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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농무>
1.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에서 왜 시인은 ‘막이 내렸다’라고 표현했을까요? 만약 ‘징이 울린다 막이 올랐다’라고 표현했더라면 어떻게 분위기가 달라졌을까요? 이 구절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함께 시인의 의도를 추측해 보세요.
2.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후의 텅 빈 운동장’에서는 쓸쓸하고 고독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왜 사람들은 ‘농무’가 끝난 후 곧바로 운동장에서 사라졌을까요?
3. 농무가 끝난 후, 사람들은 왜 ‘분이 얼룩진 얼굴’로 소주를 마실까요? 한편 여기서 ‘분’은 어떤 의미로 해석이 되나요? <보기>를 참고해서 답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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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분¹(粉) : [명사], 분장5(扮裝)(1. 등장인물의 성격, 나이, 특징 따위에 맞게 배우를 꾸밈).
분²(憤) : [명사], 억울하고 원통한 마음. [비슷한 말] 분심(憤心).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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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시의 시적 화자는 ‘농무를 추는 농민’들입니다. 이들이 꽹과리를 앞세워 장거리로 농무를 추러 나서면, ‘쪼무래기 어린 아이’들은 따라붙어 악을 써대고,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고 있죠. 그럼 몇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왜 이 마을에선 ‘어린 아이들과 처녀애’들밖에 안 보일까요? 농촌에서 열심히 농사를 지을 ‘젊은 청년’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그리고 왜 시인은 처녀애들의 웃음을 ‘철없어’ 보인다고 표현했을까요?
5. 4번의 상황에서 농무를 추는 농민들은 어떤 감정이나 기분을 느꼈을까요? ‘농민들’의 입장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고 자세하게 이야기해 보세요. (그 상황에서 느꼈을 농민들의 심리를 ‘독백’ 형식으로 작성해도 됩니다. 상상력을 발휘해 보세요.)
6. 위 작품에서 ‘꺽정이’와 ‘서림이’를 등장시킨 이유는 무엇일까요? <보기>를 고려하여 시인의 의도를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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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 꺽정이: 조선 명종 때에 황해도 구월산을 무대로 활동한 백정 출신의 의적 임꺽정. 탐관오리가 힘없는 백성들에게 가렴주구(苛斂誅求)의 만행을 일삼던 부조리한 사회 현실에 온몸으로 저항한 인물.
◆ 서림이: 임꺽정의 모사였으나 관군의 토벌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임꺽정을 배신한 인물. 자기 잇속만 차리고 위험에 처하면 의리를 저버리는 성격을 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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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산구석에 처박혀 발버둥 친들 무엇하랴’에서 보이는 시적화자(농민들)의 ‘현실 인식적 태도’를 설명해 보세요.
8.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비극적 상황에 처해 있는 농민들은 왜 뜬금없이 ‘신명’의 정서와 행동을 나타낼까요? 그 이유를 <보기>의 글을 참고하여 이야기해 봅시다. <보기>의 글을 꼼꼼히 읽으면서 핵심어나 핵심문장에 밑줄을 긋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답을 꼼꼼히 작성해 보길 권합니다.
---------------------------------------------------------------------------------------<보기>
◆ 신명의 개념 ◆
신명은 한국의 대표적인 긍정적 정서로서 예부터 한국 문화와 한국 사람들을 이해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어져 왔다. ‘신명 난다’, ‘신바람 난다’ 등은 한국 사람들이 어떠한 일에 특히 신나게 빠져들거나 즐겁게 어떤 일을 할 때, 즉 단기적으로 삶에 만족하고 있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이때 ‘신바람 난다’는 말은 주로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일과 관련하여 쓰이지만, ‘신바람 나게 산다’는 식으로 사용되면 사는 것이 즐거울 정도로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또한 어떤 어려움도 거뜬히 극복할 수 있도록 역동적으로 동기화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 신명의 기능 ◆
신명의 일차적인 기능적 의미는, 평소에는 할 수 없는 감정의 표출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신명에서의 난장은 아노미적인 혼돈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약속된 무질서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없는 감정 표현과 행동들이 허용되는 현장이다. 여기에서 신명의 기능적인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무질서 상태는 이전의 삶에서 일어났던 여러 갈등 때문에 빚어졌을 욕구 불만의 훌륭한 배출구로 작용한다. 그것은 가난과 핍박의 억눌림에서의 해방을 뜻하며, 맺힌 한(恨)의 상태에서 풀린 자유의 상황으로 전환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하다.
이어령(1978, 2003)은 한국의 문화를 ‘푸는 문화’로 규정하면서, 한국 문화에서 한(恨)이 ‘맺히는’ 것이라면 신명은 맺힌 것을 ‘푸는 것’이라 했다. 이규태(1991) 역시 한국 문화는 분풀이, 살풀이 등 응어리를 푸는 문화이며 맺힌 것이 풀어지는 상태를 신바람, 즉 신명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한풀이가 바로 신명이 갖는 첫 번째 기능이라 할 수 있다.
신명의 두 번째 기능은 일차적인 신명 경험에서 비롯된 이차적인 것이다. 다시 말해, 신명으로 인해 응어리진 갈등을 풀어낸 뒤 도달하게 되는, 생명 에너지가 그득하게 충전된 상태, 창조적 에너지가 거칠 것 없이 분출하는, 억눌려 있던 잠재력이 극대화되어 나타나는 순간이다(채희완, 1983). 신명을 한국인의 중요한 특징으로 묘사하고 있는 연구자들은 모두 이러한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규태(1991)는 신바람은 흥으로도 나타나고 희열로도 나타나며 눈물로도 나타나지만 논리적으로 따져지지 않는 저력으로도 나타난다고 했다. 이를테면 정상적인 사람의 노동력은 1+1=2가 되지만 신바람이 난 사람의 노동력은 1+1=3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는 것이다. 한국 문화의 신바람에 주목한 요시카와 료조(吉川良三, 2001) 역시 신명 상태에서는 일정 조건만 갖춰지면 ‘평상시의 자기 능력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불가사의한 힘이 치솟아 오른다’는 점을 강조한다.
신명의 이러한 측면은 잠재적인 에너지라는 측면에서 경영학 분야의 관심을 끌었다. 과거 이면우(1992)나 이장우, 이민화(1997) 등에 의한 ‘신바람 경영’은 기업 조직에서 조직원들의 신명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업무의 효율과 직무 만족의 측면에서 엄청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신명, 간접적 한의 해소 ◆
한의 직접적인 해소에서 기인하지 않는 또 다른 유형의 신명은 우리 의식,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다. 한국인들에게 ‘우리’는 나와 타인의 경계가 약화되는 탈자기적인 의미가 강하다(최상진, 최수향, 1990; 조윤경, 2002). 즉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닌 개인들의 집합으로 이해되는 서구의 우리나, 집단에 귀속되어 개인의 개성이 약화되는 일본의 우리와는 달리, 한국인의 우리 의식은 정과 일체감을 기본으로 한 인간관계성 우리라고 할 수 있다(최상진, 1993). 한국 문화에서 신명의 예로 자주 인용되는 명절 등에 흔히 접할 수 있는 한국의 전통 놀이나 전통 예술은 바로 이러한 우리 의식과 관련된다. 어떠한 집단에 속했다는 소극적 안도감과 성원들의 처지와 상황을 공감하는 데서 오는 동병상련(同病相憐)의 감정, 우리는 하나라는 일체감에서 오는 기쁨 등은 신명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 의식이 바로 신명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경우에는 어떠한 계기가 필요하다. 물론 우리 의식을 가진 이들에게 공통되는 전환적 사건과 같은 계기가 있다면 신명이 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특별히 불행의 원인 자체가 제거되는 전환적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도 어떠한 계기(명절이나 절기)에 의해 ‘우리’라는 정체성을 확인하게 될 때, 신명이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개개인 또는 집단적으로 가지고 있을 한의 원인은 직접적으로 해결되지 않지만, 대신에 마을굿이나 가무, 놀이와 같은 방식으로 간접적인 방식으로 한의 감정을 정화하는 과정이 뒤따른다.
이때,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과의 동질감과 소속감 및 그들과 함께한다는 기쁨 등을 표출하게 된다. 보통 우리 의식을 재확인하기 위한 계기는 일상적인 날이 아닌 명절이나 잔치 등의 특별한 날이 되기 쉽다. 그런 날에는 상대적으로 감정과 행동의 표현이 자유롭다. 사람들은 그러한 계기를 통해 평소에 쌓인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게 된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데에 신명의 기능이 있다. 앞서 논의한 전환적 사건의 발생에 의한 신명의 경우에서도 억눌린 감정(한)의 해소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조동일(1996, 1997)은 이러한 신명의 특징을 ‘신명풀이’라 이름하고 한국의 전통 예술, 특히 탈춤에서 나타나는 신명 풀이의 원리를 카타르시스와 비교했다. 카타르시스는 문학이나 극(비극)에서 주로 언급되는 개념으로 관객의 마음에 쌓인 부정적 감정들을 배설하여 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감정의 배출에 따른 해소 또는 정화라는 측면에서 카타르시스와 신명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마광수(1984, 1988) 역시 문학이나 연극에 국한된 의미에서가 아닌, ‘스트레스를 푼다’ 등 일상적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는 카타르시스의 실제적인 기능, 즉 축적되고 억압된 정서의 대리적 배설이 갖는 신체적, 정신의학적 효용을 주장한 바 있다. 그렇다면 신명에 대한 논의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한은 신명을 통해 분출되는 억압되고 축적된 부정적 정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직접적인 사건의 발생을 통해 표출되는가, 아니면 또 다른 과정(우리의식을 통한 특정한 계기의 조성)에 의해 표출되는가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첫 번째는 한의 원인을 제거하는 전환적 사건의 발생과 그에 뒤따르는 신명이고, 두 번째는 한의 원인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과는 다른 차원의 동기와 계기에 의해 신명이 조성되는 경우이다. 후자에서 한은 우리 의식의 재확인 또는 강화라는 목적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성된 신명에 의해 정화된다. 이 경우, 한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강렬한 한의 감정들은 신명에 의해 파생된 긍정적인 감정들에 의해 순화되거나 약화되고, 한에 집중되었던 마음이 다른 곳으로 분산됨으로써 사람들은 마음의 고통을 덜고 새로운 생활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신명 [神明]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한국심리학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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