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 계 소리장도(笑裏藏刀)
이 계를 운용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웃음(笑)”에 있다. 웃음은 반드시 자연스럽고 진실되어야 하고, 분수를 넘어서는 안되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믿고서 안심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웃음”의 목적은 “칼을 감추기” 위함이다. 어느 때 어느 곳을 막론하고 “칼”은 “웃음” 속에 감추어야 하며 절대로 표출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이 계책이 적에게 알려져 실패하지 않게 된다.
剛中柔外(강중유외)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巧言令色, 鮮仁矣(교언영색, 선인의).”라고 했다. 그 뜻은 화려하고 교묘한 말을 하여 표면 상으로 위선적인 얼굴을 하는 사람 중에는 인의 도덕을 말하는 사람이 적다는 말이다. 사람의 웃음은 진짜와 가짜의 구분이 있는 바, 진짜로 웃는 사람은 마음에 거리낌이 없는 데 반해, 가짜로 웃는 사람은 말은 달콤하게 하면서도 속으로는 늘 남을 해칠 생각만 한다. 그러므로, 겉으로 웃는 호랑이를 조심하고 아첨하는 말을 쉽게 믿어서는 아니 된다.
원 문
信而安之, 陰以圖之; 備而後動, 勿使有變. 剛中柔外也.(신이안지. 음이도지; 비이후동, 물사유변. 강중유외야.)
번 역
적으로 하여금 아군이 선의와 우호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믿게 해서, 아군에 대한 경계를 높이지 않게 한다. 아군은 암암리에 계책을 세워 적극적으로 준비를 하여 기회를 봐서 행동을 취하되, 적으로 하여금 알아 차리게 해서 변화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 것은 살의를 감추어서, 바깥으로는 유화한 것으로 보이도록 하는 계책이다.
해 설
이 계의 명칭은 당 나라 때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시 <무가도(無可度)>에 까지 거슬러 올라 간다: “且滅嗔中火, 休磨笑裏刀. 不如來飮酒, 穩臥醉陶陶(차멸진중화, 휴마소리도. 불여래음주, 온와취도도).”대강의 뜻은, 잠시 화 내기를 멈추고 웃음 속 칼 갈기도 멈추어라. 이리 와 한 잔 하여 편하게 둘러 앉아 즐겁게 취하느니만 못하리라.
(역자 주:
그런데 같은 백거이(白居易)의 시 <천가도(天可度)>에 보면: “天可度 地可量 唯有人心不可防 (중략) 君不見李義府之輩笑欣欣 笑中有刀潛殺人 (천가도 지가량 유유인심불가방”(중략) 군불견이의부지배소신신 소중유도잠살인)”(대강의 뜻은;
하늘도 측량할 수 있고
땅도 그 크기를 재어 볼 수 있건만
오직 사람 마음은 험악하여 예측하기도 어렵고 방비하기도 어렵구나.
(중략)
이의부 같은 인간 웃기도 잘하네
웃음 속에 감춘 칼 몰래 사람을 죽이는 걸
어이해 임금만 못 보는 가.)
이는 백거이가 당시 간신 이의부(李義府)에 관해 쓴 시인데 여기서도 “소중유도(笑中有刀)가 나온다.)
이 계를 운용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웃음(笑)”에 있다. 웃음은 반드시 자연스럽고 진실되어야 하고, 분수를 넘어서는 안되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믿고서 안심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웃음”의 목적은 “칼을 감추기” 위함이다. 어느 때 어느 곳을 막론하고 “칼”은 “웃음” 속에 감추어야 하며 절대로 표출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이 계책이 적에게 알려져 실패하지 않게 된다. “칼”은 명시적으로 꺼 낼 수도 있고 몰래 꺼낼 수도 있다. “칼”은 일단 칼집에서 꺼내게 되면 신속 과단하게 행동해 적이 변화에 대응할 시간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
생활에서의 활용
<36계>와 군사-공손앙(公孫鞅),손 쉽게 효산(崤山)을 취하다
“소리장도”의 원 뜻은 표면상으로는 온화하고 선량하게 보이지만 내심은 악독한 양면성을 가지는 계책이다. 이 계가 군사에 쓰일 때는, 정치 외교 상으로 위장 수단을 사용해서 적을 속이고 마비시켜서 아군 측의 군사 행동을 감추는 것이다.
전국 시대, 진(秦) 나라의 공손앙은 군사를 이끌고 위(魏) 나라의 오성(吳城)을 공격했다.
오성은 원래 위 나라 명장 오기(吳起)가 심혈을 기울여 경영했던 곳으로. 지세가 험하고 성의 건축이 견고해 정면에서 공격해서는 성공하기가 어려웠다. 공손앙은 성을 공격하기 위한 계책을 찾기에 고심했다.
그는 위 나라 수비 장수가 자기와 이전에 교류가 있었던 공자행(公子行)이라는 것을 알고는 크게 기뻐했다. 그는 바로 서산을 한 통 써서 공자행에게 허물없이 친한 듯이 굴면서, “비록 우리 둘이 현재는 각자의 주군을 위하고 있지만 우리의 과거 교분을 생각해 양국이 싸움을 그만 두고 평화 협정을 맺는 것이 좋을 것이다.” 라고 써 보냈다. 지난 교분을 생각하는 정이 글에 구구절절이 넘쳐 났다. 그는 시간을 정해 회담을 해서 그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의했다.
서신을 보낸 후 공손앙은 진 군에게 명령해 전방 부대를 뒤로 물리도록 했다. 공자행은 서신을 읽고 난 뒤, 진 군이 또 철병하는 것을 보자 크게 기뻐했다. 그래서 바로 회신을 보내 회담 날짜를 정했다. 공손앙은 공자행이 계략에 걸려 들어 오는 것을 보고는 몰래 회담장에 매복을 설치했다.
회담하는 당일, 공자행은 3백 명의 수행원을 데리고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는데, 와서 보니 공손앙의 수행원은 훨씬 적을 뿐 아니라 무장하지도 않은 것을 보고는 더욱 더 상대의 성의를 신뢰하게 되었다. 공손앙은 게다가 공자행을 접대하기 위해 연회도 베풀었다. 공자행은 기분이 좋아서 자리에 앉았는데 미처 제대로 앉기도 전에 갑자기 한 마디 호령 소리와 함께 복병들이 사면 팔방을 포위하자 공자행과 3백 명의 수행원들은 대적 한 번 못해 보고 모두 포로가 되고 말았다. 공손앙은 사로 잡힌 수행원을 이용해 오성의 성문을 속임수로 열게 한 후 오성을 점령했다. 위 나라는 서하(西河) 일대를 할양해 주고는 진에게 화평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
<36계>와 비즈니스-커피점 주인의 무기
비즈니스 상의 경쟁에서, “소리장도”를 계책으로 쓸 때에는 음흉한 면이 있을 수 있게 되는데 당연히 이를 막아야 한다. 시장에서 세일즈 프로모션을 할 때 “소리장도”의 계책을 사용할 때에는 기업 경영자든 현장의 세일즈맨이건 모두 “고객은 왕이다”라는 복무 방침을 가져야 한다. 고객을 향해 웃을 때는 진정과 성의를 다한 웃음이어야 하며, 상냥스러운 얼굴로 고객 위주로 생각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여 더 많은 고객들을 끌어 들일 수 있어야 한다.
동경의 한 커피점의 주인인 모리모토 지로(森元二郞)는 늘 기발한 생각을 잘 하는 사람이었다. 더 많은 고객을 불러 모으고, 세상에 이름을 날리기 위해 그는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한 잔에 일본 화폐로 5,000 엔 하는 커피를 내 놓았다. 이 소문이 나자, 과연 전국이 떠들썩해 지고 소식 듣고서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었다. 심지어 돈을 물쓰듯하는 큰 부자들도 마찬 가지로 말도 안되게 비싸다고 그를 비난하였다.
그러나, 호기심이 발동한 동경의 소비자는 한 편은 그를 미친 사람이라고 욕하는가 하면, 다른 한 편에서는 참지 못하고 찾아 와, 한 잔에 5,000 엔 하는 커피가 도대체 어떤 맛인지 맛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자리가 없을 지경이었다.
마셔 보지 않으면 알 수 없고, 마셔 보고는 모두들 깜짝 놀랐다. 이 커피점의 놀랄 만한 점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이 조그만 가게가 물론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하긴 했지만 실지로는 절대로 고객들의 돈을 긁어 내는 것이 아니었다. 한 잔에 5,000 엔 하는 커피는 사실 결코 비싼 것이 아니었다. 커피 잔은 최고급 명품이었고 시장 가격은 4,000 엔 이었다. 고객들이 커피를 다 마신 뒤에는 그 잔을 깨끗이 씻어 포장한 다음 고객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리고 커피 또한 유명한 기술자가 현장에서 직접 끓여 내어 그 맛이 일품이었다. 가게의 실내 장식도 호화롭게 꾸며 황궁보다 더 나았고, 황궁 시녀처럼 차려 입은 웨이트레스들이 고객을 제왕처럼 세심하게 모셨다.
이러하다 보니, 속는 셈 치고 한 번 호기심으로 와 본 고객들은 손해 봤다고 느끼기는커녕, 최상의 서비스를 즐겼다고 생각하게 되어, 한 번 온 고객은 바로 이 곳을 좋아하게 될 뿐 아니라 이 후에도 자주 친구나 손님들을 데리고 다시 찾아 오게 된다.
그의 상술은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리장도”의 계를 쓴 것이며 일거삼득(一擧三得)의 효과를 얻게 되었다. 하나는, 커피의 매상이 올랐다는 것이며, 둘 째는, 커피 잔을 함께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로써, 가게의 커피 잔은 늘 새로운 것을 사용하게 되어 고객들에게 신선한 기분을 선사할 수 있게 되었다. 세 째는, 이렇게 팔려 나간 커피 잔들이 모두 일본 가정에 실물 광고 역할을 하게 되어, 한 번 와 봤던 고객들은 부지불식 간에 그 가게로 고객을 불러 모으는 선전원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36계>와 처세-미녀 진주(珍珠)
“소리장도”에서, “소”는 수단이고 “도”가 바로 목적이다. 일상 생활 중에는 “소리장도”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러한 사람들을 상대할 때에는 눈을 크게 뜨고 똑똑히 관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국 시대, 위(魏) 나라의 왕이 초(楚)의 회(懷) 왕에게 미녀 한 명을 선사했다. 이 미녀는 미목이 수려해 서시(西施)와 필적할 정도였다. 초 왕은 당연히 그녀에게 마음이 쏠려 이름을 진주라고 짓고는, 말하자면, 손에 올려 놓으면 떨어 질까 겁나고, 입 안에 넣으면 녹을까 겁낼 정도였다. 두 사람은 한 시도 떨어 지지 않았다.
초 회 왕에게는 본래 정수(鄭袖)라고 하는 애첩이 있었다. 진주가 오기 전 까지는 초 왕은 하루 종일 그녀와 함께 있었는데, 진주가 온 후로 초 왕은 그녀를 점점 멀리 하였다. 정수는 초 왕의 정이 자기에게서 떠나 가자 견딜 수가 없었다. 또한 진주에 대해서도 미칠 정도로 질투하였다. 그러나 정수는 겉으로는 태연하였다. 그녀는 떠들수록 자기에게 불리할 뿐 아니라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표면적으로는 정수는 진주에게 마치 친 동생인 것 같이 아주 잘 대했을 뿐 아니라 시간이 나면 같이 지내면서 얘기를 나누는 등, 초 왕이 보기에 그녀는 진주에게 전혀 질투를 느끼지 않는 듯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정수는 진주에게, “대왕께서는 네게 아주 만족해 하시고 무척 총애하신다. 그런데 네 코에 대해서는 좀 불편해 하시는 것 같다. 내게 몇 번 말씀 하시더군. 그러니 이 후 대왕 면전에서는 코를 손으로 가리는 게 좋을 게다.”라고 일러 주었다. 진주는 자기가 정수가 파놓은 함정으로 점점 빠져 들어 가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 그때부터 진주는 초 왕 면전에서는 늘 손으로 코를 가리면서 참기 힘든 모습을 보였다. 초 왕은 이상하게 여겨 정수에게 물었다. 정수는 일부러 말하기 곤란한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말할 듯 하다가 그만두었다. “걱정하지 말아라. 무엇이든 얼른 말하거라!”라고 초 왕이 다그쳤다. “진주가,,, 진주가 제게 대왕께옵서 체취가 있으셔서 참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기 코를 가린 것이옵니다.”라고 아뢰었다.
초 왕은 화가 치밀어 정수의 말이 끝나자 마자 진주의 코를 베어 버리는 의형(劓刑)에 처하게 했다. 정수는 다시 초 왕의 품으로 돌아 왔다. 진주는 미녀라는 이름만 헛되이 얻었지 자기를 보호할 줄 몰랐기에 최후가 비참했던 것이다.
첫댓글 “소리장도”의 원 뜻은 표면상으로는 온화하고 선량하게 보이지만 내심은 악독한 양면성을 가지는 계책이다 옛 고사와 오늘을 비교하여 쓴 글 좋습니다. 소리장도와 커피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