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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고1 딸아이를 키우면서 스스로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그런데 글이 무슨 ‘선물’ 시리즈 같이 되었네요. 함께님의 글과 달리 구성이나 내용이 빈약하지만 단지 아이를 먼저 키워 보았더니 이러이러한 점이 아쉽더라, 저런점은 참 잘했더라 같은 글을 통해 서로 위로받고 공감하며 부모도 아이와 같이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적어봅니다.
제목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고1 딸을 키우면서 17년 동안 그래도 이것만은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있답니다. 숱한 좌충우돌과 갈등 그리고 시행착오등이 많았지만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제가 아이에게 소개한 외부활동입니다.
정세청세!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
참 길죠? 정세청세는 위의 말을 줄임한 것이예요.
이 활동을 만나게 된 것이 바로 2기 등대지기학교를 통해서였답니다. 2기 등대지기 학교 8강좌중 몇강이였는지 기억이 가물 한데, 아마도 우리나라 최초(?)의 청소년 인문학 서점인 부산 인디고 서원의 허아람 대표 강의를 통해 소개받았지요. 허아람 대표의 강의를 듣고 참 멋진 활동이네 란 생각에 아이와 함께 다시 강의를 들었어요. 역시 아이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답니다. 그때가 중1 겨울이였어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디고 서원을 알게 되고, 그곳에서 진행하는 ‘정세청세’란 프로그램과 그 카페를 찾아 여러 글을 보며 아이는 2010년 첫 모임부터 참가하겠다는 신청을 덥썩 했답니다.
사실 저의 아이는 그때까지만 해도 꽤나 내성적이며, 남 앞에 나서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에 엄청 부담을 가지고 있던 아이라 그렇게 금방 결정을 내릴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드디어 첫 활동을 하고 온 날의 아이 표정을 잊지 못합니다. 많이 상기되어 있었어요. 학교와 집 만을 오가던 아이에게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던 거죠.
정세청세가 무슨 활동인지 궁금하시죠?
간단히 이야기하면 청소년 인문학 토론모임 행사예요. 청소년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행사로 2012년 현재 17개 지역(강릉, 거제, 공주,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서울, 수원, 순천, 울산, 인천, 전주, 제주, 창원, 청주, 합천) 에서 한달에 한번 동시에 열립니다.
기획팀에서 정한 주제에 맞는 지식채널 e 영상을 본 후 자유롭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실천을 해보는 행사로 매달 정해진 날짜(토요일)에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됩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혹 이 행사가 어찌 진행되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참관신청을 통해 참관도 가능합니다.
2012년 올해의 매회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회 주제 I’m Dreaming : 희망
2회 주제 나를 고발한다, 내 삶의 존재방식 : 교육
3회 주제 말할 수 없는 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4회 주제 불의를 직시하는 법
5회 주제 공동선을 향하여 온몸을 던져라
6회 주제 새로운 세대의 탄생
7회 주제 운명의 주인, 영혼의 선장
8회 주제 나날이 한 걸음씩
정세청세 카페 http://cafe.naver.com/jscs
인디고 서원 http://www.indigoground.net
언론에 소개된 정세청세 기사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73442.html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90806103219845&p=sisain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22858.html
2012년 첫 모임인 1회는 3월 24일에 열렸어요.
제 아이의 경우 중2였던 2010년 첫회부터 참가하여 운 좋게도 그해 10월부터 서울 기획팀에 지원하여 인턴 과정을 거친후 2011년부터 정식 기획팀으로 활동을 했습니다. 어느날 아이가 이 프로그램을 소개해준 것에 대해 정식으로 감사함을 이야기 하며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첫 터닝포인트가 되었음을 고백할 때 비로소 이 활동을 아이가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를 알게 되었지요.
올해 서울 기획팀장의 역할을 맡으면서 기획팀으로 지난 겨울방학 내내 전국의 기획팀원들과 인디고서원에서 진행한 인문학 캠프에서 인사를 나누고, 온라인을 통해 수차례의 기획회의를 하며 올해의 주제에 맞는 영상 선정과 주제에 대한 의견나눔, 홍보방안, 아이디어 수합, 이제 막 시작된 3월 첫 활동에 대한 준비과정을 해왔답니다.
청소년 인문학 토론모임이지만 서로의 상반된 주장을 찬반으로 나눠 이기기 위한 토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서로 존중하고 연대하여 공감하는 것이죠. 진정한 소통을 배우는 장이 바로 정세청세입니다.
아이가 이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은 너무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고 깊어졌다는 것입니다.
이제껏 해보지 못했던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진심으로 경청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자세입니다.
자신의 견해와 생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또래들과 함께 나누려는 마음도 생겼구요.
자신의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하려는 자세도 생겼지요.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환경의 아이들을 만나다보니 굉장히 긍정적이 되었다는 거죠.
기획팀이 되어서는 더더욱 전국의 언니, 오빠, 동생들이 생겼고 그들과의 소통을 통해 스스로 자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특별히 이 활동을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와 같은 교육 시스템 상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예요. 특히나 이 활동은 어른들의 개입이 없어요. 주제 선정부터 영상 선정까지 전국의 기획팀원들이 의견을 내고 토의를 통해 조율하여 기획하고 준비합니다. 물론 갈등도 있겠지요. 그러면서 아이들이 성장한다는 것이예요. 이미 고교를 졸업한 선배들은 총괄기획팀이란 이름으로 후배들을 멘토해줍니다. 기획팀원이 아니여도 모임 달의 주제에 맞춰 선정된 영상을 보며 이제껏 해보지 않았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생각할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과 소통을 해본다는 것이 새로운 경험이 됩니다.
이 활동말고 하나 더 소개하자면
<인디고 유스 북 페어> 입니다.
이것도 인디고 서원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2년에 한번 여름 방학쯤에 열리는 행사입니다.
<인디고 유스 북페어>는 글로벌 인문학 프로젝트로 제1회는 2008년에, 2회는 2010년에 그리고 올해 제3회가 열립니다. 이 행사는 기존의 상업적인 교류 및 자본 중심의 도서전이 아니라 세계의 창조적 실천가들과 함께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행사랍니다.
저의 아이는 2010년 제2회 행사에 참가했는데 주제가 “가치를 다시 묻다” 였지요. 5일간에 걸쳐 인디고 서원이 있는 부산에서 행사가 진행되었고, ‘인디고 유스 북페어 프로젝트팀’의 청년들이 2년의 준비기간을 통해 세계 6대륙의 실천가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여 이 행사에 초대하여 오신 분들이 북페어 기간 동안 강연, 포럼, 심포지움, 공연을 통해 청소년들과 만나게 된답니다.
딸아이는 5일간 부산에 머물 곳이 없기에 1박2일의 일정으로 전국의 정세청세 청소년을 만날 수 있는 시간대와 아이가 가장 만나고 싶어 하던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의 저자이자 환경운동가 ‘로렌스 앤서니’의 강연을 듣기 위해 신청하고 참가하게 되었지요.
로렌스 앤서니의 강연은 마지막날 마지막 시간이였는데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어요. 아이를 그곳까지 데려다주고 저는 아이를 근처 커피숍에서 기다리기 위해 돌아서는데 순간 엄청난 감동이 밀려왔답니다. 로렌스 앤서니의 강연주제인 ‘공동선을 향하여’를 듣기위해 강연장 안으로 들어가려고 길게 줄로 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아이들의 모습!
아~ 어떻게 그 감동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요.
그저 늘 동네에서 학교와 집 그리고 학원을 오가던 아이들의 힘없는 눈빛이 아니라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열정이 넘치는 아이들의 반짝거리던 눈빛에 순간 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답니다. 강연이 끝나고 서울행 KTX를 타고 가는 내내 저와 딸은 두 손을 꼭 잡고 북페어를 통해 만나고 듣고, 보았던 사람들과 만남의 감동을 서로 나누었답니다.
이 좋은 행사의 참가비도 무료입니다. 물론 부산 지역 외 참가자들은 교통비나 숙박비가 들겠지만 … 이 <인디고 유스 북페어>가 올해 열립니다. 저의 아이는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 어떤 분들이 초청되어 오실지는 모르지만 세계적 석학들(노엄 촘스키, 얼마전 작고한 하워드진, 브라이언 파머등)과의 인터뷰도 진행한 프로젝트팀 청년들을 믿기에 이번에도 멋진 행사가 될 것을 기대하는 것이겠죠.
사실 올해 열리는 <인디고 유스 북페어>가 걱정입니다. 그동안 북페어 행사의 후원을 부산상호저축은행에서 해주었는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으로 인해 후원이 끊겼고 다른 후원업체를 찾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기업들이 좀 냉담하다고 해요. 청소년들을 위해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과 행사를 진행하는 거의 유일한 청소년 인문학 토대가 여기서 꺽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인디고 유스 북페어> 2010년 행사 웹 사이트
http://www.indigoyouthbookfair.net/korean/main/main.html
글이 너무 길어졌어요. 17살 딸이 제게 가장 감사해 하는 활동이라 소개했습니다.
도움 되셨음 좋겠네요.
첫댓글 로사님의 글을 읽으며 왜 제가 기대가 돼죠? 좋은 내용이예요. 분명 따님에겐 청소년기의 터닝포인트일 것 같아요.
제 카페에 옮겨도 되겠지요? 전국 회원인데 서울자료만 올려서 죄송했거든요.
그런데 초등학생도 참여 가능한가요? 6학년 스터디모임 아이들을 참석시키고 싶네요.
참가대상은 14세부터 19세까지예요. 중학생 나이대부터 가능해요. 많은 아이들이 함께 한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했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다양한 환경의 다양한 나이대의 아이들이 공감하고 소통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두근 거린답니다. ^^
내성적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생각이 깊은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런 아이들이 좋은 기회를 만나면 숨겨왔던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게 되지요.. 좋은 소개 감사합니다. ^^
학생들이 정한 주제가 넘 멋지네요~~~
나를 고발한다, 내 삶의 존재방식 : 교육, 말할 수 없는 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불의를 직시하는 법
하나같이 책제목처럼 멋진 주제들이네요~ 깊이 생각하고 말하고, 다른 이의 생각을 들을 줄 아는 사람이 될 것 같네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2.03.26 21:34
잘 봤습니다 주위 청소년들에게 꼭 소개해줘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