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맥주본색
맥주의 정의
□ 일반적으로 보리를 싹틔워 만든 맥아(엿기름)로 즙을 만들어 여과한 후에 홉(hop)을 첨가하고 효모로 발효시켜 만든 술
○ 맥아는 알코올이 되는 맥아당의 원천이고, 효모는 발효를 담당하며 홉은 향과 쓴맛을 내는 향신료인 동시에 천연 방부제
○ 국가별로 원료의 혼합 범위 등에 따라 맥주를 규정하는 방법이 일부 차이를 보이기도 함
- 맥주의 본 고장인 독일에서는 맥아, 홉, 효모, 물 이렇게 4가지 성분만 사용된 것에 맥주란 명칭을 사용
- 우리나라 주세법에는 ‘맥아와 홉 그리고 백미, 옥수수 등의 부가 원료와 물을 원료로 발효시켜 여과․제성한 것’으로 정의
* 일본에서는 맥아함량이 67.7% 이상일 때 맥주가 되지만 우리나라는 10% 이상이면 맥주로 표기가 가능
○ 맥주의 맛은 개개인마다 느끼는 바가 달라 정확히 표현하기 쉽지 않으나 보통 4가지 맛이 있다고 함(‘08, 원융희)
- 첫째 재료 고유의 순수함, 둘째 쓴맛, 단맛, 신맛 등이 조화된 온화함, 셋째 농도에 따른 농순함, 넷째 탄산가스의 상쾌함 등
맥주(Beer)라는 이름의 탄생
▷ ‘마시다’는 뜻의 라틴어 비베레(bibere)와 ‘곡물’을 뜻하는 게르만어 베오레 (bior)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으며, 각 나라에서 맥주를 이르는 말에는 위의 두 가지 뜻 중의 하나를 내포 - 독일의 비어(bier), 포르투갈의 세르베자(cerveja), 프랑스의 비에르(biere), 체코의 피보(pivo), 중국의 삐주(碑酒), 덴마크의 오레트(ollet), 스페인의 세르비자 (cerveza), 이탈리아의 비르라(birra) 등 나라마다 불리는 이름도 다양
맥주의 4원소
□ (보리) 최초 6줄보리에서 탄생한 맥주는 현재 두줄보리로 거의 대체되어 맥주보리라고 하면 낟알이 크고 발아율이 좋은 두줄보리를 의미
○ 6줄 보리에 비해 전분(녹말) 함량이 높고 맛에 나쁜 영향을 주는 단백질의 함량이 낮아 선호
* 보리는 도정이 잘되지 않는 겉보리와 비교적 잘되는 쌀보리로 나뉘기도 하는데 맥주용 보리는 정확하게는 두줄 겉보리를 의미
○ 영국의 아처(Archer), 스칸디나비아의 골드(Gold), 독일의 한나 (Hanna) 등이 대표 품종으로 유럽, 호주, 캐나다, 남미가 주생산국
- 그 외에 많이 재배되고 있는 것은 시바리(Chevalliar), 골든멜론 (Golden Melon), 골드소프(Gold-thorpe) 등
○ 우리나라에는 1910년경 ‘골든멜론’을 시작으로 일본에서 도입 되었으며, 일제 강점기에는 꼭 필요한 양을 뺀 나머지가 반출
- 6.25이후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다가 1961년부터 제주도에서 맥주보리를 재배하기 시작하였으며 우리 품종도 이때부터 육성
□ (물) 맥주의 명산지로 유명한 나라에서는 모두 그 나라 물의 특색을 반영하여 고유한 맥주를 생산
○ 맥주 양조는 원료인 맥아를 빻아 물과 혼합하여 적당한 온도로 당화시켜 끓이는 것으로부터 시작
- 무색투명하고 무취, 무미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로서, 칼슘 등의 무기 염류가 적당히 함유되어 있는 것을 사용
- 양조 조건에 맞도록 처리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현대는 발달된 기술로 양조에 적합한 물을 만들어 쓰고 있음
* 센물로는 농색맥주가, 단물로는 담색맥주가 만들어진다고 하며, 맥주의 본고장인 독일 뮌헨지방은 상당히 센물을 사용하고, 체코 필센 지방은 염류 함량이 적은 단물을 사용해 만드는 등의 특성이 있음
□ (홉, hop) 맥주 특유의 쌉쌀한 맛과 독특한 향을 제공하며, 부패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음
○ 고대 로마에서는 봄에 어린잎을 데쳐먹기 위하여 재배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맥주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0세기 이후
- 736년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할레타우(Hallertau)에서 제일 처음 재배되었다고 하며, 12세기 힐데가르트에 의해 효능이 보고
* 독일의 수도원장인 힐데가르트의 ‘약초의 역사’에서 홉의 효능이 보고되면서 가치가 인정되어 수도원 맥주의 주원료로 사용하기 시작
- 맥주의 제조에 처음 쓰인 것은 10세기 경 독일의 브레멘에서 부터였으나 널리 확산된 것은 ‘맥주 순수령’의 공포 이후
- 영국에서는 1648년 이용 허가를 요구하는 에일 업자들에 의해 홉의 사용권이 풀렸고, 17세기가 되어 모든 에일에 홉이 사용
* 15세기 영국에서는 홉이 첨가되지 않은 맥주(malt liquor)를 '에일', 홉이 첨가된 맥주를 'beer'라고 했음
홉이 등장하기 전 이용되었던 ‘구르트(Gruit)’
▷ 맛과 향을 내기 위해 첨가되던 선버들, 서양톱풀, 긴병꽃풀, 셀비어 로즈마리, 생강, 파슬리 등의 향신료를 통칭하여 부르던 말 - 이에 대한 판매권이 교회 또는 영주에게 있었기 때문에 홉의 등장 이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되다가 ‘맥주 순수령’이 발표된 이후 홉으로 대체 - 기록에 의하면 독초, 동식물, 심지어는 사형수의 손가락까지 이용되었다고 함
○ 원료로 사용하는 부분은 작은 솔방울 모양의 연두색 암꽃으로 수확기는 8월이며, 평균 16도 정도의 서늘한 지역에서 잘 자람
- 위도 35~55도의 서늘한 지역에서 잘 자라며, 생산지에 따라 독일 종, 영국 종, 미국 종으로 나뉨
* 대표적인 품종은 Hallertau, Saaz, Spalt(이상 독일), Fuggl, Golding(이상 영국), Late cluster, Early cluster(이상 미국) 등
- 체코, 독일, 영국, 미국이 주산지로 1980년대 이후 세계 제일의 생산국은 미국
- 맥주의 향기와 상쾌한 맛을 나게 하며 쌉쌀한 맛과 방부의 효과는 물론 거품을 잘 일게도 함
○ 우리나라에서는 1945년 이전 함경북도 갑산에서 처음 재배되었으며, 남한에는 전남 장성(1957), 강원 진부(1959)에서 시험 재배
- 과거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은 강원도 평창과 횡성, 속사와 대관령 주변에서 일부 재배가 이루어졌음
□ (효모) 과학의 발달로 효능이 밝혀졌으며 맥주의 발효과정을 담당
○ 원래의 맥주 순수령에는 맥아, 홉, 이스트에 대한 규정밖에 없었으나 효모의 존재와 역할이 밝혀진 이후 맥주 순수령에 포함
- 맥즙(맥아를 분쇄한 후 물과 섞어 당화시키고 끓인 것)속의 당분을 발효시켜 알코올과 탄산가스로 분해하는 것이 주역할
- 양조에 쓰이는 다양한 효모는 풍부한 향을 만들고, 맛을 조화롭게 하거나 깨끗한 끝 맛을 내는 보조 역할도 수행
○ 효모가 활동하는 온도가 높으면(10~25℃) 상면발효로 에일, 저온 (5~10℃)이면 하면발효로 라거 맥주가 탄생
* 상면발효맥주에는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에( Saccharomyces cerevisiae ), 하면발효맥주에는 사카로마이세스 칼스베르겐시스( Saccharomyces carlsbergensis ) 라는 효모가 이용
발효방식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
□ 전 세계에는 수백 가지 유형의 맥주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효모의 발효 방식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1)
○ (상면 발효) 효모가 위에 떠서 발효되는 맥주로, 진한 색과 풍부한 과일향을 자랑하며 가장 역사가 깊은 에일(Ale)의 제조법
- 페일 에일(Pale Ale)은 통상적인 에일 맥주로 붉은색과 같이 진한 색과 꽃향기와 같은 풍부한 향을 자랑
* 세부적으로는 인디아 페일 에일(IPA)이 유명하며, 19세기 인도에 거주하던 영국인들에게 수출하기 위해 알코올 도수와 홉의 사용량을 높인 것
- 스타우트(Stout)는 보리를 탈 정도로 볶아 발효시키는 아일랜드산 에일 맥주로 특유의 짙고 그윽한 맛이 일품
* 동일한 방식의 포터(Porter)는 영국 산을 지칭
- 알트비어(Altbier)는 라거(Lager)가 대부분인 독일을 대표하는 에일 맥주로 적갈색의 묵직한 맛을 자랑
- 쾰쉬(Kölsch)는 상면발효이나 라거와 같은 저온숙성 방식으로 라거에 가까운 맑은 색과 깔끔한 맛이 특징인 에일
- 이외에도 ‘돌 맥주’라는 별명을 가진 슈타인비어(Steinbier), 양조 할 때 증기 기계를 이용하는 담프비어(Dampfbier) 등이 포함
1) 참고자료: 블로그 “살찐돼지의 맥주광장(fatpig.tistory.com/entry)”
○ (하면 발효) 발효된 효모가 바닥에 가라앉는 경우로, 투명한 황금 색과 풍부한 탄산의 청량감을 자랑하는 라거(Lager)의 제법
- 페일 라거(Pale Lager)는 연한 황금색, 적당한 쌉쌀함과 청량감을 자랑하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맥주
* 유럽 각지에서 발달한 페일 라거는 유러피안 페일 라거(European Pale Lager) 라는 이름으로 따로 지칭하기도 함
- 둥켈(Dunkel)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의 대표적인 흑맥주로 볶은 보리를 하면발효(下面醱酵)하는 라거
* 다크 라거(Dark Lager)는 유럽 각지에서 발달한 유러피안 페일 라거에서 유래한 흑맥주의 한 종류로 둥켈과는 구분지어
부름
- 필스너(Pilsener)는 체코에서 탄생한 밝고 투명한 색의 맥주로 다른 라거에 비해서 홉(hop)의 쓴맛이 강한 것이 특징
* ‘크롬바허’, ‘바슈타이너’, ‘벡스’, ‘뢰벤브로이’ 등 거의 모든 밝은 색의 독일 맥주가 이에 해당
- 복(Bock)은 과거 독일에서 추운 겨울을 지내기 위해서 만들어진 강한 맛과 높은 도수를 자랑하는 맥주
- 라우흐비어(Rauchbier)는 맥아를 훈제해서 말리고 양조하는 방식으로, 훈제 향이 매우 강한 이색 맥주
- 이외에도 페일 라거와 유사한 뮌헨식 헬레스 라거, 붉은 빛을 띠는 비엔나 라거 등이 있음
- 농진청 [인테러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