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제일 아름다운 날들을 함께 했던 그 곳, 그 교회에서 결혼식을 했고
신혼시절을 거기서 보냈고, 첫 딸을 낳아서 품에 안고 유아세례를 받았던 곳 경주 감리교회에
이렇게 우크라이나 선교지에서 편지를 드릴 수 있다니 꿈만 같습니다.
담임 목사님과 교회 앞에 그리고 혹시 옛날의 저희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실 성도님 계시면
모두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 1968년~1971 년대) 아브라함 선교회 나들이 사진을 보면서
아련한 기억을 떠 올리려고 애를 써 보았지만.... 앞으로 자주 카페에서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저희는 평신도 선교사로서 1996년도에 이슬람권인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으로 파송받아 교회를
개척하고 추방자로 지목을 받던 중 2000년도에 우크라이나에 와서 아무도 찾지않는 체르노빌 지역에서
지금까지 사역하고 있습니다. 나누고싶은 그 많은 이야기들은 앞으로 차차 하기로 하고...
계절마다 한 번씩 드리는 <기도편지>쓴 것이 있어서 보내드립니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준 전시지역이며 지금은 조금 주춤 합니다. 기도해 주세요.
어떤 시인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지만...<2014년 첫 편지>
우크라이나 체르니깁 교회 정희술, 김말숙 선교사 드림
우크라이나 말로 2월을 ‘류띄’라고 일컫는데 그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나운,
잔인한, 흉포한, 공격적인> 이런 뜻이 있습니다. 긴긴 겨울 북쪽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던 바람이 바이칼 호수에서 머물던 칼바람까지 휘몰아 사정없이 불어 닥치면, 사람들에게는 그 겨울의 마지막 고개가 너무나도 춥고 힘이 들어서 2월에게 그토록 혹독한 뜻이 주어졌나 봅니다. 우크라이나의 올 2월은 정말 잔인한 달이었습니다.
‘피의 목요일’이었던 지난 2월 20일, 수도인 키에브 에서는 마이단 광장에 모여든 수많은 반정부 시위대 군중과 그들을 진압하려는 정부 경찰관 간에 엄청난 충돌이 있었습니다. 총을 가진 자들의 무차별 저격으로 시위대 군중은 물론 중상자들을 응급 처지 하는 간호사들 까지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100명 이상의 사망자와 3000명 이상의 부상자들이 길거리에 즐비하게 쓰러져 있었고 TV에서는 이 모든 현상을 여과 없이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천년의 고도를 자랑하던 그 아름다운 건물이 불타고 사람들은 ‘영웅은 죽지 않았다’고 외치면서 비통한 중에 장례식을 치루는 동안 불길은 크림반도로 옮겨졌고 소치에서는 동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정세에 따라 크림반도에서 사역하시던 한인 선교사님들은 모두 키에브로 철수하여 사태를 지켜보고 있으며 숫자적으로 우세한 러시아의 세력으로 극동 함대와 심페로폴은 지금 푸틴 쪽으로 기우러져 있습니다.
구소련의 낡은 가치관과 기준을 철폐하고 새로운 글로벌 시대를 열어 가고자 하는 서쪽(친 EU파)과 그래도 옛날이 좋았다고 애굽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동쪽(친 러시아파)의 골 깊은 갈등이 빚어 낸 결과가 이번 참사의 현장입니다. 현금인출기 앞에는 의례히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하루에 한 사람에게 인출되는 금액은 500그리브 (약 50불정도)인데 그나마 이미 돈이 없는 곳도 많아서 또 다른 곳에 있는 인출기를 찾아다니느라고 온종일이 걸려서 500그리브를 거머쥐었습니다. 의회에서는 대통령 선거일을 5월25일로 결정하였으나 망명 중인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과 동쪽 지지자들은 의회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 동쪽에 있는 몇 지역이 러시아의 지원으로 분리 독립을 원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동, 서로 분리되지 않도록 기도해 주세요.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진실한 화해와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3월입니다. 상처가 많은 우크라이나 들녘에도 봄소식이 전해지기를 소망하면서...
인터넷 전화 : 070-8285- 6887 정희술, 김말숙 선교사 드림
첫댓글 정희술, 김말숙 선교사님은 경주교회의 자랑입니다. 이제사 경주교회에 모습을 보이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