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어느 신문에서 감동으로 다가온 기사를 읽었다.한국이 감사할 줄 아는 나라인것을 몇가지 예로 들면서
은혜를 갚을 줄 아는 그 마음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독자들에게 알려주었다. 우리가 겪었던 어려운 시절,
6.25 참전 용사들과 우리나라에서 활동했던 평화봉사단원들은 우리가 그들의 고마움을 잊지않고 있는 것에
또 고마워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통해 구해준 프랑스로 부터 고맙다는
말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 교민 사회와 기업과 정부의 활동을 통해 그 감사를
꾸준히 표현해 주고 있음에 그들은 감동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 진심으로 감사를 느낀다면 그 감사는 행동으로 표현되어야한다.
마음으로 감사는 느끼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말로는 감사하다고 하지만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유럽과 미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배워야하는 말은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이다. 63년에 독일로 건너 간 나에게도 처음에는 이 말이 익숙지 않아서 많이 쑥스러워했다.
우리 한국사회에서는 말로 하는 것보다 마음으로 느끼는 것을 더 높게 평가했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남자는 과묵한 것이
덕목이라 그런 말을 수시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지가 않았다. 지금까지도 한국의 많은 남성들은 과묵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같아 안타깝다.그러나 결코 한국의 남성만 그런 것은 아니다. 여성들도 쉽게" 감사합니다"와 "미안합니다"를 못한다.
우리나라는 "예의 바른 것"을 옛날부터 가르쳐 왔음에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그 행동에는 참으로 소극적이다.
독일에서 나처럼 독일인과 결혼해서 사는 친구가 있었다. 그친구 친정엄마가 독일에 오셔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시는데,
친구의 어린 아들이 음식을 받을 때 마다, "감사해요"라고 하니까, 친구의 친정엄마는 그 말이 귀에 거슬렸는지,
이렇게 물으셨단다."니 아들은 어디서 데려온 아이냐,왜 말끝마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니?" 이렇게 의식의 차이가 있다.
그분에게는 엄마가 아들에게 음식을 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뭐 그것을 고마워하는지 이해가 안 간것이다.
과연 그럴까? 당연한 것은 고마워하지 않아도 될까? 아니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가까운 부모나 형제,
친구 사이라도 당연한 것은 없다. 나를 위해서 누군가가,그 무엇을 행한다는 것은 고마운일이다. 나로인해 그 누군가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미안한 일이다.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그 모든 은혜를 당연히 받아야 될 축복이라고 생각
한다면 그것은 큰 착각이며 배은망덕한 일이다. 우리삶을 돌아보자, 얼마나 많은 축복과 은혜가 쌓여있는가 !
그 감사함을 깨닫고 그 감사함을 행동으로 표현해 드려야한다. 그 감사함이 바로 우리 이웃에게 표현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