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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는 28일 오후 창원교육청에서 교복공동구매 관계자 간담회를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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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윤성효 |
| "공동구매를 위해 입학생들에게 교복 입는 시기를 5월로 늦춘다고 했더니 신변 위협까지 받았다."(경남교육청 장학사)
"교복공동구매를 하기 위해서는 몸길이를 재야하는데 교장은 장소를 내줄 수 없다고 하더라."(교복공동구매 추진위원장)
"학생들의 체형과 선호도가 다르기에 공동구매를 할 경우 불만이 가중되고 민원이 발생하게 된다"(교복업체 대표)
"브랜드업체의 옷을 입지 않아 왕따를 당하거나 친구한테 돈을 빌려 교복을 사는 친구도 있다."(고등학생)
"교복 공동구매 활성화를 위한 관계자 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다.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지부장 한중권)는 28일 오후 창원교육청 대회의실에서 학부모와 교사, 학생, 장학사, 중·대형 교복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
교복 공동구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가는 속에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던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은 "최근 교육위원회에서 교복 공동구매 이야기가 나와 교육감한테 물었더니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더라. 공동구매를 위해서는 교육청에서 자료집을 만들어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란 "공동구매, 제도적으로 자리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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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란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 정책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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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윤성효 | 발제를 한 정혜란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 정책실장은 "그동안 공동구매운동이 학부모들과 일부 교사들에 의해 펼쳐졌으나 확산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업체선정에 따른 비리 차단을 목적으로 학교의 개입을 막았던 것이 오히려 공동구매운동을 제도적으로 자리 잡게 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정책실장은 "당연히 학교에서 주도해야 할 일인데도 불구하고 관계자는 이런 제도를 핑계로 공동구매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비리가 염려된다면 투명함과 원칙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우선해야 함에도 그러한 원칙만 고수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공동구매의 현실을 설명한 정 정책실장은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공동구매를 적극 지원하라고 지침을 내리고 있음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하지만 지침일 뿐 현실적으로 학교 당국이 적극 지원하지 않는 한 공동구매가 학부모들의 손에서만 이뤄질 경우 지속적으로 이뤄지는데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공동구매의 장애물과 대안을 함께 제시했다. 정 정책실장은 "비리 문제에 대한 의심"과 "학부모들이 계속 시간을 낼 수 없는 점", "학생들의 취향을 무시하기 어려운 점", "정보 등에 있어 중소업체는 대형업체와 경쟁이 안되는 점" 등을 장애물로 거론했다.
정 정책실장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과 "학교운영위원회 안에 소위원회를 구성할 것", "다른 나라 경우처럼 교복은 광고를 하지 못하게 할 것",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지속적인 뒷받침", "강력한 반품조치" 등을 제시했다.
정 정책실장은 "교복 시장의 90%를 점유할 만큼 학생들의 유명 브랜드 선호도는 높다"면서 "한 학교 당 4~5개 업체가 교복을 판매하게 되는 현재의 시장 시스템에서는 자연히 학생수보다 많은 교복이 중복해서 생산되고, 업체마다 손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판매경쟁을 위한 갖은 방법을 동원하는데 거기에 드는 비용까지 더해 교복 값은 높다"고 말했다.
대형업체 측 "공동구매할 경우 학생 불만 가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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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희 봉림중 교복공동구매추진위원장과 김용호 엘리트 부산경남총판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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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윤성효 |
| 배경희 창원 봉림중 교복공동구매 추진위원장은 "학교에서 공동구매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교복 값이 비싸진다"고 말했다. 봉림중학교는 학교에서 공동구매를 인정하지 않아 신입생 학부모들이 올해 처음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했다. 학교에서 장소를 제공해 주지 않아 마을도서관에서 입찰을 하기도 했다.
배 위원장은 "중학교에 진학할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40%가 참여 의사를 보였다. 이를 근거로 봉림중 교장을 찾아가 몸길이를 재기 위해 장소 협조를 요청했더니 거절했고,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띄워주는 것만 해주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업체에서는 학교 밖에서 입찰을 하기에 불법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억지 주장이다. 학교에서 장소를 빌려주지 않겠다고 해서 바깥에서 한 것"이라며 "업체측에서 설문조사를 한 초등학교에 가서 항의하고, 중학교 교장까지 찾아가서 따졌는데 그런 행위는 모두 공동구매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호 엘리트 부산경남총판 대표는 "얼마전 교복 한 벌 값이 70만원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그런 가격은 서울지역 7개 특목고(56~70만원)만 해당된다. 지방은 서울보다 싼데 18만5000원에서 25만원선이다"고 말했다.
교복업계의 4개 대형업체를 대표해서 김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 나왔다. 김 대표는 "일반업체(중소업체)에서 브랜드업체가 폭리를 취한다면서 시민단체를 찾아다니며 말하면서부터 공동구매 이야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학생들의 체형과 선호도가 다르기에 공동구매를 할 경우 불만이 가중되고 민원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기성세대에서 과거 기준으로 교복을 바라는 것이 문제다. 교복값은 낮춰야 한다는 인식이 문제다. 그러나 학생들의 입장은 입고 싶어 하는 옷이 따로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싼 맛에 공동구매를 했더라도 2~3만원을 주고서 수선을 하게 된다. 책임소재가 불분명한데 학부모들이 학교에 불만을 나타내면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책임을 전가한다. 학교운영위원회도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학생 "교복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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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규 경남학생복협의회 회장과 조아임 마산 합포고 학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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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윤성효 |
| 황병규 경남학생복협의회 회장은 "봉림중 공동구매 등과 관련해 최근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까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데, 우리 입장에서 볼 때는 억울하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중소업체를 대표에서 간담회에 참석했다.
황 회장은 "교육위원회나 교육청에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관련 기관에서 기획과 정책을 잘해야 한다"면서 "공동구매를 하더라도 정확한 사양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조아임(마산 합포고 2년)양은 학생 입장에서 공동구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양은 중학교 때는 공동구매를 했는데 고등학교에서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양은 "교복값이 20만원선인데 신입생이 되면 그렇지 않아도 학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담이 되고 부모님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양은 "친구 중에는 교복값이 10만원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20만원선이 되어 난감해 했다. 부모가 없는 친구였는데 교복을 사기 위해 친구한테 돈을 빌리기도 했고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조양은 "브랜드가 아닌 중소업체에서 만든 교복을 입은 친구가 있었는데 왕따를 당했고 나중에는 울기까지 했다"면서 "공동구매가 되면 교복으로 인한 위화감 같은 것은 없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교육청 "일선 학교에 여러 차례 협조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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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갑옥 경남도교육청 장학사와 허인수 창원 문성고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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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윤성효 |
| 이갑옥 경남도교육청 장학사는 "교육감은 공동구매에 관심이 많고, 단위학교에 자율권을 보장하고 있다. 단위학교에 공동구매 요청 시 공고문을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하고 장소 협조도 하라고 여러 차례 공문을 보냈다. 학부모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학사는 "자료집을 만들기 위해 교육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자문을 구해봤다. 교육부에서는 조만간 국회에서 관련 법률이 마련된다고 했으며, 그 때 가서 교육부 차원에서 자료집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충남교육청에서 최근 자료집을 만들었다. 이 장학사는 "충남교육청에 물어보니, 54쪽에 사례 중심으로 자료집을 만들었는데 배포하다가 중단했다고 하더라. 업체측에서 반발이 컸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이 장학사는 "교육청에서는 교육청마다 '교복 물려주기 은행'을 설치하도록 했다"면서 "공동구매에 있어 업체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학교장들 고충이 많다"고 덧붙였다.
경남교육청은 올해 신입생에 한해 5월부터 교복을 입도록 했으며, 이는 공동구매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이 장학사는 "5월부터 교복을 입어도 좋다고 했더니, 신변 위협을 느낄 정도로 협박을 받았다. 두 달 동안 사복값을 주겠느냐는 말도 나왔다. 너무 전화를 많이 받아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허인수 창원 문성고 교사는 학교에서 느끼는 애로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문성고는 올해까지 6년째 공동구매를 해오고 있으며, 허 교사는 학생부장으로 실무를 맡아 하기도 했다. 문성고는 교복 한 벌에 11만원선에서 공동구매하는데, 허 교사는 6년간 총 수억원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진학하고자 하는 고교를 정하는 기준이 머리카락 길이와 교복이다. 얼마전 포털사이트 지식검색창을 보니 중3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 대해 물어보면서, '머리카락 길이가 어떠냐' '교복 모양이 어떠냐'고 묻는다"고 허 교사는 소개했다.
허 교사는 "공동구매를 할 경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교사와 학부모가 학생을 이길 수 없다. 학년 초에는 교사들도 학생을 설득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정보제공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동구매를 할 경우 학교의 업무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교육청에서 지원센터를 만들어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 사실 신입생 부모들은 공동구매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잘 모른다. 지원센터가 있다면 훨씬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