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3.
농업인 대학
목요일이 되면 늘 비주류가 되어 버린다. 점심을 먹고 나서부터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주차장은 만차에 불법주차 차량까지 눈에 들어온다. 센터 입구 사무동으로 출입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부쩍 늘어난다. 연령분포도 다양하고 여성도 20%는 되어 보인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구례군 농업인 대학 교육생들이다.
해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8개월 동안 농업이론과 실습 교육, 관내 외 선진지 농가 현장학습, 자치분과 활동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자원 식물 재배와 농업기계 활용 교육을 통해 지역 농업의 특화 발전에 필요한 농업 현장 전문가를 육성이라는 목표로 올해는 70명의 교육생이 참여하고 있다. 100시간의 세부 일정에는 야생한, 두릅, 허브, 고사리, 약용작물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의 70%를 이수한 교육생에게는 약용작물 관련 자격시험 응시 기회까지 제공한다.
약용작물 자격증 취득에 솔깃했다. 자격증이라는 말에 욕심이 생겼다. 빨간펜으로 수강 불가능 날짜를 골라 동그라미를 쳤다. 내 일정과 맞추어 어쩔 수 없이 빠져야 하는 시간의 비율이 30%가 넘어버렸다. 최소 수료 시간도 못 맞추고 자격시험 응시 기회도 없다고 판단하여 첫 수업부터 참여하지 않았다. 귀농 귀촌 교육생 중 반수는 목요일 오후면 농업인 대학에 참가하고 있다.
앞뒤를 재고 있는 모습에 실망한다. 수료증이나 자격증이 목표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나를 질타한다. 열심히 하다 사정이 생기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수료 여부에 상관없이 필요한 내용을 배운 것으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주류나 비주류의 문제가 아니다. 은퇴자는 그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