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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2.22 03:30
북극곰 멸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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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에서 '2023년 올해의 야생 사진'으로 선정한 작품 '얼음 침대(Ice Bed)'. /런던자연사박물관(Nima Sarikhani)
'비스듬하게 깎여나간 빙하 조각 위에 몸을 웅크린 채 겨우 잠든 북극곰'. 이 모습을 찍은 사진을 지난 7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이 '2023년 최고의 야생 사진'으로 선정했어요. 작품 이름은 '얼음 침대(Ice Bed)'예요. 북극곰이 과거엔 벌판 삼아 뛰어다니던 빙하가 기후변화로 녹아 침대 크기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의미죠. 사진을 찍은 작가 니마 사리카니는 "기후변화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지만, 이 사진이 희망을 불러오길 기대한다. 우리가 초래한 이 혼란을 바로잡을 시간이 아직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어요.
북극곰은 몹시 추운 북극 지역에 살고 있는데요. 북극에서는 힘이 가장 센 동물이에요. 어른 수컷 북극곰은 무게 450㎏의 거대한 몸집을 이끌고도 땅에서는 시속 40㎞로 달리고 바다에서는 시속 10㎞로 헤엄칠 정도로 빨라요. 피부 밑에 두께 11㎝ 지방층을 갖춰 영하 40℃ 추위와 시속 100㎞대에 달하는 강풍도 견디죠. 이렇게 무적일 것 같은 북극곰은 현재 멸종 위기예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에 올라 있지요. 생물다양성센터는 2050년까지 북극곰의 3분의2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해요.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빠진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로 빙하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북극곰은 바다에 떠 있는 빙하에서 먹고 자며, 새끼를 낳고 길러요. 문제는 기후변화로 해빙이 봄에는 더 일찍 녹고 가을에는 더 늦게 얼면서 빙하에서 바다표범, 고래 사체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겁니다. 빙하가 일주일 더 일찍 녹을 때마다 곰은 약 10㎏의 몸무게가 줄어든다고 해요. 어미 곰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가 되면 번식률이 낮아지고 새끼 사망률이 높아지는데요. 새끼의 주요 사망 원인은 수유 중인 어미의 먹이 부족 또는 지방 부족이랍니다. 빙하가 녹으면 북극곰은 굶어 죽는 것이죠. 죽지 않더라도 굶주린 북극곰이 육지로 넘어와 회색곰 서식지를 침범하기도 해요. 북극곰과 회색곰 사이에서는 잡종인 곰도 태어나는데요,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와 함께 이런 잡종이 늘어나면 결국 북극곰은 멸종할 것이라고 우려해요.
또 북극곰에게 위협을 가하는 것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 독성 오염 물질입니다. 북극곰은 먹이를 통해 수은이나 납, 잔류성 유기 오염 물질에 노출되고 있어요. 오염 물질을 섭취한 북극곰은 성장이나 번식, 질병과 싸우는 능력이 떨어지고요. 어미 곰의 젖에 의존하는 새끼 곰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또 최근 북극해에서 석유 채굴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해상 작업에서 유출된 기름을 먹으면 간과 신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요. 털에 묻은 아주 작은 기름으로도 중독되거나 곰 털의 단열 효과가 감소해 위험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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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