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7)
2007-02-15 14:37:32
[ 대둔산 등정기 ]
2007. 2. 15. / 박광호
1. 산행일시 : 2007.2.10 (토) 07:00 ~ 22:30
2. 산행대장 : 김인섭
3. 참가대원 : 서상국,박광용,이민영,황문수,최신림,박광호,서덕영,김병욱,김재일,
신경호,우진운, 김진홍,김경남,김병순,김계형,장정찬 (총 17명)
[집결지 이동]
오늘 대둔산 산행은 출발부터 NICE하다.
재일이가 일산서부터 목동, 반포를 순회해주니 대둔산까지 바로 직행이다.
도시락과 커피를 챙겨주던 마눌이 또 한번 물어본다. “지난번 북한산서 가져온 빈 도시락 알맹이가 누구 꺼고? ”
속으로 뜨끔하면서 상국이 껀데 어리버리 하다가 내 배낭에 들어 왔다고 얼버무리고 시간이 없다고 돌려댄 후 바로 바이바이 ~
목동에서 혼자 멀리 출정하느라 고생하던 경호도 재일이가 집 앞에서 PICK-UP을 해 주니 뜸 하던 차에 벌써 와 있다.(07:00)
반포 올림픽대로 근처에서 병욱이를 주워 담고 출발하면서 대장(인섭)에게 전화하니 과메기 껍떼기 벗기느라 탈진한 상국이만 오면 출발 한단다.(07:30)
예상대로 뱅욱이는 차가 비좁다고 쉬지않고 불평이다.
다른 차로 옮기겠다는 데 다들 바라는 눈치다.
같이 계속 가다가는 조용한 운전수도 열 받아서 안전운행에도 문제가 될 거 같다.
다행히 주말이지만 고속도로는 잘 빠진다.
약속한 죽암 휴게소에 1착으로 도착하고 오뎅 한사발 시켜 해장하고 있으니 분당팀, 송파팀, 강동팀 차례로 도착하여 인원점검 후 최종 목적지인 대둔산으로 출발(09:20)
[대둔산 등정]
날씨가 야릇하다.(정예성이가 홈피에 올린 ‘WINDCHILL’ 같은 날씨다)
날씨 핑계로 등반주(동동주+파전)로 예열 시키고 본격출발.(10:40)
대둔산은 도립공원이라 입장료를 받는단다.(국립공원도 안받는데)
도립공원 안내판을 보니 이 산이 보통이 아니다.
산 위에 봉우리부터가 진짜 산이고 그림만 봐도 경사가 예사롭지 않다.
뒤에서 궁지렁 거리는 소리, “케이블카 편도 얼마고? ” 진홍이 목소리다.
산행기에 불미스럽게 올라갈 끼 뻔한지라 홀쪽한 배낭 매고 졸졸 따라온다.
* 배낭이 홀쪽한 이유는 나중에 케이블카 종점에서 밝혀짐.
산이 험하면 골도 깊은 법.
온통 계곡이 돌밭이라 미끄럽기도 하고 경사로 인해 0.6KM 이동하는데 약 1시간이 걸린다.
다른 산을 오를 때와는 다른 점이 산 중턱에도 주막집이 있고 구성진 노래가 확성기를 타고 산을 시끄럽게 한다.
이럴 때 또 가만 있지 않는 사나이 ‘김경남’의 전매특허 개다리춤이 나온다.
하산하던 힘센 할매들이 경남이 일행이 전부 남자인걸 보고 히야까시 할라캐서 다시 정상으로 도망친다.
케이블카 종점에서 단체사진1방 박고 진홍이가 꺼내논 밀감을 먹는데 인원수만큼 딱 떨어진다.
* 그리고는 진홍이는 짐이 하나도 없는 비무장 상태가 된다.(도시락도 없다)
무시무시한 ‘구름다리’를 통과해서 삼선대를 오를라니 다리에도 정원이 있단다.
경사가 85도쯤 되고 모 국립대에서 안전하다는 인증서까지 달아놨다. 진짜 겁난다.
안개로 아래 절벽이 안 보여서 천만 다행인데도 좁은 난간을 잡은 두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 각자의 모습들...
중간에 장군봉을 보는 둥 마는 둥 정상으로 진격.
산은 작아도 정상은 호락호락 하지 않다.
정상 직전은 바닥이 빙판이고 나뭇가지에 ‘상고대’(국어사전에 보니 ‘나무에 내린서리’)가 바늘처럼 매달려서 바람에 날리니 송곳에 찔리는 거 같다.
마천대(정상)에 오르니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온갖 사투리가 다 들리고 세찬 바람에 빠른 걸음으로 점심 장소로 이동.
[점심시간]
자리를 펼친 곳은 대둔산에 유일하게 잔설이 남은 눈밭(?)으로 결정되었다.
제일 기대되는 시간이다.
오늘은 뱅우기가 홍탁을 준비하고 상구기가 과메기를 준비한 날이라 더 그렇다.
정말 진수성찬이다.
17명이 빙 둘러 앉으니 멀리 있는 안주를 집을라모 한바퀴 돌아야 한다.
겨울 산에서 먹는 홍탁과 과메기, 어느것이 더 맛있을까?
이 문제로 뱅우기는 다음 산행부터 안 나올 뻔했다.
오늘도 ㅉㄱ는 되병으로 중국술을 가져와 결국은 폭탄주가 돼버린다.
홍탁, 과메기 싹싹 비우고 일어서니 하루치 밥을 다 먹은 거 같다.
[ 하산 ]
건너편 작은 봉우리인 낙조대로 간다.
약간은 실망스럽지만 술기운 제거와 소화시키기는 딱 좋다.
능선을 따라 칠성봉으로 싱겁게 이동.
산행대장이 약간 머뭇거리며 지도를 펼치더니 고약한 계곡으로 출발 시킨다.
길이 아니고 그냥 바위 계곡이다.
또 궁지렁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덕영이는 바위에 엉덩방아를 찧고 비명을 지른다.(억수로 아픈데 참는 표정이다.)
칠성봉 전망대 !
과연 골짜기를 고생해가며 진군한 보람이 넘친다.
진짜 절경이다.
바위의 장엄함이 설악 비경 못지 않다.
다시 계곡을 따라 하산을 재촉하는데 앞서가던 대장이 안 보인다.
선두와 후미가 갈라진 것.
후미는 따라 내려오다 갈림길을 지나쳐 더 내려간 탓에 힘든 능선을 다시 올라와야 한다.
인섭이가 미안해 할까 봐, 원래 그 길이이라고 뒤에 도착하여 헐떡이는 선수들을 위로하며 사과를 입에 한 조각씩 물리고 이번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가자고 대장에게 제안, 모두들 동의 하는데…..
문수, 민영, 재일이는 그냥 간단다.
장난 삼아 누가 먼저 가나 내기 하잔다. (케이블카보다 먼저 가면 6개월 산행 면제?)
뱅우기도 따라 간단다.
내려가는 케이블카 속에서 설마 했는데, 그리고 뱅우기는 분명 낙오 했을 낀데 다들 걱정을 한다.
??
아니 이럴수가?
뱅우기만 빼고 먼저 와있다. (진짜 대단한 넘들이다. 완전 폭풍구보를 한 것이 분명하다)
걱정하던 뱅우기도 헐레벌떡 내려와 자랑을 하지만 3공비는 인정을 안 한다.
이로써 하산을 끝내고 올 때 봐 두었던 흑돼지 집으로 이동한다. (15시 40분)
[ 하산주 ]
초라한 국도변 꺼먹돼지집 주인이 손님도 없는 차에 우리를 반겨준다.
운전기사는 지금부터 절주(?)하고 나른한 다리를 쉬게 하니,
산에서 먹은 과메기가 아직도 뱃속에 가득한데도 담백한 지리산 돼지 삼겹살로 빡세게 소주잔이 오간다.
* 뒤풀이 : 모두 나오기는 한 기가??
계산은 대장에게 미루고 돌아갈 채비를 하는데 올 때부터 불만이던 뱅우기를 분당팀 랜드로바로 옮기는데 성공하고 조용한 3명(경호,병순,재일)과 진짜 조용하게 서울로 달리니 졸음이 쏱아진다.
한참 졸고 가는데 인섭이가 전화를 했다.
뱅우기 좀 대려 가란다. 크 ~ 이넘을 우짜노.
잘 간다 싶었는데 결국 휴게소에서 뱅우기를 인도 받아 서울로 오는데 오전에 올 때보다 더 시끄럽다.
반포 가서 500한잔 더 하잔다.
갱호 컨디션이 안 좋다고 미리 깨갱깽이다.
병순이는 술하고는 거리가 멀고, 재일이는 운전하고, 나는?
4명이서 목동 가자고 하니 어림없단다.
1시간 여를 실랑이 하다가 결국 반포 고수부지에 뱅우기를 버리기로 결정.
아무도 없는 추운 고수부지에 내려노니 담배부터 물고는 좀 쉬다 가잔다.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줄행랑 치고 목동단지를 한바퀴 돌아 경호, 병순이를 내려주고 재일이와 헤어지니 10시30분이다.
“담에 뱅우기는 전처럼 송파팀에 넘겨야 되것다. 광용아 좀 대려 가라 ~ 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