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깃은 공기의 저항을 유발해 좌우로 요동치는 것을 감소시키며, 화살의 회전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화살이 최대한 빠르고 곧게 날 수 있도록 달아 놓은 깃털이다. 실제 수리나 매의 깃털을 사용하기도 하고 합성 재료로 만든 깃을 사용하기도 한다.
화살나무는 나뭇가지에 화살 깃을 닮은 회갈색의 코르크 날개를 달고 있다. 폭 5mm 정도의 얇은 깃이 가지를 따라 서너 줄씩 붙어 있어 다른 나무들과 금방 구분이 되는데, 이 특별한 모양새가 그의 이름을 만들었다.
화살나무(Burning bush spindle tree, 참빗나무)는 사람 키 남짓한 작은 나무로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노박덩굴과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봄에 손톱만 한 연한 녹색의 꽃이 피지만, 작디작은 데다 색깔도 튀지 않아 지나치기에 십상이다.
우뚝 선 한그루 정원수로 또는 포인트를 주기 위해 무리 지어 심거나 하층식재, 산 울타리용, 차폐 식재된 화살나무는 우리가 관리하는 아파트 단지에도 한창 피었다 지금은 끝물이다.
화살나무 가지
가지에 코르크 날개가 달린 것 외엔 별다른 특징이 없어 존재감 따윈 찾기 힘든 나무지만, 가을로 접어들면서 비로소 존재가치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열매와 단풍이 특별해서다.
화살나무 열매
꽃자리에 달렸던 열매는 껍질이 벌어지면서 주홍빛의 동그란 씨가 쏙 나온다. 표면이 매끄러워 마치 루비 같아 입주민의 눈길을 사로잡을뿐더러 달걀 크기의 잎사귀도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화살나무 단풍은 시나브로 그리고 거의 동시에 빨갛게 물든다.
화살나무 단풍
화살나무 단풍의 아름다움을 따라갈 나무도 흔치 않다. 일본인들은 화살나무와 단풍나무, 은방울꽃나무를 세계 3대 단풍나무라고 부를 정도이니 말이다.
국립세종수목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시숲정원 대표 수종의 탄소 저장량과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산정한 결과 화살나무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주요 관목인 회양목, 화살나무, 사철나무, 산철쭉, 조팝나무 등 생활밀착형 나무 다섯 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화살나무의 새순을 먹는 홑잎나물은 산나물 중에서도 항산화력이 가장 뛰어난 산속에 숨은 천연간장약으로 명성이 높다. 봄철 잠을 자도 풀리지 않는 피로, 잃어버린 밥맛을 단번에 찾아준다고 소문이 났으니 내년 봄이 기다려진다.
화살나무 꽃
화살나무는 비슷한 종류가 여럿 있다. 줄기에 화살 깃 같은 코르크가 발달하지 않은 종류를 회잎나무라고 하며, 회나무류는 꽃자루가 매우 가늘고 길어 아래로 늘어져 핀다. 참빗살나무는 줄기 둘레가 80cm까지 자라는 중간 키 나무로, 열매에 네 개의 능선이 있으나 거의 벌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화살나무 수피
※ 관리 포인트
- 추위에 잘 견디며 염분에도 강하나 공해에는 약한 편이다.
- 잔뿌리가 많고 가지가 많이 나오므로 어떤 토양에서든지 쉽게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란다.
- 흙 깊이가 깊고 보수력이 있는 비옥한 땅이 좋으며 중용수로 양지에서 잘 자란다.
- 번식은 가을에 채취한 종자를 저온 저장하였다가 심거나 봄에 싹이 트기 전에 전년지를 잘라 꽂으면 쉽게 활착한다.
- 옮겨심기가 쉬우며 가지치기 후 새 가지가 잘 나와 수형 만들기에 좋다.
- 탄저병에는 보르도액을 6월 상순부터 10일 간격으로 갈색무늬병에는 7월 상순부터 2주 간격으로 뿌려준다.
출처 : 조길익 소장의 조경더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