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작은 음악회 글/ 김주경 집사
가을이 내려앉은 인디애나 북부.. 아주 조용한 마을.
어느 날, 그 곳에...
주일마다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오고, 플릇의 소리가 피어 오른다.
모처럼이리라. 모두의 눈망울이 반짝거리고, 만면에 피어오르는 미소들...
낭낭한 기타소리가 가세하며 그들 가슴이 따뜻해 온다.
아주 작은 음악회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마음에 작은 행복이..
어둑어둑 시장기지는 저녁녘,
마치 시골마을 밥짓는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듯,
소박한 만찬을 기다리는 식구들의 선하고 평화로운 마음이다.
누가 시키는 일도 아니었다.
모두는 자신이 선 자리서 한줌씩 소임을 찾고,
두리번거리는 눈길과 손길에 잔잔한 행복이 보이고,
팔랑팔랑 떨어지는 단풍닢처럼 평화가 살포시 내려 앉았다.
마침내....
목사님의 시작기도와 함께 개회를 알리는 강대상 저편으로
혹은 가까운 곳에서.. 혹은 꽤 먼거리에서.. 기꺼이 달려온 고마우신 분들.
조그만 교회.. 그 곳에서 흐르는 조그만 선율의 개울에 더불어 발을 담그고
그 안에 조용히 미소짓고 계실 성령님과 함께하고자 했으리라.
이윽고 피아노 건반위로 성민이의 손놀림이 악보따라 현란한데
감미로운 플릇소리가 가을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모처럼 유니폼을 차려입은 성도님들의 입술사이로 찬송이 흘러 나왔다.
아침부터 서둘렀을 자매님들의 화장한 얼굴 또한 얼마나 고왔던지..
남자들도 펭귄처럼 연미복 차림을 한 검은 정장도 일품.
분명, 우리들의 모습은 세련되고 거창한 성가대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장유 구분없이 구성된 합창단의 상기된 얼굴이 퍽이나 아름다웠다.
얼마나 가슴이 따뜻해져오는 잔잔한 흥분이었던가~
조리를 마친 음식이 차려진 뒤, 깨소금을 뿌려, 보는이로 하여금 맛을 더하듯,
어느 순간, 가을닮은 음색, 플릇이 홀로 소리를 내고..
예찬이의 트럼펫이 장중한 음을 더해가다 바통을 받아 섹소폰이 가세했다,
이어진 2부에서 그간 찬송가만 듣다가 애창곡을 부르셨던 사모님.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또 다른 신선함이 아니었나 싶다. 그 뿐이랴~
성악가 뺨치는 목사님의 숨은 기량이 뿜어낸 독창, 가곡 "그리운 금강산"은 가히 압권이었다.
이인범 집사님의 클래식 통기타 반주와 하모니카를 뚜엣으로 "오빠생각"과 "나의 살던 고향"을 연주하자니
그 옛날 소시적에 부르던 노랫말과 뇌리에 익은 고향의 냄새가 음률에 담겨 아련한 감흥으로 되살아나
모여있는 모든 분들의 가슴에 잔잔한 향수를 불러오기에 충분했으리.
긴 세월..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부대살며 때로 아프거나 쓸쓸한 가을이 오면...
남몰래 감당했던 처절한 고독과 세월이 가면서 마주친 극한 허무함의 애환도 있었을 터,
그로인해 모두가 연민으로 겹쳐가며 뭉쿨하였으리라.
보여지는 무대뒤로 처음부터 끝이 날때까지 말없는 손길로 움직여주신 손권사님을 비롯한
김안순 집사님, 채향숙 집사님의 헌신이 있어 가능했다고 이 글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모두는 1인 2역, 3역을 자처하면서 음식을 만들어 내고, 다과를 준비하고, 꽃을 준비하고..
악기를 셋팅하고.. 이모저모로 도움을 준 성현이, 윤희, 예슬이, 유학생들을 포함한 모든 성도님들과
특히 이번 행사를 위해 전방위로 뛰시며 애쓰신 우리의 목자, 임경수 목사님.. 그리고 그 곁에 사모님..
멀리서 음악회 트럼펫연주를 위해 달려 온 목사님의 차남 예찬이..
또.. 이번 음악회를 마지막으로 내일이면 교회를 떠나 먼 플로리다로 떠나가야 할 우리교회의 피아니스트,
사랑하는 성민이.. 석별의 정에 참으로 아쉽고 섭섭한 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파트너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착하고 과묵한 성민이에게 어느새 애착이 생겨났던 것 같다. 성민아~ 어딜 가도 건강히 잘 지내길 바랄께~
우리는 모두 그렇게 손에손에 붓을 들고 음악회라는 한폭의 그림을 함께 그려냈지 않은가 ?
다만, 띄엄띄엄 돌출된 실수마저도 너무 자연스러워 질그릇처럼 투박했으리라.
한마음으로 함께했던 이번 "인디애나 한인교회"가 준비한 "가을작은음악회" ....
열심히 노력했다고는 하나, 사실상 주일에만 하루 잠시모여 읊조렸을 뿐,
심도있는 연습이 결여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에겐 또다른 날이 있으므로 다시 기약하기로 한다.
급조된 구성.. 그러나 보석같은 성도님들... 거의 기본실력만으로 감행했다해도 과언은 아니리..
그래도 그날.. 얼마나 이 가을이 아름다웠는지 아직도 그 여운이 가슴에 남아있다.
수고하신 모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잔잔한 음악회 단상,
비파와 수금으로 찬양했던 다윗왕의 찬양만큼
주님께서 받아주신 음악회였습니다.
집사님 연주의 '쏠베이지의 노래' 가사처럼
기다림이 아니라, 그 기다림으로 하여금, 동심에 그리움으로까지 번진
잔치였어요. 수고하셨구요~
이집사님 감사드립니다. 꾸벅~~
모든 분들의 수고이십니다.
그리고 단장님은 부상투혼이 대단하셨습니다.
목사님께서도 너무 애쓰셨습니다.
병원에 응급입원을 하시면서까지
그렇게 선봉에 서셨으니... 감사드립니다.
한마음으로 주님을 찬양하는 너무나 귀한 음악회 였어요.
성도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집사님, 아름다운 글로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