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능력
1-4 박은비
나에게는 신기한 능력이 하나 있다. 바로 ‘복제능력’인데 사람한테만 통한다. 이 능력은 사람의 손을 스치면 그 사람으로 변하는 능력이다.
내가 이 능력을 사용하게 된 건 중3 겨울방학 때였다. 예전에는 조용하고 지나치게 평범, 아니 못생겼었다. 외모로 인해 구타를 받고, 혼자 지내는 게 익숙해질 때 나에게도 첫 사랑이 생겼다. 그는 중학교에서 흔히 잘나가는, 요즘 말로 ‘일진’이라는 남자애였고 수학 시간에 볼펜을 빌려줌으로 알게 됐다.
하지만 두 달째 볼펜을 안주고 쓰고 있어 다시 돌려달라고 하자, 외모비하를 하며 내 얼굴에 펜을 던졌다. 내가 정말 좋아한 사람이었는데... 그날 밤 울면서 산 속을 미친 듯이 걸었다. 얼마쯤일까, 길을 잃어버린 채 두려움에 떨다가 무언가에 세게 물렸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것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카멜레온인 것 같다.
그날 이후, 나는 손에 스치는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고, 스쳤던 사람의 얼굴을 생각하기만하면 누구로도 변할 수 있었다. 즉, 다시 나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나는 홍대, 명동 등 유명한 거리를 보이는 대로 헤매 다니며 이쁘게 생긴, 화려한 나랑은 다르게 느껴지는 여자들에게 다가가 손으로 그 사람을 스쳤다. 그렇게 변하게 됐고 사람들은 내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학교도 전학을 가 새롭게 살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만져 변신하며 산지 1년쯤 되어 갔을 때, 경찰서에 가게 되었다. 내가 변했던 사람이 사실 살인자였기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 다시 변해 몰래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이제 변할 때마다 두렵긴 하다. 모든 게 그 사람이랑 복제된 것처럼 변하는 거니까...
지금 나는 원래 내 모습으로 공항에 있다. 나는 미국으로 가 내가 변하고 실은 사람들의 선을 거쳐 한국에 다시 들어와 아무도 모르는 얼굴로 살 예정이다. 여권 체크를 받고 비행기에 내 무겁고 초라한 본래의 몸을 실었다. 그냥 이대로 살라고? 나는 그럴 마음이 없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기 위해, 관심을 얻기 위해 계속해서 더 이쁜 사람의 얼굴로 바뀔거다. 한심해 보이지만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는데 어쩔 수가 없다. 나는 창문으로 하늘을 보고 있다. 후회는 없다. 내가 가진 유일한 장점이 이 능력뿐이니까.
왜그랬어?
1-7 홍성재
72시간 남았다. 이미 난 죽은 목숨. 그날 이후 난 탈옥 계획을 꿈꾸고 있었다. 3년 전 난 결혼한 지 3주가 됐고, 회사를 다니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회사일을 끝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가고 있었다. 낮에는 화창하게 맑았지만 밤에는 이상하게 안개도 끼고 으스스한 밤이었다. 그래도 난 어여쁜 아내를 볼 생각에 집으로 신나게 가고 있었다. 집에 도착한 후... 집은 엉망이었고 비명소리가 들렸다. 어느 한 남자가 검은 옷과 마스크로 위장하고 창문으로 뛰어 나가는 모습을 본 느낌이 들었다. 난 안방으로 갔다. 난 겁에 질린 눈과 방바닥에 떨어진 피가 내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기를 빌었다. 안방에 도착한 후 난 뛰어가 그녀를 껴안았다. 그녀의 몸은 떨고 있었고 점점 차가와지고 있었으며 배에서는 빨간 액체가 나오고 있었다.
“여보, 왜 그랬어?”
그녀는 나에게 이런 말을 던졌다. 그 후 경찰이 와서 나를 잡아갔고 살인 혐의를 받아 사형이라는 극형을 받게 되었다. 오늘은 3년이 지나 사형날짜가 3일 남았다. 나는 탈옥을 하려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3년 동안 모아둔 신문, 옆방 죄수인 교수 할아버지가 알려준 지식과 숟가락뿐이었다. 점심을 먹고 운동을 하면서 담장의 높이와 죄수방에서 출구까지의 발걸음 수, 교도관들이 바뀌는 시간, 점등 시간 등을 다 노트에 필기해서 엉덩이에 숨겨놨다. 3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 한 것은 교수 할아버지와 계획에 대한 대화, 필기한 노트뿐이었다. 그때 마침 신문이 들어왔다. 그런데 신문 한 면에 “3년 전 살인의 진실을 밝히다.”라고 쓰여있었고 아내의 사진과 인터뷰 내용이 실려 있었다. 난 처음에 아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그 인터뷰 내용에 믿을 수 없는 내용이 있었다.
“그날에 대해 이야기 해주실 수 있겠어요?”
“네. 그날 저는 남편이 오길 기다리며, 저녁밥을 하고 있었어요. 현관문에서 비밀번호 치는 소리가 들려서 남편이 왔구나 하는 생각에 가니 아무도 없어서 옆집인가하고 뒤를 돌았는데 남편이 칼을 들고 있어군요. 저는 무서워서 안방에 숨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와서 칼로 배를 4번 찌르고 아무것도 안했다는 듯이 나가더군요.”
라고 쓰여있었다. 난 믿을 수 없었고 아내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편에 계속>
서바이벌
1-7 노현석
2022년 1월 1일
인간은 사회에 불만이 있다. 그것이 그날 바로 오늘 폭발했다. 인간들은 사회의 윗사람들을 조용히 죽이거나 협박한다. 그러다 언젠가는 서열 맨 아랫사람이 윗사람이 될 것이다. 현재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어두운 술 안개 속에서 협박당하는 사람을 봤다. 한 사람은 윗 사람 한 사람은 아랫 사람인 듯했다. 즉 대리와 사장인 듯 했다.
대리 : 오늘 내가 승진시켜달라고 했는데 왜 안시켜 주셨죠?
사장 : 그게 마땅히 이유를 대지 않으면 사람들이...
대리 : 그 이유를 만들면 되잖아요.(고개를 거칠제 젖힌다.)
사장 : 내, 내일... 꼭 그럴게. 한 번만 봐주게.
대리 : 좋아요. 하루 더 줍니다. 마지막이예요. 경찰도 아랫사람이 있는 거 알죠? 그래서 오늘은 갑니다.
가짜 연기라고 하기엔 너무 리얼했다. 그리고 한 건이 아니다. 여러 번이다. 지금은 정말 혼란스럽다. 정말이면... 왜 그러는거지?
2022년 1월 2일
사람들이 정말 미친 것을 알아냈다. 그 남자는 승진했다. 3건은 협박이 성공, 1건은 사살... 난 그와 눈이 마주쳤지만 나도 하층이라 하여 풀어줬다. 이유를 몰랐다. 왜 그러는지, 왜 처벌되지 않는지. 이유는 너무 불평등해서라고 한다. 공부를 못하는 사람도 훌륭한 건물을 세우는 법을 배웠더니 잘했다고 한다. 그런데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하층민이 너무 불공평해서란다. 그리고 경찰도 어제 들었다면 알거라 구박했다 모른다면 서서히 알거라고... 그리고 내게 윗층을 부서라라고 말했다. 그리고 갔다. 혼란스럽다.
눈을 떠보니
1-7 우제원
눈을 떠보니 나는 동굴에 있었다. 처음에는 꿈이라 생각해 뺨을 세게 때려보았다. 그러나 그 아픔은 그대로 내 몸에 전해졌다. 꿈이 아니란 걸 알고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사람의 형태를 찾아볼 수 없었다. 무서웠지만 일단 동굴에서 나가기 위해 빛을 향해 달려갔다. 동굴을 나와보니 드넓은 숲이 보였다. 이 곳은 정글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워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서있다 보니 배가 고파 음실을 찾기 위해 정글에 발을 들였다. 걷다보니 저 멀리 바나나 나무가 보였다. 나는 바나나를 먹기 위해 나무를 올라갔다. 나는 미숙한 나무타기 실력 때문에 올라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나는 움직이지 못해 정글 한가운데에 누워있었다. 밤이 되었다. 갑자기 저 끝에서 뭔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이에나였다. 그것도 4마리나 있었다. 나는 다리가 부러져 저항할 수 없어서 잡아 먹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