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벌레 토요일밤 11시에 평촌에서 김&박CEO두분과 합류하고 평창으로 내달렸다.
뭔짓인지,누가 나를 이끄는지는 모르지만 평창으로 간다.
평촌과 평창은 토시하나 틀리지만 왠지 신기루를 쫓는 기분으로 일상의 골치아픈 뒷일은 잠시 접어두고 산사로 들어가는 수도승이 되어 본다.
리그전 선수 두분(김매탤&필)을 고이 모시고 이륙장에 올랐다.
청명한 날씨의 눈부시도록 파란가을하늘아래 이바닥에서 내노라하는 패러뽕 환자들의 군집을 비집고
나무그늘에서 내려다보니 실로 광기어린 종교집단의 할례의식이 펼쳐진다.
팽팽한 긴장감과 혀끝이 바짝 타들어가는 조갈증!
수 많은 선수와 갤러리들의 신경은 온통 오늘의 대회에 집중하며 결전의 시간을 기다린다.
12시.... 윈도우 오픈.
13시.... 게이트 오픈.
레이스 투 골(Goal)!....... 62.7km.
타겟포인트 9개.
좌턴!
브리핑에 임하는 선수들의 한숨과 필승의 탄성이 쏟아지며 분위기는 무르익는다.
하늘은 더없이 맑고 푸르다.
12시 조금 넘어 파란 에메랄드 캔버스위로 꽃잎이 하나둘 얹어지더니 30분도 않되는 짧은 시간에
100여송이 꽃잎들의 군무가 하늘을 뒤 덮는다.
형형색색의 화사한원색의 꽃잎..............
써멀기둥 하나에 매달려 30여대의 기체가 한쪽방향으로 돌아가는 에어쑈!
원색의 물감기둥이 ??구쳐 올라 사방으로 뿌려지는 강렬한화면의 위압과 장관에 갤러리들은 자리에 주저 앉아 버린다.
1진의 군무가 끝나면 2진의 무리가 에어쑈를 연출하고 또 이어지는 3진의 물감쑈!
타스크를 향해 진군하는 원색의 조인들......
갤러리들이 자유비행을 빙자하고는 파란 에메랄드바다로 몸을 내던진다.
"선수들의 진행에 방해되지 않게....부탁드립니다"
진행본부측의 당부의 말씀을 고이고이 명심하고는 예비선수들이 나간다.
역시나 펼쳐지는 에어쑈!
푸더덕...퍽..푸득...
날개짓의 질과 수준에 있어 확연한 차이가 나는데는 어쩔수 없는가 보다.
나도 동참하며 아래와 같은 궤적으로 쪽(?)팔리는 비행을 마쳤다.
2시쯤 되어 이륙했더니 마치 봄기상같은 난리부르스에 꼬랑지 바짝 내리고 바로 착륙모드.
비행시간 40여분.
사족을 좀 달자면 이륙장 위 900m쯤에서 재미삼아(?) 1포인트로 주어진 능선을 따라 가볼까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혹시나 선수들의 레이스에 걸리적거릴까봐 길을 비켜줬다.
착륙하고는 이런저런 이바구를 날리며 시간을 죽이고 있으니 우리팀 선수들의 안부가 날라온다.
중간쯤 어디어디에서 날라오는 비보(?)를 접하며 픽업을 나간다.
고생했을 그들의 안위를 걱정하며 픽업대기조들의 부산한 움직임도 대회의 또다른 분위기이다.
쫌 있으려니 드디어 골을 향해 들어오는 무지막지한(?) 슈퍼맨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골라인 200여미터를 앞두고 자빠진 선수가 있어 울분을 토하는 그들의 안타까움에 장단을 맞추다
골라인으로 들어오는 1위선수의 위용에 우르르 몰려가 박수를 쳐대는 나의 모습이라니....
그러나 현장에 있는 모든 선수와 갤러리들은 그들의 열정과 노력과 불굴의 투지에 절로 박수가 나온다.
박수보다도 달려가 그들 모두를 꽉 껴안아 주고 싶다.
눈물겨운 그들의 4~5시간여의 사투가 얼마나 고귀한가를 알기 때문에....
이어들어오는 선수의 글라이더가 시야에 들어올때마다 흥분은 이어진다.
"제발 골에 들어와라~~~~~"
내일도 아니지만 현장에 있는 선수와 갤러리들은 모두가 한마음인것만은 분명하다.
이모든 흥분과 열정과 고귀한 사투가 모아져 우리는 또다른 광기어린 종교집단의 한 자락을 차지하고
있는걸 느낀다.
"매니아"라고 하기엔 조금 약한 느낌이며 "광기어린 종교의 광신도"라고 해도 좋을 그들.......
패러뽕을 제대로 맞고온 하루였다.
- 꽃 다 지 -
첫댓글 햐~꽃다지가 어쨋던간 리그전에 참석했었네.. 축하축하..
내일은 선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