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이수광 지음
- 출판사
- 다산초당 | 2008-11-24 출간
- 카테고리
- 역사/문화
- 책소개
- 역사는 그녀들의 권력에 대한 의지를 잊고 있었다! 당당하게 절...
이수광작가의 16인의 조선왕후들의 이야기이다. 왕후란 다음 보위를 이어갈 적장자를 낳는 존재이기 때문에 왕이 죽고나면
자신의 아들이 왕위를 물려받게 되고 자연히 효를 가장 중요시하는 유교덕목에서 볼때 모후의 자리는 어떻게 보면 숨은
절대 권력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왕후는 왕이 자신을 버리거나, 혹은 반정이 일어나거나, 또는 외척이 발호한다는 이유등으로 인해 왕후의 가문이 멸문지
화를 당한 경우도 많았다. 조선의 국모들중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16명의 모후를 보면 궁정에서 절대권력을 휘두른 문정왕후
윤씨(중종의 비), 인목왕후 김씨(선조의 비), 인성왕후 장씨(효종의 비), 정순왕후 김씨(영조의 비), 신정왕후 조씨(순조의 비)를
꼽을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왕후을 뽑으라면 단연코 문정왕후 윤씨일 것이다. 문정왕후는
단경왕후 신씨가 반역의 딸이라는 이유로 며칠만에 사가로 쫒겨나고 그이후 장경왕후 윤씨가 두번째 왕후가 되었지만 인종을
낳은 후 얼마되지 않아 죽고 세번째 비로 맞아들인 이가 바로 문정왕후 윤씨였다. 문정왕후는 비록 왕후가 되었지만 이미 궁궐에는 경빈 박씨와 희빈 홍씨가 있었으며 이들은 반정공신의 여식이라서 함부로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나이어린 문정왕후는
자신을 지키기위해 이호(인종)를 보호하기 시작했고, 이호의 외삼촌인 윤임은 조카의 보위를 안전하게 하기위해 경빈박씨를
제거한다. 이와같은 암투속에 문정왕후는 아들을 낳게 되고 윤임은 이호를 위해 문정왕후는 자신의 아들 환을 위해 오빠인
윤원형과 윤원로를 끌여들여 윤임을 제거하는데 성공한다. 그후사건이 <연려실기술>에 실려있는데 동궁전에 불이나서 이호가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이야기를 보면 문정왕후 세력이 자신의 아들 환(훗날 명종)을 위해 세자 이호를 죽이려했던 것은 기정사실
로 봄이 바람직할 것이다. 어릴때 자신을 감싸주었던 문정왕후에 대한 고마운마음과 더불어 심약했던 인종은 늘 문정왕후의 득살에 힘들어했고 원인모를 병으로 보위에 오른지 8개월만에 승하하게 만다.
인종의 죽음에 늘 문정왕후의 독살설이 큰 힘을 얻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정황이 뒷받침 되기 때문일 것이다.
문정왕후는 자신의 원대로 자신의 아들 환이 12살에 왕위에 오르자 수렴청정을 하면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른다. 또한 불교의
중흥을 위해 애쓴 그녀의 노력은 그후 사림들에 의해 천하의 악녀로 기록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정순왕후 김씨(영조의 젊은 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조금은 저자와 다른 시각으로 책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기존의 책들속에서 정순왕후는 정조와는 적대적 관계속에서 정조가 죽고나서 정조의 수많은 업적을 수포로 만들고 정조가 아꼈던
선비들을 죽이거나 귀양보냄으로서 자신의 처지를 굳건히 함과 동시에 한을 풀어낸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책은 저자가 왕후의 입장에서 글을 펼치다보니 어떤 부분에서 정순왕후를 미화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정조가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을 당시에 대전에 정순왕후가 함께 했다는 것은 미증유의 일로 이런 점을 볼때 사경을 헤매는 정조에게 정순황후가 굳이 대신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단독으로 대전에 들어간 것을 무엇이라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작가 이수광은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이야기를 매듭지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정순왕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특히 이책에서 가장 비극적인 왕후로 기억되는 인물은 바로 단종의 비였던 정순왕후 송씨가 아닐까 싶다.
15세의 어린나이에 임금의 부인인 왕후가 되었으나 3년만인 18세에 남편과 헤어지는 생이별을 당하고 초근목피로 연명하다
82세에 영면한 그녀의 삶은 단종의 삶 만큼이나 한많은 인생이었다. 그외에도 중종의 비였다가 역적의 딸이라고 쫒겨난
단경왕후 신씨, 질투로 인해 자신의 삶을 마감한 성종의 비 폐제헌왕후 윤씨, 조선역사상 가장 패륜을 저지른 연산군의 비 신씨, 남인과 서인의 대결 또는 숙종의 변덕에 희생양이 된 희빈 장씨. 남편을 일찍 여의고 숨죽여 지내야했던 장렬왕후 조씨, 당쟁의 희생양이 된 경종의 비 선의왕후 어씨의 삶도 회한에 가득한 삶이었다.
자신의 삶을 평탄하게 살다간 왕후들이 별로 없다는 것은 그네들의 삶이 자의든 타의든 절대권력의 핵심에 놓여져 있고
그로인한 어쩔 수 없는 숙명의 굴레에 엮어 들어갈 수 밖에 없음을 이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화무십일홍이라....붉고 화려하게 피어오른 꽃이 십일을 넘기지 못한다는 말처럼 찬란한 광영뒤에는 그만큼 큰 시련이 닦쳐
올 확률이 많다는 것 또한 우리네 인생은 잘 알고 있다.
조선왕후들의 삶이 바로 화무십일홍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