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9. 8. 22. 13:44
(김前대통령서거) 北조문단, 김형오 국회의장과 돌발 면담 예정없는 면담..북측 "고인뜻 받들어 할일많다"
남북관계 해법논의 방북의사에 "오시라" 답변 입력 : 2009.08.21 18:16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21일 국회의사당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북측 조문단은 김형오 국회의장과 예정에 없던 면담을 가졌다.
이날 김기남 노동당 비서(조문단장)와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 부장을 포함해 6명으로 구성된 북측 조문단은 조문을 마치고 국회를 빠져나가던 중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박계동 국회사무처장 등과 귓속말을 나누다 갑자기 방향을 틀어 국회 본관으로 들어갔다.
허용범 국회 대변인은 "김기남 비서실을 비롯한 북한 조문단은 이날 오후 4시15분경 조문을 마치고 바로 국회 의장 접견실에 가서 약 20여분간 김 국회의장과 환담했다"며 "북측 조문단이 김 국회의장을 예방한 것은 사전에 준비 절차 없이 조문 온 자리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면담 자리에는 김 국회의장을 비롯해 북한측 조문단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추미애 의원, 이미경 사무총장, 박지원 의원, 박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홍양호 통일부 차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 국회의장은 "북한에서 어려운 결심 했다. 특히 김기남 비서 등 고위직을 조문단으로 꾸려 온 것은 남북화해와 협력에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어 "이제 과거 남북 정상 회담을 이끈 두분의 대통령께서 영면했는데 그런점에 비춰 남북관계가 새로운 시대 변화를 맞고 있고 이것이 상생하고 협력하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국회의장은 남북관계에 대한 구체적 얘기는 정부 당국자간 대화를 통해 해결해달라는 주문과 함께 연안호의 빠른 귀환을 희망한다고 북측에 전달했다. 이에대해 김기남 단장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민족 화합과 북남 관계 개선에 뜻을 받들어 할일이 많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조문을 감사하고 환영한다"며 "남북대화가 재개 돼야하고 김 전대통령 서거는 참으로 안타깝고 아쉽지만 조문단이 찾은 것을 계기로 남북대화 물꼬가 트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국회의장이 여야를 초월해 초당적으로 남북관계 해법을 논의하고 있는데 기회가 되면 북한에 방문해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싶다"고 뜻을 전했다.
박진 위원장의 방북 의사에 대해 북측 조문단은 면담을 마치고 나가는 자리에서 "오시라"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igon@▶임일곤기자의 다른 기사/칼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