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광우병에 걸린 영국산 수입소고기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해 불안감을 조성하더니,이제는 식용뿐 아니라 여성들의 필수품인 화장품에까지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발표로 소고기 파동에 이은 화장품 파동이 여성들을 긴장시키고 있다(하긴 요즘의 화장품 광고에서는 화장품을 ‘바르는 차원’에서 ‘먹는 차원’으로 표현하기도 했었지만).
소의 태반과 뇌의 호르몬을 사용하여 만든다는 노화방지용 크림과 주름방지용 크림,또 색조화장품 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여성들의 좀더 아름다워지고,좀더 젊어 보이고자 하는 욕구충족을 위해 사용돼 왔다.
모든 여성이 갈구하는 아름다움의 표현! 그 한가지 수단으로서의 화장! 광고가 자본주의 사회의 꽃이라면,화장품광고는 광고 중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최대한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화장품광고의 특성 때문인지 많은 여자 연예인들에게 화장품 광고 모델은 선망의 대상이 되어 왔다. 바로 화장품 모델이 그 시대가 원하는 미의 상징처럼 되어온 까닭일 게다.
그래서 역대의 화장품 모델을 보면,시대에 따른 ‘미의 기준’ 변화를 알 수 있다. 그 특징들을 살펴보면 과거에는 동양적인 복스러운 얼굴의 고전미를 지닌 미인을,그 이후에는 이목구비가 또렷한 서구적 미인을 선호했다. 요즘에는 개성이 강한 개성미인을 모델로 선정하고 있다.
실제로 모델들을 살펴보면 국내 최초의 화장품 광고 모델인 영화배우 김보애,그후 ‘김지미 애용품’이란 카피로 스타마케팅(?)을 이용한 광고의 김지미·정윤희 등 영화배우에서부터 황신혜·옥소리와 같은 인형미인,오현경·염정아 등 미스코리아 출신 모델들이 맥을 이었고,요즘에는 이소라·이종희 등 슈퍼모델 출신에서부터 이나영·추상미·신은경 등 개성있는 모델들이 기용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옛날 같으면 금기시했던 유부녀들의 모델 기용도 활발해서 이혜숙·이응경·김희애·전인화 등을 통해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30대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표현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켓 세분화 추세가 장업계에도 주요 전략으로 등장하여 용도별·연령별·피부상태별로 다양한 브랜드를 내놓고,한 명의 모델에게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브랜드별로 모델을 기용하여 각 타깃층을 집중공략하는 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그 예로 한 회사에서 A라는 제품에는 무공해 이미지를 느끼게 하는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를,신세대층에 어필해야 하는 제품에는 쿨의 유리를,또 고기능성 화장품의 모델로는 전인화를 기용하여 세분화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변화에 따른 특징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여성용 화장품 모델에 남자 모델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점이다. 배용준을 모델로 기용하여 성공을 거둔 후 화장품 모델은 여성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깨고 송승헌·김승우·한석규 등이 모델로 등장해서 매출과 소비자 인지도 향상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한때 유머소구 광고로 이의정·안문숙 등이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고,탁구선수 현정화와 가수 노사연도 화장품 모델로 기용돼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이에 비춰,이제 화장품 광고 역시 모델의 얼굴을 내세운 이미지 형성보다는 제품 특징을 차별화시켜 타깃별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적인 소구로 전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