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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 호룡곡산(244m)
큰무리~국사봉~재빼기~호룡곡산~샘꾸미 코스 답사
김포평야와 갯벌을 가로지른 8차선 인천 신공항 고속도로는 오가는 차들이 많지 않을 뿐더러 주변이 한적해서 마치 미국의 대평원을 달리는 듯 하다. 멀리 대평원 지평선 너머로 반짝이는 여객기들이 늘어선 인천신공항에 거의 다다를 무렵 무의, 용유로 가는 샛길로 접어든다. 바다 건너에서 보아도 꽤나 높직한 산들이 있는 섬, 무의도는 영종도 신공항 서쪽 끝에 있다.
상전벽해라는 말이 있다. 세월이 흘러 세상이 온통 바뀌어서 가꿔오던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는 말인데, 인천신공항이 들어선 영종도와 용유도는 반대로 섬 사이 바다를 메꿔 비행장을 만들만큼 너른 땅을 만들어 비행장을 닦았으니 '벽해상전' 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동북아시아의 중심 공항으로 그 역할을 다할 인천신공항은 영종도와 용유도, 그리고 그 사이 작은 섬인 신불도와 삼목도를 연결하는 총연장 17.3km의 방조제를 쌓아 조성한 1,700만 평의 부지에 건설됐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8배나 된다. 반 인공섬인 영종도 바로 코앞에 있는 무의도에는 서해의 알프스라 불리는 호룡곡산(244m)과 국사봉(230m)이 있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경기도 인천시 중구 무의도동에 속하는 무의도는 섬 모양이 춤추는 무희의 옷자락 같다하여 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 온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오갔던 무의도는 영종도 서남쪽 끝머리 잠진 선착장에서 페리호를 타면 5분이면 건너간다.
멀디먼 무의도가 이제는 인천과 서울의 등산인들에게는 안방의 산이 됐다. 바다가 그리운 여름철 바다 내새도 맡을 겸 호룡곡산에 오르면 답답하던 가슴이 후련해진다.
지난 6월 12일 성남의 마운틴산악회(회장 한영석, 031-742-8848) 회원 90명은 화요 정기산행지로 호룡곡산을 다녀왔다. 산행도 하고 인천 신공항 구경도 겸한 호룡곡산 산행은 의외로 회원들로부터 좋았다는 평을 받았다. 회원들은 하산 후 하나개해수욕장에서 1시간30분 동안 신을 벗고 갯벌에 들어가 조개를 캐거나 백사장을 거닐며 오래간만에 피서를 온 듯 바닷바람을 맘껏 쐬면서 3시간 동안 산에서 쌓였던 피로를 말끔히 씻었다.
모든 섬 산행이 그러하듯 섬 산행의 멋은 산릉에 올라서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바다와 해안을 내려다보는 데 있다. 국사봉은 옛부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터로 알려져 있다. 1957년에는 산꼭대기에서 금동불상과 수백 개의 토우가 출토됐다. 이러한 국사봉이 그동안 이름없이 지내오다가 1995년 산이름찾아주기동호회가 국사봉이라 정식으로 이름을 붙여주면서 이름을 갖게 됐다.
국사봉 남쪽 기슭에는 오래된 절터가 남아 있다. 유서 깊은 국사봉이나 호룡곡산에 오르면 바다 건너 동쪽으로 인천시가지가 보인다. 북쪽으로는 뜨고 내리는 항공기들의 소음이 끊이지 않는 인천 신공항의 분주한 모습이 내려다보인다. 해무가 끼지 않는 맑은 날이면 북녘 땅 연백평야와 더 멀리 장산곶이 보인다고 한다.
산 치고 높이가 이백 몇 미터라면 동네 뒷산 정도로 알지만, 섬산들은 해발 0m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산을 오르는 데 에누리가 없다. 욱지의 400~500m쯤 되는 산을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힘이 든다. 국사봉이나 호룡곡산도 마찬가지다. 야트막한 산이라고 깔보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한여름에는 땀께나 흘려야 오를 수 있다.
게다가 산의 생김새가 평범한 육산이 아니라 아기자기한 돌산이다. 바위 틈을 비집고 오르내리는 산길과 중간 중간에 늘어선 너럭바위, 마당바위, 부처바위, 호랑이바위 등 크고 작은 기암들이 등산인들의 발길을 머무르게 한다. 그런가 하면 능선 곳곳에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보내는 멋진 바위 조망대와 쉼터가 있어 4시간 동안의 산행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섬에 가면 누구나 섬 주인이 된다. 무인도에 가면 섬에 머무르고 있는 동안만큼은 확실한 섬 주인이 된다. 섬에서 제일 높은 산에 올라 사방을 내려다본다. 섬 전체를 돈을 주고 산 것처럼, 섬을 정복한 것처럼 가슴이 뿌듯해진다. 호룡곡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무의도는 한편 먼 이국처럼 느껴진다. 먼 바다는 아니지만 육지와 떨어져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이런 기분을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무의도에만 가도 얼마든지 만끽할 수 있다.
서울서 2시간, 인천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무의도 산행의 또 다른 재미는 오가면서 인천신공항의 명물인 길이 4,420m의 영종대교와 지상 4층, 연면적 15만 평에 3,300대의 승용차를 비롯해 순환버스 등 5,000대의 차량들이 드나들 수 있는 거대한 돔 모양의 여객터미널 등 인천신공항의 안팎을 잠시나마 둘러보는 것이다.
그뿐인가. 바다를 끼고 일직선으로 뻗은 방파제를 달리는 쾌감과, 카페리를 타고 섬을 오가거나 바다를 가로지르는 연륙교를 걷는 멋은 다른 산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흥미거리다. 무의도 산행이 인기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름철에는 주말이면 3,4천명의 피서객들이 무의도의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해수욕장을 찾는다. 울창한 소나무숲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 경관을 탐내서 얼마 전부터 하나개해수욕장을 끼고 호룡곡산 서쪽 기슭에 바다를 낀 골프장을 건설할 계획이 세워졌다고 한다. 주민들은 생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골프장 건설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무의도는 현재까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으나 골프장이 들어서면 호룡곡산의 한쪽이 뭉텅 잘려 나갈 판이다.
*산행길잡이
국사봉~호룡곡산 종주 산행은 큰무리 마을에서 곧바로 시작한다. 작은하나개로 가는 마을 갈로 접어들어 100년 이상 나이를 먹었을 은행나무가 있는 밭 사이로 올라간다. 국사봉을 오른 다음 능선을 타고 구름다리가 있는 재빼기고개로 내려선다.
구름다리를 지나 호룡곡산을 오른 다음 샘꾸미 마을로 내려가는 총연장 5.3km의 종주 코스를 흔히들 다녀온다. 승용차를 가지고 간다면 하산지점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지점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 그래서 하나개를 중심으로 하는 원점회귀산행을 권하고 싶다.
차를 하나개해수욕장 주차장에 세워두고 하나개해수욕장 남쪽 끝에서 해안 절벽 위로 난 등산로를 따라 가다가 능선길이나 계곡길을 따라 호룡곡산을 오른 다음 재빼기로 내려 갔다가 국사봉을 오른 다음 중간에 실미해수욕장으로 가는 능선 등산길로 접어든다.
큰무리에서 작은하나개로 넘어가는 콘크리트 고갯길로 내려섰다가 작은하나개로 가서 해안을 따라 하나개해수욕장으로 되돌아 나오는 원점회귀산행이 또한 가능하다.
등산로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있어 길을 잘 안내한다. 하나개 원점회귀 산행 코스 가운데 작은하나개로 내려와 해수욕장으로 돌아올 때 밀물 때는 갯바위를 지나와야 한다.
*찾아가는 길
영종도에 인천신공항이 들어서고 나서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서해의 섬이었던 무의도는 서울이나 인천의 생활권에 완전히 포함됐다. 인천에서 승용차로 무의도를 찾아갈 경우, 월미도나 서인천 율도 인천국제공항 선착장에서 카페리를 타고 영종도 구읍 선착장에서 내린다. 여기서 해안도로를 따라 용유도~거진포~잠진도 선착장까지 간다.
잠진도 선착장에서는 무의도행 카페리호가 수시로 다닌다(07:30~19:30). 서울에서 갈 경우 공항 고속도로를 탄다. 영종대교를 지나 신공항 화물터미널 나들목을 지나 무의도, 용유도행 갈림길로 들어서서 을왕리쪽으로 가다가 좌회전하여 거진포로 간다. 거진포와 무의도행 선착장이 있는 잠진도는 연륙교로 이어져 있다.
일반 버스로 무의도를 찾아갈 경우 영종도 구읍 선착장에서 을왕리행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거진포 입구에서 내려 잠진도 산착장까지 걸어간다. 1km쯤 걸어야 한다. 요금은 1,200원. 서울서 신공항 가는 직행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공항 12번 승강장에 내려 을왕리행 시내버스를 탄다. 덕교동 거진포 입구까지 요금은 1,200원. 승용차를 가지고 무의도를 갈 경우 잠진도~무의도 카페리호의 승선 요금은 왕복 20,000원, 신공항 톨게이트비 왕복 12,000원을 포함하면 32,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든다. 인천서도 월미도나 서인천 국제공항 선착장 카페리호 왕복요금 9,000원을 포함하면 29,000원이 든다.
무의도 섬 산행은 수시로 오가는 일반 대중 교통을 이용해도 불편할 것이 없다. 무의도행 여객선은 인천 연안부두에서 평일에는 2회(오전 9시, 오후 2시), 주말에는 4회, 7,8월 성수기에는 7회 왕복 운항한다(여객선 선편 문의 032-884-3391). 무의도 도내 마을버스가 카페리선이 닿는 큰무리 선착장에서 실미해수욕장~하나개해수욕장~샘꾸미 선착장을 배 시간에 맞추어 수시로 다닌다(요금 1,000원).
*가볼 만한 곳
하나개헤수욕장,실미해수욕장
무의도 서쪽 해안에는 고운 은빛 모래가 깔린 십리 백사장이 두 군데 있다. 한곳은 썰물이면 건너다닐 수 있는 실미도의 실미해수욕장과 해안 양옆으로 기암괴석이 늘어선 하나개해수욕장이다. 두 곳 다 바위산인 호룡곡산 이나 국사봉 기슭에 자리잡고 있어 산과 어우러진 백사장과 갯벌은 다른 섬에서는 볼 수 없는 무의도만의 먹진 풍경이다.
산해을 마친 다음 호룡곡산과 국사봉을 올려다보면서 배낭을 벗어 놓고 갯벌에서 조개를 캐기도 하고 수평선 너머로 지는 해를 보면서 산행의 피로를 씻을 수 있다. 하나개해수욕장에는 350개의 방갈로를 소나무 숲속에 만들어 놓았다. 인천, 서울서 가까운 해수욕장이어서 여름철만 아니라 봄, 가을, 겨울 구애 없이 찾는 사계절 휴양지로 알려졌다.
두 곳 다 입장료 2,000원을 받는다. 하나개해수욕장 032-889-5588, 실미해수욕장 032-889-3636.
*필자: 李五峰(월간조선 사진팀장, 홍익대 조형대학 겸임교수).
참고: 월간<산> 2001년 7월호
산행도 하고 해수욕도 하고
호룡곡산(虎龍谷山)-. 이름으로 보아서는 중국 무술영화에 나올 듯한 거창한 산 같지만, 실은 인천 연안부두 여객선터미널에서 서남쪽으로 20km 가량 떨어진 무의도의 최고봉인 244m의 야트막한 산이다. 하지만 이 산은 바닷가에서 산행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의 높이보다 훨씬 높게 느껴질 뿐 아니라 주위에 유명 해수욕장이 두군데나 있어 피서산행지의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피서철이 다가오자 330만평의 이 무의도에 세인의 관심이 부쩍 쏠리고 있다. 이유는 호룡곡산이 산세가 아기자기하여 수도권의 당일치기 산행지로 적합할 뿐만 아니라 서해의 크고 작은 섬과 탁 트인 바다를 즐기는 선박여행의 묘미가 있기 때문이다.
95년 6월 8일 인천광역시 땅이름연구회장 이형석씨와 이사 윤홍수씨, 인천 새얼문화재단 정공훈씨 등 5명의 취재팀은 연안부두 여객선터미널에서 원광해운의 오전 9시30분 발 무의도행 관광8호를 탔다.
무의도는 대무의도, 소무의도, 실미도 등 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의도라 불리는 대무의도 한가운데는 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5km의 포장도로가 닦여 있다. 무의도행 배편은 짝수일에는 무의도의 대무의선착장에 기항하고 홀수일에는 소무의선착장에 기항한다. 그러므로 짝수일에는 대무의선착장에서 가까운 국사봉(236m)에 먼저 올랐다가 호룡곡산을 경유해 샘꾸미마을로 하산해야 하고, 홀수일에는 먼저 호룡곡산 정상을 밟고 국사봉을 거쳐 대무의선착장으로 하산해야 한다.
연안부두를 떠난 지 30분 가량 되자 팔미도가 나타났으며 1시간 후에는 무의도의 윤곽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긴 섬 왼쪽으로는 호룡곡산, 오른쪽으로는 국사봉이 보였다.
"무의도의 생김새가 여인이 추추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것이 아니라 무리를 한문으로 표기할 때 무의가 된 것으로 봅니다. 호룡곡산에는 원래 호랑이와 용이 같이 살았었는데 호랑이가 사람을 자주 해쳐 산신령이 지팡이로 호랑이를 때렸더니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무의도에 관한 이형석씨의 설명이다.
11시. 대무의선착장 앞에 도착했는데 접안시설이 좋지 않아 직접 선착장에 배가 닿지 못해 종선으로 갈아탔다. 선착장에 첫 발을 내디디자 섬 특유의 갯내가 코를 찌른다. 대무의선착장에 도착했으므로 산행은 자연 국사봉부터 시작했다.
선착장에서 300m 정도 걸으면 길 오른쪽으로 키가 큰 향나무가 보인다. 이 향나무 앞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공터가 나오는데, 이 지점이 국사봉 산행기점이다. 국사봉에서 호룡곡산으로 이어지는 8km의 등산로는 무의도 출신의 인천 유일수산 대표 차석교씨가 40여년 전 주민들이 산에 나무하러 다녔던 길을 정비한 것이다.
11시 15분. 공터를 지나 국사봉 기슭으로 드니 갈림길이 나온다. 국사봉으로 가는 길은 오른쪽 길이다. 오른쪽길로 접어들자 등산로가 제법 넓었다. 그러나 넓은 길은 15분만에 끝나고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한 등산로가 나타났다. 등산로 주변에는 큰 나무들이 없어서 그늘이 지지 않았기 때문에 무척 더웠다.
좁은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니 오른쪽(서쪽)으로 하나께해수욕장의 백사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동안 교통이 불편해서 사람들이 찾지 않아 자연상태가 그대로 남아 있는 해수욕장이다. 백사장의 길이는 1.5km이며, 모래의 질은 서해안 해수욕장 중에서 으뜸이라고 한다.
좁은 등산로로 들어선 지 20여분 되자 바위가 자주 나타나더니 11시 45분에는 북쪽의 큰무리해수욕장과 용유도를 잘 살필 수 있는 바위지대에 도착했다.
"큰무리해수욕장은 옆에 실미도가 있으므로 실미해수욕장이라고도 합니다. 백사장의 길이는 1km 이고 주변에 소나무숲이 있고 선착장이 가까워서 해수욕장으로서의 구비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 이 무의도에 일반인의 관심이 쏠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에 건설되는 영종국제공항의 배후도시로 무의도와 용유도가 거론되기 때문입니다. 무의도가 영종국제공항의 배후도시가 되면 무의도의 해수욕장과 호룡곡산은 명소가 될 것입니다."
일행은 정공훈씨의 설명을 듣고 국사봉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위지대를 지나자 키가 큰 나무들이 많기 때문에 그늘이 져서 걷기에 편했다. 삼거리를 통과하자 왼쪽(동쪽)으로 개안마을이 보였다. 수풀이 무성해서 방향이 헷갈린 만한 지점에는 어김없이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정오가 지나자 정상이 빤히 보였다. 이 지점에서는 어느쪽을 바라보아도 전부 망망한 바다여서 제법 절해의 고도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자시 바다를 바라보다가 다시 국사봉 정상쪽으로 갔다.
12시 10분. 국사봉 정상에 서자 호룡곡산과 개안마을에서 하나께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이 한 눈에 들어왔다. 국사봉에서 내려온 사람은 호룡곡산으로 가지 않고 이 도로를 통해 하나께해수욕장으로 직접 갈 수도 있다.
하산길에 들어선 취재팀의 발길은 호룡곡산이 잘 보이는 지점에 다시 멈췄다. 해면으로 산자락이 떨어진 장면은 내륙의 산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한 경치였다. 바다 경치를 살피는 순간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식혀 주었다.
개안마을이나 하나께해수욕장으로 내려가는 국사봉 하산길은 여태까지의 등산로와는 달리 경사가 심한 바윗길이다. 등산로 주변에는 찔레꽃이 피어 있었다. 20분 정도 내려가니 배트민턴장과 도로가 나타난다. 이 사거리에서 호룡곡산으로 가려면 배트민턴장이라고 쓰인 팻말 앞으로 트인 소로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호룡곡산 입구에서 쉬고 있던 취재팀은 개안마을 주민 김창룡씨를 만났다.
"이 지점에서 하나께해수욕장까지도 15분, 개안마을도 15분 가량 걸립니다. 무의도의 해수욕장은 그동안 이 지역을 잘 아는 일부 인천시민들만 이용해왔기 때문에 오염이 안된 해수욕장이라서 자랑할 만합니다."
12시 50분. 일행은 호룡곡산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로를 따라 들어가니 연못이 나온다. 이 연못 근처에도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정상으로 이어진 산길은 연못을 끼고 걷는 길이므로 연못 입구를 조금 지나 왼쪽으로 꺾어야 한다.
왼쪽 길로 접어드니 좁은 등산로가 나타났다. 이 구간도 큰 나무가 없어 그늘이 없어서 무더웠지만 뻐꾹새 등 각종 산새들의 소리가 여기 저기에서 들려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다.
오후 1시 10분. 능선에 올랐다. 무덤을 지나 계속 걸으니 왼쪽으로 소무의도가 보인다. 섬 주위에는 작은 어선들이 떠 있다. 1시 35분. 삼거리에 닿자 일행의 걸음이 누구랄 것 없이 자동적으로 멈췄다. 왼쪽(동쪽) 길로 샘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왼쪽 길로 50m 정도 들어가니 암벽 밑에서 샘이 솟고 있었다. 샘 주위는 잡목숲이어서 시원했다.
일행은 샘 앞에서 간식을 먹은 후 1시 48분부터 다시 산행에 들어갔다. 7분 후에 도착한 정상은 국사봉과는 달리 바위지대여서 제법 정상에 오른 기분이 났다. 정상에 서자 소무의도가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소무의도 집들이 마치 장난감처럼 보이고, 오래간만에 섬을 찾으니 인천 연안이 망망대해같은 기분이 듭니다." 윤홍수씨는 이같이 말하고 껄껄 웃었다.
호룡곡산 정상에 서면 샘꾸미마을로 가는 등산로가 한 눈에 들어온다. 2시 5분부터 하산에 들어갔다. 등산로 주변에는 기암괴석들이 제법 많다. 정상을 떠난 지 10분 정도 되자 암릉을 통과하는 구간이 나타나 비록 낮은 산이라도 '갖출 것은 갖추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윗길을 지나니 이번에는 오솔길이 나타나 '이제 선착장이 가까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가 무섭게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나온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지나니 민가가 보이면서 길이 순해지기 시작하더니 갈림길이 나왔다. 오른쪽 길은 양식장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 길이 마을로 가는 길이다.
2시 20분. 일행은 이날 취재산행의 종착점인 샘꾸미마을 강씨가게 앞에 도착했다. 총산행거리는 8km이며, 소요시간은 3시간 가량 걸렸다.
*산행길잡이
총산행거리 8km....3시간 정도 걸려
호룡곡산 산행은 짝수날 대무의(큰무리)선착장에 내리면 국사봉~호룡곡산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산행하게 되며 홀수날 소무의선착장에 내리면 반대로 호룡곡산~국사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산행하게 된다. 두 코스 모두 3시간 정도 걸리는데, 중간지점인 도로에서 하나께해수욕장으로 갈 수 있다. 샘은 호룡곡산 정상 부근에 있다.
이 산은 등산로는 좁지만 남북으로 곧게 뻗어 있는 편이어서 길을 잃을 걱정은 없다. 대무의선착장에서 큰무리해수욕장까지는 도보로 20분, 대무의선착장에서 국사봉을 거쳐 하나께해수욕장까지는 1시간 30분, 소무의선착장에서 호룡곡산을 경유 하나께해수욕장까지 가는 데도 1시간 30분 가량 걸린다.
산행이나 해수욕을 마치고 다시 연안부두로 와서 부두 일대에 즐비한 해수탕을 하면 건강에 좋다. 연안부두의 해수탕은 지하 200m에서 끌어 올린 염분 섞인 물을 끓인 물을 사용하는데, 진통이나 진정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교통
연안부두~무의도= 원광해운 무의선 하루 2회 운항. 인천발 09:30, 14:30. 무의도발 11:00, 16:00. 왕복 6,500원. 배편은 가끔 변동사항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항상 전화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 원광해운 032-884-3391~3.
해수욕시즌에는 선착장과 해수욕장을 연결하는 마을버스가 운행한다. 요금 3,000원. 연안부두 해수탕 입욕료 3,000원.
*숙박
큰무리마을에는 큰무리민박(032-886-3638) 등 민박집이 많다. 개안마을에서는 오는 7월초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늘푸른농원에서 민박을 받는다. 전화 032-886-4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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