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달날
아침 일찍 재열이 아버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재열이가 지난 토요일부터 열이 나서 힘들어한다고 하네요. 코로나 검사는 음성으로 나왔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재열이에게 푹 쉬고 얼른 나으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승희와 다은이가 오전에 학교로 들어옵니다. <제18회 서울 환경영화제> 디지털 상영 관람을 미술실에서 함께 했어요. ‘토토리, 우리 둘만의 여름’이라는 노르웨이 영화인데 귀여운 두 자매가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과 대자연 속에서 인간이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는 진실, 그리고 간절히 믿는다면,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영화 속 메시지가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오후에도 <누렁이>, <퍼머컬쳐:먹고 심고 사랑하라> 등의 환경영화를 감상 했어요. 코로나가 아니면, 직접 상영관에 가서 보는 재미도 있고 했을텐데,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이렇게 오순도순 보는 재미도 있다고 생각했네요.
6월 8일. 불날
열이 떨어지면 등교한다고 했던 재열이가 좀처럼 열이 내려가지 않나 봅니다. 괜찮아졌다가도 밤이 되면 다시 올라서 힘들어한다고 하네요. 재열이가 앓이를 잘 하고 나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마음 모아봅니다.
오늘은 오후에 도서관 배움지기 모임을 하고, 팔마고 1학년 학생의 상담이 있었어요. 어머님과 함께 방문한 학생은 학교생활이 힘들어 잠시 쉼을 찾고 있는 듯 했어요. 면담을 마치고 나서 마을인생학교 교실, 작은집, 말씀과밥의집 등을 안내해드렸네요. 하루라도 서둘러 오고 싶다고 했는데, 우선 학교 담임선생님, 학생부장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절차를 진행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마을인생학교에 발걸음을 내딛는 청소년들... 더 넓고 깊은 안목과 지혜를 가져야 함을 느꼈습니다. 한님께서 그러한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두 손 모아 기도해봅니다.
6월 9일. 물날
오늘은 꼭 등교하겠다던 재열이가 결국엔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아버님 전화를 받고 걱정이 되었어요. 전화상으로는 목소리가 나쁘지 않았지만, 그래도 쉬면서 몸 잘 보살피고 3차 순례는 꼭 가겠다는 재열이가 기특하기도, 또 고맙기도 합니다.
오전에 스콜레 동무들과 아침 걷기를 하는데, 관율동무는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지나가면서 요즘 한창인 물총놀이로 스콜레 누나들에게 장난을 치네요. 그런 관율동무를 그저 예쁘게 바라봐주는 스콜레 동무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침 걷기 후에는 피아노 레슨, 인문학 수업이 이어지고, 점심 밥모심으로 바이세로세 분들께서 어머니밥상으로 칼국수를 해주셔서 맛있게 밥모심을 했어요. 비님 오시기 전, 후덥지근한 날씨에 불 앞에서 육수 내랴, 국수 삶느랴 애써주신 우리 어머니들께 감사의 마음이 절로 듭니다.
오후에는 일어, 영어 그리고 농사까지.., 하루 일정이 꽉 차 있네요. 아린이는 지난 주, 운전면허 기능시험 합격에 이어 오늘! 필기시험도 합격을 했어요! 밝은 얼굴로 돌아와서는 운동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오하이오, 제인과 함께 농구를 합니다. 처음엔 둘, 셋만 보이더니 이내 천지인, 초등 6학년 동무까지 함께 어울려 농구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저녁 밥모심 이후에 승희, 다은네 가족 함께 모시고 면담의 시간이 있었어요. 오랜만에 뵙는 승희, 다은 가족과 동무들의 대부.대모님까지 함께 자리를 하니, 마을인생학교 교실이 가득 차네요. 승희와 다은이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는 시간이었고, 부모님들 느낌과 의견도 들을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2주 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남을 갖기로 하고 귀한 시간을 마쳤습니다. 삼남매맘께서 손수 만들어오신 손수건을 선물로 주셔서 감동으로 마무리 했네요.
6월 10일. 나무날
아침 걷기 하는데, 오늘은 땀이 주륵주륵.. 관율동무도 오늘따라 더 다리 아프다고 업어달라고 하네요.
오전 할아버지 마음공부 시간. 천지인 동무들, 어른 동무들, 마을인생학교 동무들까지.. 교실이 가득 차고 할아버지 말씀을 잘 새겨듣는 동무들..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풍경소리방에서는 바이세로세의 책모임이 오전9시 반부터 오후 4시까지... 쭉 이어집니다. 존 러스킨의 <나중에 온 이사람에게도>를 다 읽고, 오늘은 다시 정주행으로 읽는 날이라지요. 지난 <향모를 땋으며> 1박 2일 정주행의 경험이 모두에게 의미 있고 좋은 기억으로 남아 앞으로 책 한 권을 다 읽고나면 이렇게 정주행을 해보자고 했다고 하네요. 멋있는 도반들입니다.
스콜레 동무들은 오후에 야옹과 일어, 영어 수업 함께하고 신난다와 퍼머컬쳐의 시간을 갖습니다. 신난다와 스콜레 동무들과는 이모, 조카? 언니, 동생? 같은 느낌이예요. 편하고 친근감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내일 있을 단오행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는 것 같아요. 스콜레 동무들이 장명루 만드는 것을 함께 돕기로 했네요.
나무날 저녁 7시에는 마을인생학교 공부모임이 있는 날. 언연, 간송, 신난다, 댕댕이, 두더지, 빛나는, 그리고 바이세로세 정주행으로 피곤하셨을텐데 집에 가셨다가 다시 발걸음 하신 푸른솔까지... 함께 모여 청년의 이야기에 대해, 그리고 프란체스코 교황의 <예언하는 젊은이들과 꿈꾸는 늙은이들>의 한 부분을 함께 읽으며 서로의 느낌과 생각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어요. 마을인생학교의 철학과 삶. 지혜와 꿈을 발견하는 일에 대해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고민하고 지혜를 모으는 자리게 되기를 바라며..., 다음 모임에서는 ‘가슴교육’에 대한 자료를 각자 찾아보고 준비해오자고 하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두더지께서 말씀하신 ‘지혜의 진실’, ‘진리의 지혜’를 잘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네요.
6월 11일. 쇠의날
음력 5월 5일은 수릿날 단오라
모내기를 하였으니 풍년이 되어라
높은 하늘 기름진 땅 풍년이 되어라
수리취떡 쑥떡 먹자 창포에 머리감자
대추나무 시집 보내자
그네 뛰고 활 쏘고 으라차차 씨름하고
즐거운 단오일세. 얼쑤!
오늘은 사랑어린사람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단오행사를 합니다. 오전에는 모둠을 나누어 부채 만들기, 장명루 만들기, 부적 그리기, 창포물에 머리감기를 했어요. 아이짱 꼬꼬마부터 장로님 내외 어르신 분들까지..함께 어울려 놀며 웃는 모습이 참 ‘사랑어린마을답다’는 생각이 들게 했어요. 점심 밥모심으로 맛난 비빔밥까지... 어머니들의 손길이 역시나 저희의 몸과 마음을 채워주고 든든하게 해주네요.
오후에는 팔씨름을~ 비가 오지 않았다면 새로 생긴 모래놀이터에서 신나게 씨름을 했을텐데...! 아쉽기는 했지만, 씨름은 언제 또 할 날이 있겠죠!
신나게 한 판 놀고나서 마을인생학교 동무들과 가족회의 간단히 한 후에 공간 정리, 청소를 합니다. 주말 잘 쉬고 다음주에도 잘 살아보자고 하였네요.
하루하루, 이렇게 사랑어린사람들과 함께 하나의 선을 이어가는 마음으로 잘 살 수 있어서 고맙고 저에게도 고마운 날들입니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살아가는 제가 마음에 들어요. 삶이 사람이고, 사랑이고, 살아냄이고... 그런것들이라면, 저는 제 삶이 참 좋네요.
당신이 계셔 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 연금술사입니다.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