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라면 봄바람이 불고요
낭군님이 오실라며는 총각낭군이 오세요
날따라오게 날따라오게 날만따라오게
잔솔밭 중허리로 날따라 오게
봄볕이 좋아서 개구장가에 갔더니
총각낭군 통사정에 물지개를 비었네
꿀보다 더 단것은 진가루설탕이요
초보다 더 신것은 큰아기허리라네
나 시집간다고 통사정을 말고
시집가는드로 달머슴을 오게
버선볼을 못 받는다고 날가라고 하더니
당신은 또바리고이에 밥어니가 되었소
앞 남산 딱따구리는 생 구멍도 뚫는데
우리집의 저 멍텅구리는 뚫어진 구멍도 못 뚫네
울타리를 다 꺽으면 나오신다더니
행랑채를 다 헐어제쳐도 소식이 없네
잘사는 시집살이를 못살게 해 놓고
뒷 감당 못할 그대가 왜 가자고 하나
수수밭 삼밭을 다 지내 놓고서
빤빤한 잔디밫에서 왜 이렇게 조르나
요놈의 총각아 내 손목을 놓아라
저 건너 간난 어버지 건너다 본다
아우라지 건너갈때는 아우라지더니
가물재 넘어갈때는 가물감실 하네
자동차 뒷바퀴에 곤달걀을 부치라면 부쳤지
당신같은 남아에게 말붙일수 있나
정선읍내 일백오십호 몽땅 잠들여 놓고
임호장네 맏느리 데리고 성마령을 넘자
새로한시에 오라고 우데마끼를 줬더니 (우데마끼: 손목시계)
일이삼사를 모르고 열두시에 왔네
시어머니 산소를 개구리 봉에다 쎴더니
옆구리만 찔러도 해딱자빠지네
심심산골의 참매미는 말거미줄이 원수요
우리 둘의 원수는 본가장이 원수다
우리집 시어머니는 왜 이렇게도 약빨러
울타리 맡의 개구멍을 다 틀어막았네
앞산이 덜컥 무너져 육지 평지가 되어도
당신하고 나하고는 꼭 살아보자
주먹같은 감자를 달달긁어서 통로구에다 놓고서
된호박장이 끓거든 감자 잡수러오세요
만리타국에 가신 낭군이 오늘 중에 올라나
단 속곳 가랭이에 누기가 채이네
돈 닷돈 벌라고 콩밭골에 갔는데
물 명주 단속곳에 흙칠만 했네
출처: 정선아리랑전수회 원문보기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