 그건 그 선배를 너무 좋아했었고, 매일 눈으로 선배를 쫓던 나의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버릇이 아닐까 싶음.
그리고 졸업식이 끝나고 선배에게 꽃다발을 건네주려 수많은 인파를 뚫고 선배쪽으로 향하니 이미 선배 손에는 다 들기에도 버거운 꽃다발들이 손에 한아름 안겨있었고, 다른 학교에서도 온 많은 친구들 사이에서 환하게 웃고있었음. 그때 난 느꼈음. 아 나는 절대 저 틈 속에 끼어들 수 없구나. 나는 정말 완벽한 타인이구나 하는 것을.
차마 건네주지 못한 꽃다발을 손에 든체 터덜터덜 학교쪽으로 걸음을 옮김. 3학년 2반. 선배가 있었던 텅 빈 교실을 한참을 바라봤음. 선생님의 심부름을 명목으로 3학년 교실 층에 올라오면 이따금 이 자리에서 그 선배를 잠깐 바라봤던 날들이 떠오름. 매번 맨 뒷자리에 앉아 엎드려 잠만 자던 뒷모습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음.
선배 책상 위에 전해주지 못한 꽃다발을 올려놓고 주저 앉아서 한참을 울었음. 순수하고 뜨거웠던 내 열여덟 첫사랑은 이렇게 끝이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