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부터..."
시골의 한 자그마한 술집에 한 신사가 들어와서는
술 한 병을 시켰다.
그리고는 술잔 세 개를 달라는 것이었다.
신사는 한꺼번에 잔 세 개에 술을 따르고는,
한 잔. 또 한 잔..씩... 마셨다.
그것을 보고 있던 다른 손님들과 바텐더,
왜 술잔을 세 개나 놓고 그렇게 마시는지
의아해 했다.
신사는 술에 취해서야 술집문을 나섰다.
다음 날.
그 신사는 또 그 술집에 나타나서 술 한 병을 주문하고
술잔 세 개를 달라고 했다.
역시 한꺼번에 세 잔에 술을 따르고는.. 또 한잔씩
한잔씩 마시는 게 아닌가.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신사는 그렇게 술을 마셨다.
그것을 지켜보다 호기심이 생긴 바텐더가 기어이 그에게 물었다.
"아니, 손님... 왜 한 잔으로 마시지 않고
세 개의 잔으로 술을 마시는 거죠?"
그랬더니 신사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게는 아주 절친한 친구가 둘이 있어요.
우리는 항상 술을 함께 마시며 즐겁게 담소를 나누었지요.
그런데, 한 친구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 거에요.
그래서 그 친구를 생각하면서 그 친구의 술잔을 놓고 둘이서 술을 마셨지요.
그런데... 다른 친구도 캐나다로 이민을 갔어요.
그래서 그들이 죽기 전까지는 내가 꼭 세 잔으로
술을 마시기로 한 거요.
한 잔은 미국에 이민간 친구 것,
또 한 잔은 캐나다에 이민을 간 친구 것,
그리고 나머지는 내 잔이지요.
그들이 살아 있는 한 난 꼭 이렇게 술을 마실 것이요."
그러자 바텐더와 다른 손님들도 참 소중한 우정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신사는 거의 매일을 들려서 꼭 세 잔으로 술을 마셨고,
그 사실을 아는 다른 손님들과 바텐더는 아무도 그가
세 잔으로 술을 마시는 것을 이상하게 보지 않았다.
그날도 신사는 취해서야 집으로 갔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신사가 잔을 세 개가 아닌 두 개만 달라는 것이 아닌가?
다른 손님들과 바텐더가 그들의 우정을
알고 있기에 숙연해졌다.
친구들이 죽을 때까지 세 잔으로 술을 마신다고 했는데,
이제 두 잔을 시키니 친구 중 한 명이 죽은 것이
틀림없는 것이다.
두 잔으로 술을 마시는 신사를 보고서
다른 손님들도 그 죽음을 슬퍼했고
바텐더도 그가 친구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신사가 또 와서는 잔 두개를 놓고 술을 마셨다.
바텐더가 그를 위안하고자 말했다.
"참 슬프시겠어요."
"음, 그렇지만 할 수 없는 일이지요."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요...."
신사가 한숨을 푹 쉬더니 말했다.
"병원에서 의사가 말했으니. 할 수 없지요 뭐."
"참 안됐습니다."
"그러게 말이요. 이제 친구들
볼 면목도 없지요."
술집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다른 손님들도 숙연한 분위기였다.
"간이 그렇게 나빴으니 말이야."..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바텐더는 친구 하나가 간이 나빠 죽었다고 생각하고는 말했다.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
그랬더니 신사가 이상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조의라니요? 간이 나쁜 것도 조의를 표하나요?"
바텐더가 그 말의 뜻을 몰라서 어리둥절해 하는데,
신사가 말했다.
"의사가 말하더군요,
내 간이 너무 나빠졌으니 술을 끊으라고.....
.
.
.
그래서... 내가 오늘부터 술을 끊었소.
이 두 잔은 두 친구들 것이라오."
신사는 그날도..
엄청 많이 취해서야.. 술집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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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은 즐겁게 보내셨지요..?
감성적...이어서 그랬을까요?
핑계거리를 잧았을...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