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훈 : 자기소개부탁드려요.
고이지선 : 안녕하세요? 고이지선 입니다. 녹색당 전국사무처에서 조직과 연대사업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정훈 : 2012생명평화대행진때는 녹색당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셨는데, 이번 “함께 살자 농성촌”의 경우는 탈핵마을을 녹색당이 책임지고 계시는데요, 농성촌에 결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이지선 : 사실 대행진때는 공동주최단체로는 참여했지만 행진을 직접 하지는 못했어요. 지난 4월 총선으로 녹색당이 등록 취소되고 재창당준비로 너무 여력이 없었어요. 죄송한 마음만 있었죠. 사실 쌍차, 용산, 강정 등 문제에 저희가 많이 같이 하지는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하는 마음은 있었어요. 대행진의 기본취지나 문제의식에는 동의하고 있었죠. 그래서 서울에서 진행되는 일정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데 뜻을 모았구요.
대행진 중에 곳곳에서 보셨겠지만, 밀양과 청도의 송전탑문제나 고리, 삼척, 영월 핵발전소 등 여러 곳에서 핵발전소 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는데 서울에서 탈핵문제로 집결하는 어떤 거점 같은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정정훈 : “함께 살자 농성촌”이 시작된 지 이제 근 한 달이 되어가고 있는데, 어떠세요? 농성촌에 결합한 의도가 잘 성취되고 있는 것 같나요?
고이지선 : 일단 연대차원에서 함께 살자는 취지로 여러 마을들과 함께 들어와 있는 것은 너무 좋은 거 같아요. 탈핵싸움이 꼭 녹색당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전까지는 환경단체나 생협 등이 중심이 되어 전개되어 왔었기 때문에 확장될 필요가 있었죠. 그런 차원에서는 의미가 큰 것 같아요. 지금은 그런 확장이 이루어지는 시기인 거 같구요. 하지만 아직까지 다른 탈핵운동 단위들이 많이 들어오지는 못해서 좀 아쉽죠.
정정훈 : 사실 탈핵싸움의 현장들이 많이 치열하잖아요. 농성촌을 지키다보니 현장싸움에는 잘 결합하지 못하실 텐데 아쉽지는 않으세요?
고이지선 : 완전 아쉽죠. 저희가 얼마 전부터 청년녹색당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청도에서 송전탑 반대투쟁하시는 할머니들께 손엽서보내기 운동도 하고, 몇 번 찾아가기도 했었어요. 얼마 전에는 올해 마지막 탈핵생명버스가 밀양 현장에 갔다가 청도를 들러서 왔는데, 저는 그때 버스를 못 탔거든요. 그때가 강원도 골프장 반대 집회를 대한문에서 했을 때였기도 하구요. 아무래도 그런 건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각 지역에 계신 분들이 농성촌을 인지하고 계시고 또 지지해주고 계셔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아요.
정정훈 : 탈핵 현장 투쟁들이 치열하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현재 탈핵 싸움들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고이지선 :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지역은 월성이예요. 고리 1호기 다음으로 수명완료가 되는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이죠. 경주 월성 1호기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핵발전소거든요. 11월 20일자로 수명완료가 됐는데, 하필이면 그 시기에 고장도 났어요. 많은 단체들이나 주민들이 염려하면서 당장 핵발전소 가동을 멈추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6개월 동안 지켜본 이후 재가동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지역에서는 1인 시위부터 시작해서 반대투쟁을 하고 있어요.
영광에서는 최근에 영광3,4호기가 문제가 됐어요. 주민 몇 백명이 아예 핵발전소 정문을 막아서 차량출입도 못하게 하는 등의 투쟁이 전개되고 있어요. 사실 영광이 오래된 핵발전소 지역임에도 이런 싸움이 잘 없었거든요. 주민들이 지금은 정말 많이 화가 나신 거죠.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지금 겨울철 전력피크 운운하면서 가능하면 연내에 재가동하겠다는 입장이예요. 올해 핵발전소에서 16번이나 사고가 났는데도요.
사실 그 동안에도 여러 문제가 있었는데 외부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최근 탈핵운동의 기운 속에서 이런 사실들이 많이 알려지고 있어요. 곳곳에서 핵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드높아지고 있는 거죠. 이 기운을 잘 모아서 외부로 알리는 역할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정정훈 : 녹색당이 지향하는 바는 사실 문명적 수준의 체제전환, 삶의 방식을 근본적 차원에서 변화하자는 매우 급진적인 정치세력인 반면에 이미지는 좀 ‘착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생명, 평화와 같은 가치를 중시해서 그런 걸 수도 있고. 당원들 가운데서도 그런 가치들에 대한 선호 때문에 녹색당에 가입해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 같구요. 그런데 그런 분들 가운데서 이런 농성투쟁과 같은 상대적으로 과격해 보이는 투쟁 방식에 대해서는 불편해 하시는 분들은 안계신가요? 당원들의 반응이 어때요?
고이지선 : 긍정적으로 보면 각 발전소 싸움뿐만 아니라 골프장 반대투쟁 등 현장 싸움에 당원들이 많이 결합해 있어요. 꼭 간부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당원들이 개별적으로 탈핵투쟁 외의 싸움에도 가세요. 강정 싸움에도 결합하고 있구요. 상대적으로 노동이나 철거민 이슈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도, 방식에 대한 생각은 어떨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현장투쟁에 녹색당이 함께 해야 한다는 데에는 적극지지 해주세요. 물론 아직 많이들 함께 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요.... 방법적 면에서는 꼭 이 시기에, 이런 방식으로 투쟁하는 게 좋은 방법이겠냐는 우려도 있지만 현장과 같이해야 한다는 점, “함께 살자 농성촌”이 쫓겨나고 내몰리는 이들의 연대라는 것에는 동의하시고 있는 거 같아요.
정정훈 : 마지막 질문입니다. 꼭 농성촌과 관계된 질문은 아지만, 녹색당이 정당인데 이번 대선에는 후보를 안내셨잖아요. 녹색당의 이번 대선 대응방침은 무엇인가요?
고이지선 : 이번 대선이 시대정신이나 정책들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실종되었다는 점이 무척 안타깝다고 생각해요. 녹색당이 후보를 내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생태적 전환, 사회의 근본적 전환을 당원들과 시민들과 더불어 논의하면서 끌어가지 못한 점은 녹색당의 아쉬운 부분이죠. 아직 작은 정당이고 신생정당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구요. 그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정당으로서 죄송한 마음이구요.
오늘(26일) 대선방침에 대한 글이 발표되었어요.
http://kgreens.org/index.php?mid=news&document_srl=50776
기본적으로 현재 상황은 좋지 못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요. 농성촌에서 나오는 목소리들에 대선후보들은 기 귀울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비판적 문제의식도 표출했구요. 녹색당이 지지할 수 있는 특정후보는 아직 없어요. 녹색당은 대선국면에서 탈핵을 비롯한 생태적 문제에 대한 정책제안을 꾸준히 해왔고 그런 정책들을 후보들이 받아 안을 수 있게 활동을 하겠다는 입장이예요.
정정훈 : 인터뷰 감사합니다.
고이지선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