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idnight Library
초판1쇄 2021년 4월 28일
초판31쇄 2021년 12월 29일
지은이 | 매트 헤이그(Matt Haig)
옮긴이 | 노진선
책표지 색상과 제목이 마음에 들어 구매했던 책 <<The Midnight Library>>이다. 좋아하는 보라색 표지에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라는 제목이 뭔가 묘하게 나를 끌어당겼다.
오랜만에 새로운 소설책을 읽으니 술술 읽혔고 이야기 속으로 완전히 빨려들어가게 되었다. 다 읽고나서는 따뜻한 여운이 진하게 남았고, 원서를 사고 싶은 마음이 너무 들었다. 이런 표현은 원어로는 어떻게 표현했을지 그런게 궁금해졌다.
내가 산 책의 표지는 첫번째 올린 책사진이었고, 겉표지를 벗기니 원래의 책표지가 나왔다. 보라색으로만 된 겉표지는 특별판이었다. 원서는 아래 이미지 사진이다. 검색을 해 보니 우리나라가 책 값이 비싼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서는 훨씬 할인을 많이 하는 걸 보면....(해석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잘 안 팔려서 그런건가?)
본문 중에 엘름 부인의 말들
"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선택을 해보겠니?"
"<<후회의 책>>이 얇아지고 있어. 이제 그 책은 여백이 많아졌단다.... 넌 평생 네 속마음과 다른 말을 하면서 산 것 같구나. 그게 네 장애물이었지."
"이건 요술램프가 아니고, 나도 지니가 아니란다. 정해진 숫자는 없어. 하나일 수도 있고 백 개일 수도 있지. 하지만 자정의 도서관의 시간이 자정에 머무는 한 너는 무한한 삶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 도서관이 자정에 머무는 동안에는 네 삶, 네 원래 삶이 삶과 죽음 사이의 어딘가에 있기 때문이지. 만일 여기서 시간이 흐른다면 그건 무언가..." 엘름 부인은 좀 더 부드러운 단어가 뭐가 있을지 생각했다.
중간생략
결정적인 일이 일어났다는 뜻이야. 자정의 도서관이 완전히 무너지고, 우리도 사라져버릴 일, 그래서 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조심할거야. 네가 어디에 있고 싶어할지 열심히 생각할 거야. 넌 확실히 진일보 했어. 난 알 수 있어. 넌 존재하고 싶은 삶을 발견하기만 하면,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달은 듯 해. 하지만, 그런 삶을 살아볼 기회를 얻기 전에 문이 닫히길 원치 않지."
"모든 삶에는 수백만 개의 결정이 수반된단다. 중요한 결정도 있고, 사소한 결정도 있지.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결과는 달라져.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생기고 이는 더 많은 변화로 이어지지. 이 책들은 네가 살았을 수도 있는 모든 삶으로 들어가는 입구야."
본문 중 노라 시드의 말 혹은 좋아하는 문구
"세상의 좋은 것은 모두 거칠고 자유롭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그녀 안에는 불이 있었다.
이 불이 그녀를 따뜻하게 해줄지 혹은 무너뜨릴지 그녀는 궁금했다.
그러다 깨달았다.
불에는 아무런 동기도 없었다.
오직 그녀에게만 있었다.
힘은 그녀의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이다."
"괜찮을 거야. 꽃들은 보살핌을 받고 있어. 물을 충분히 마셨어."-애쉬
하늘에 어둠이 드리우며
푸른 빛이 검게 물들어도
별은 여전히 용감하게
널 위해 반짝
"절망의 반대편에서 인생은 시작된다."-샤르트르
"내가 배운 것들(한때 온갖 삶을 살았으나 지금은 보잘 것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 쓰는 글)
자신이 살지 못하는 삶을 아쉬워하기란 쉽다. 다른 적성을 키웠더라면, 다른 제안을 승낙했더라면 하고 바라기는 쉽다. 더 열심히 일할걸, 더 많이 사랑할걸, 재테크를 더 철저히 할걸, 더 인기가 있었더라면 좋았을걸, 밴드활동을 계속할걸, 오스트레일리아로 갈걸, 커피 마시자는 제안을 받아들일걸, 망할 요가를 더 많이 할걸.
중략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살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삶이 아니다. 후회 그 자체다. 바로 이 후회가 우리를 쪼글쪼글 시들게 하고,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원수처럼 느껴지게 한다.
또 다른 삶을 사는 우리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을지 나쁠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살지 못한 삶들이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삶도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 중 략 )
우리는 한 사람이기만 하면 된다.
한 존재만 느끼면 된다.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무한하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늘 다양한 가능성의 미래를 품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친절하자. 가끔 서 있는 곳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자. 어느 세상에 서 있든지 간에 머리 위 하늘은 끝없이 펼쳐져 있을 테니까.
어제 나는 내게 미래가 없다고 확신했다. 도저히 내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비록 오늘도 내 인생은 여전히 엉망진창이고, 존재하는 게 버겁지만 무언가가 바뀌었다. 이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희망이었다. 잠재력이었다.
( 중 략 )
살아보지 않고서는 불가능을 논할 수 없으리라.
삶에서 고통과 절망과 슬픔과 마음의 상처와 고난과 외로움과 우울함이 사라지는 기적이 일어날까? 아니다.
그래도 난 살고 싶을까?
그렇다. 그렇다.
천 번이라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지은이 매트 헤이그
"강렬한 존재감과 위대한 재능을 가진 소설가"로 평가받는 영국의 소설가이자 동화작가. 기발한 상상력데 유머와 위트가 더해진 그의 작품은 독자들에게 큰 공감과 위로를 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04년 <<영국의 마지막 가족>>
2007년 <<그림자 숲의 비밀>>
2014년 <<휴먼;어느 외계인의 기록>>
2015년 <<살아야 할 이유>>-우울증 극복 에세이
<<시간을 멈추는 법>>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
"여러분들이 힘든 시기를 겪을 때마다 항상 떠올리셨으면 좋겠다는 건, 모든 건 지나간다는 거예요. 날씨가 시간마다, 지역마다 다르듯이 우리의 마음은 각자의 기상 시스템을 갖고 있어요. 우리는 폭풍 속에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 자체가 폭풍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는 게 중요해요. 결국 날씨는 변할 것이고, 최소한 우리는 그 날씨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작가 인터뷰 중에서
"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선택을 해보겠니?
누군가가 내게 이런 질문을 하고 자정의 도서관이든 위고의 비디오가게 이든 그런 곳에 불러준다면... 나는 어떨까?
후회하는 일들은 어떤게 있을까?
무수히 많은 일들을 후회하며 살아왔다.
1. 중3때 미술을 포기한일
2. 고교입학때 도예디자인학과를 가지 못 한 일
3. 3D애니메이션 강사 자격증 준비를 그만둔 일
4.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너무 늦게 취득한 일
5. 치킨집을 닫았던 일
6.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일
기록하려면 무수히 많은 후회하는 일들이 있다. 더 자잘한 것들도 있고, 후회했었지만 다른 보상으로 채워졌던 일들도 있었다. 노라처럼 우울증에 시달려서 약을 복용할 정도의 우울증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늘 착해야 하고 주변을 챙겨야하고 그런 강박에 시달리면서 살아왔다. 그래서 한 때는 나만 생각하고 살아보자 하며 엄한 짓들도 해 봤지만.... 살아온 자체가 누군가를 챙기고 먼저 연락하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서서 일하고... 그러다 보니 나를 우선으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을 때가 많았다.
노라의 경우도 나와 같았던 것 같다. 늘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이 있었고, 본인이 조금만 신경썼으면 그걸 깨달았을 텐데 스스로를 가두고 마음을 닫고 우울증에 빠져서 자살만을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자살을 시도하고 약을 먹은 순간에 자정의 도서관에서 엘름부인을 만나게 된다. 엘름부인은 노라에게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준다. 그건 인생의 두 번째 기회가 아니라 노라을 일깨우기 위한 길고 다양한 꿈들이었지 싶은 생각도 든다.
"생각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그런 명언을 늘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내 마음대로 잘 안되는게 생각이라는 녀석이다. 노라도 그랬을 거다. 피아노 레슨시간에 어쩌다 늦어서 수강생 엄마로부터 전화를 받은 이후 다시 연락을 해 봤다면 아들이 피아노를 계속 치고 싶다는 이야기를 더 빨리 들었을 수도 있는데, 노라는 그냥
포기해 버린다.
"포기하지 마라! 감히 포기할 생각은 하지도 마, 노라 시드!"
무너지고 불타고 있는 자정의 도서관에서 엘름부인은 노라를 향해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외친다. 화마에 휩싸인 엘름부인의 외치는 소리에 노라는 정신을 차리고 안간힘으로 벗어난다. 그리고는 깨닫는다. 본인에게는 가능성과 희망이라는 잠재력이 있고, 그건 본인만이 알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진한 여운이 길게 남는 소설이다. 아버지의 비보를 듣고는 노라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괜찮다. 다 잘될거다." 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 준 엘름부인. 나에게는 엘름부인이 누가 있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건데 그런 누군가가 있다면 그 분은 아마도 고등학교 시절 신부님이지 싶다. 그런 따뜻함, 물리적인 따뜻함이 아닌 마음이 따스해지는 건 그 분 밖에 없다.
주변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내가 먼저 연락하고, 조금 더 사랑하고, 사랑한다 말하고 그렇게 살아야 겠다.
#미드나잇라이브러리
#자정의도서관
#The_Midnight_Library
#따뜻한소설
#여운이_긴_소설
#새해_첫_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