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이 붕괴되자 일본 정부는 1992년부터 2000년까지 1천조 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부으며 경기를 살려보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살려내지 못했다. 그리고 일본이 본격적으로 "우리는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났다."라고 선언한 지난 2003년까지도 전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2003년 이후에도 장기 불황의 여파는 지금까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 일본의 버블 붕괴에 관한` 실상을 수치로 확인해보자.
먼저 주가의 변화를 살펴보면 1980년대 중반 이후 불과 3년 만에 세 배로 뛰며 38,000까지 치솟았던 니케이 지수가 버블 붕괴 이후 8,000까지 떨어졌다. 반 토막도 아니고 5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우리로 치면 2,000까지 갔던 주가가 400이 되었다는 얘기이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일본 사람들이 느꼈을 상실감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일본 중앙은행에서 발표한 지가의 변화를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지가가 급등할 때에는 3년 만에 확 올랐는데, 떨어지는 것은 완만하게 지속적으로 가고 있다. 단적인 예로 동경 도심의 20억 엔 이던 아파트가 버블 붕괴 후 1억 엔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15년 동안 87.2%가 폭락한 것으로 지금까지 한 번도 상승 반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 버블이 쌓일 때에는 불과 몇 년 만에 형성되지만 버블이 꺼진 후의 여파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양상이다.
엔달러 환율 역시 추락했다. 한때 1달러에 250엔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플라자 합의 이후 120엔으로 떨어진 환율은 이후에도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한 번 버블이 꺼지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는 무서운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일본이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