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와 같이 진행되며 총 8천원의 요금을 내고 있습니다. 1명이 모이면 8천원 2명이 모이면 4천원 4명이면 2천원 8명이면 천원으로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함께 해주세요. 음침한 분위기에서 영화 보기 좋습니다. ^.^
중랑 민중의 집에서 금요일마다 영화감상토론 모임을 계획하고 아직 시험 진행 중입니다.
좀더 일찍 공지드렸어야 했는데 또 전날 올리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ㅜㅠ
내일 상영할 예정의 영화는 "산티아고에 비가 내리다"입니다.
요즘 진보진영에 통합이라는 형태로 진보의 재구성이 많은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도 그 논의에 대한 생각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겁다는 생각 드실지 모르지만 지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부탁드립니다.
상영예정시각은 7시까지 민중의 집으로 오시면 7시반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런닝타임은 112분입니다.
"산티아고에 비가 내리다" Il Pleut Sur Santiago 로 1975년작입니다.
칠레는 국토가 남북으로 긴 나라, 대한민국과 최초의 FTA 협정을 맺은 국가로 많이 알려져있습니다.
남미 현대사는 쿠데타와 독재, 그에 맞서는 반정부항쟁에서 흘린 핏자국으로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그 중 랭킹을 다투도록 극적이고, 비극적인 군부 쿠데타가 바로 칠레 아옌데 정권을 전복시킨 피노체트 장군의 1973년 쿠데타입니다.
[탱크를 앞세우고 진군하는 쿠데타군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 피노체트 정권의 쿠데타로 무너진 살바도르 아옌데 정부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88년 노태우가 당선된 대선 직전 KBS 노조가 주도해 기습적으로 명화극장에서 방영함으로서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반향은 엄청났습니다. 제 경우는 선배들을 통해 입소문으로만 듣다가 유선방송 재방송 영화에서 방영하는 것을 보고 바로 녹화해서 몇번을 돌려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 실수로 테이프를 지우고 말았지만요....,
자, 그럼 소개를 시작해 볼까요?
살바도르 아옌데는 1970년 대통령 선거에서 진보정당들의 연합인 인민연합(칠레 사회당과 칠레 공산당의 연합 정당) 후보로 출마하여 당선됩니다. 당시 여당이었던 기독교민주당은 선거결과공표를 미루다가 결국 패배를 시인하고 아옌데 정권이 출범합니다. 하지만 국회의 다수는 우익정당들에게 장악되어 있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그래도 아옌데 정부는 악전고투하면서도 많은 사회주의 정책들을 진행합니다. 토지개혁,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분배위주 정책 등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익들의 직접적인 분노를 산 정책은 바로 칠레 광산의 국유화 추진이었습니다.
체 게바라 평전이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접하셨다면 젊은 시절 여행기 중 칠레의 노천 구리광산 방문 이야기를 기억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칠레가 FTA때문에 우리에겐 남북으로 긴 영토 덕분에 다양한 과일을 생산하는 농업국가라는 인식이 깊지만 사실 칠레는 자원부국입니다.
[칠레에 있는 세계 최대의 노천구리광산인 추키카마타 광산의 풍경입니다]
당시 칠레의 최고 수입원은 지금도 여전히 노천 구리 광산입니다.
노천(路泉)입니다! 한마디로 땅 속을 파고 들어가지 않아도 구리광맥이 땅 위로 드러나 있다는 얘기에요. 사과 깍듯이 광맥을 땅위에서 불도저로 그냥 긁듯이 깍으면 됩니다. 당연히 굴을 파고 갱도를 파는 광산에 비하면 수익률이 비교가 안 되죠. 이렇게 광물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었다면 국가라는 테두리에서는 당연히 축복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수호를 받는 다국적 기업이 진출해 있던 당시의 칠레는 국가의 자원과 부 대부분을 미국계 다국적 기업에게 바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아옌데는 과감히 노천구리광산의 국유화를 진행합니다.
역시 미국은 좌시할 수 없었습니다. 칠레 우익들과 결탁해 반정부 파업을 조직합니다. 대한민국 화물연대의 주체는 차주인 운송노동자이지만 당시 칠레의 운송노조의 '배후'는 운송자본가들이었습니다. 그렇게 각 부분별로 우익들이 장악한 부분에서 태업과 파업이 계속되면서 아옌데의 발목을 잡습니다. 우익들이 세팅한 자작극을 통한 사회적 불안은 피노체트 쿠데타의 구실이 됩니다.
"산티아고에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당시 피노체트의 쿠데타 군이 움직였을 때..,
칠레 전 지역과 각국으로 송신된 내용입니다. 비 한점 없는 쨍뺑한 날씨 가운데에서요.
결국 피노체트는 탱크를 앞세우고 대통령궁을 향해 돌진합니다.
수구들의 난동..., 그리고 군부의 반역을 인지한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는 쿠바 카스트로가 선사한 AK-47 소총을 꺼내들고 대국민 성명을 발표합니다. 이미 서울을 뜨고선 미리 준비한 녹음방송을 생방송인양 틀었던 이승만과 비교됩니다만...,
아래는 아옌데의 마지막 연설입니다.
[연설을 마치고 최후의 전투를 준비하는 모습.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이가 살바도르 아옌데입니다. ]
"이번이 제가 여러분에게 말하는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곧 마가야네스 라디오도 침묵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용기를 주고자 했던 나의 목소리도 닿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계속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항상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내가 이제 박해 받게 될 모든 사람들을 향해 말하는 것은, 여러분들에게 내가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이야기하기 위한 것입니다. 나는 민중의 충실한 마음에 대해 내 생명으로 보답할 것입니다. 나는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우리나라의 운명과 그 운명에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승리를 거둘 것이고, 곧 가로수 길들이 다시 개방되어 시민들이 걸어 다니게 될 것이고, 그리하여 보다 나은 사회가 건설될 것입니다.
칠레 만세! 민중 만세! 노동자 만세! 이것이 나의 마지막 말입니다. 나의 희생을 극복해내리라 믿습니다. 머지않아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사회를 향해 위대한 길을 열 것이라고 여러분과 함께 믿습니다. 그들은 힘으로 우리를, 우리를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력이나 범죄행위로는 사회변혁 행위를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역사는 우리의 것이며, 인민이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자유롭게 걷고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할 역사의 큰 길을 인민의 손으로 열게 될 것입니다."
연설을 마치고 총을 잡은 그는 맞섭니다. 자신의 딸을 포함한 노약자를 투항시키고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과 총을 잡습니다. 여기서 그날 청천벽력님이 말씀하신 그 장면이 나옵니다. 쿠데타군에게 폭격받는 대통령궁이 바라보이는 호텔에서 환호성을 지르는 극우빠들의 모습.., 역겹지요...
[대통령궁 맞은편 호텔 라운지에서 샴페인을 터트리는 쿠데타 지지자들의 모습]
뭐 이 정도로 영화 소개를 마칩니다. 가슴때리는 명장면들이 여기저기 있습니다만.., 시시콜콜 몽땅 소개하면 영화 보셔도 재미없잖아요, 그렇죠?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웠던 파블로 네루다의 장례식에서 터져나온 함성과 구호.., 그렇습니다. 아직 끝이 아닙니다.]
첨언 :
1. 1975년작입니다. 피노체트의 쿠데타가 1973년이니 바로 몇년 뒤에 만들어졌다는 것이지요.
극 중 나오는 인물에 장 루이 트래티냥이 나옵니다. 끌로드 를루슈감독의 '남과 여'에 나왔던 그 배우입니다. 프랑스의 좌파 예술인이라 하더군요.
2. 극 중에서는 아옌데가 대통령궁의 계단(개인적으로는 아이젠슈타인이 만든 '전함 포템킨'의 계단씬의 오마쥬 같다는..., )에서 반란군에게 사살된 것으로 나옵니다만 자살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랍니다.
[최후까지 저항하는 아옌데 대통령의 모습입니다]
3. 한울 출판사에서 출판한 잭 런던의 '강철군화'의 뒷 표지에는 군화에 짓밟힌 피켓이 그려져 있습니다. 피켓 속의 인물이 바로 살바도르 아옌데입니다.
4. 실제 피노체트 쿠데타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인 "칠레전투"가 있습니다.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산티아고에 비가 내리다'보다도 더 챙겨보아야 할 수작입니다.
첫댓글 저런! 보고싶었는데 이렇게 뒷북을 치다니... 영화상영같은 것은 회원들에게 문자좀 쏴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