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종수 기자 =
생활용품 기업 피죤의 이윤재 회장.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한종수 기자 = 회사 간부를 청부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이윤재 ㈜피죤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노조원들을 탄압한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이 회장은 2011년 청부폭행 혐의로 10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 9월에 가석방돼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이 회장은 9월 피죤 본사 강당에서 임직원들에게 “비록 병든 몸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피죤 재도약을 위해 제가 먼저 앞장서겠다”며 경영복귀를 공식화했다.
이 회장은 2011년 청부폭행죄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당시 “이제 후선으로 물러나려한다”며 경영에서 손을 떼는 조건으로 선처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약속을 어기고 경영에 복귀한 후 조원익 당시 사장을 임기 9개월 만에 내쫓는가하면 지난 10월14일에는 본사 부장·차장·사원 64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12일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피죤지회에 따르면 이 회장은 본사 팀장을 특별한 이유없이 팀원으로 강등시키고 대리·사원급 직원 8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특히 지역지사와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중 대구에 있는 직원을 대전으로 보내고 광주 직원을 대구로 보내는 등 사실상 회사를 떠나라고 종용했다는 게 김 지회장의 주장이다.
최근에는 본사와 영업점 전 직원 12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강요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승 피죤지회 지회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사측은 아무런 사전고지도 없이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고지했다”며 “지난 10월에도 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했는데 이는 노조활동을 억압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사측의 노조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0일 본사 소속 간부가 대구지점을 방문해 지점 직원들에게 일방적인 지점폐쇄 통보를 했다.
지점 폐쇄에 따른 희망퇴직을 하지 않을 경우 지점 전 직원들은 서울본사에서 일체의 영업활동비 지원 없이 근무하거나 무급 대기발령 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김 지회장은 “사측의 일방적인 지점 폐쇄 조치는 이윤재 회장이 노조를 탄압하고 지방에 근무하는 노조원 18명을 해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강원·대전·광주·전주·대구·부산 등 전국 지방지점 6곳을 당장 폐쇄시키고 희망퇴직을 하지 않는 지방 근무자는 대기발령시킨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반면 피죤 측은 지점 폐쇄 방침에 대해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노조원들은 다음 주부터 서울 강남에 있는 피죤 본사 앞에서 지방지점 폐쇄 반대 및 노조 탄압 중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회장이 1978년 설립한 ㈜피죤은 섬유유연제라는 말이 생소했던 당시 ‘피죤’ 제품을 선보여 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청부폭행 사건 이후 불매운동 등으로 매출이 감소해 업계 3위로 내려앉았다.
피죤의 임직원은 현재 160여명으로 대부분 재직기간 1~2년 미만이고 10년 이상 근속 임직원은 6%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그의 딸 이주연 부회장 등 가족의 독단경영으로 사내 이직률이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고 해외법인에 부당지원하는 등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