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한가했던 날, 고성능 모델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는 아우디를 찾았습니다.
S6를 시승하기 위해서였지요.
S6는 국내에선 E63 AMG, M5 등과 함께 고성능 미드사이즈 세단으로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물론 500마력대인 E63 AMG나 M5와 달리 400마력대라 직접 경쟁모델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현실적으로 비교가 되는 모델입니다.
차를 받기 전에 TTS를 잠시 감상합니다.
저도 아직 타보지 못한 녀석이라 궁금은 한데...
무수한 선택이 가능한 가격대에서 이 녀석을 초이스하기는 쉽지 않죠.
하지만 진짜 예쁩니다.
요런 게 디자인이죠.
세컨카로 미니 쿠퍼S보다 더 윗급의 펀카를 찾는 분이라면 고려해봄직한 TTS입니다.
넓은 홀 중앙에는 신형 A5 스포츠백이 보입니다.
뒤로는 S5도 보이는군요.
S5는 A5와 RS5 사이에 훌륭하게 위치하고 있긴 한데 또 사긴 애매한... 그런 클래스입니다.
하지만 성능은 저만해도 이미 충분하고 넘치긴 하죠.
아우디의 3.0 TFSI 엔진은 저 정도를 몰아붙이는 건 어렵잖을만큼 강력하니까요.
A5는 뒤가 좀 아쉽긴 합니다.
좀 더 낮았더라면... 싶죠.
하지만 상품 패키징이 좋고 스타일도 좋아서... 약간 프로모션만 곁들이면 선택하실 분들은 또 선택하실 듯 합니다.
베스트셀링 모델인 520D가 강력한 견제를 하겠지만요. ㅎㅎ
자, 이제 주인공인 S6의 키를 잡았습니다.
잘 부탁해, S6.
S6는 4리터 V8 TFSI엔진으로 8기통 트윈터보 알루미늄 엔진을 가졌습니다.
V8도 모자라 트윈터보...;;;
420마력에 56.1kg.m 토크를 가집니다.
게다가 미션은 7단 S트로닉, 시원한 변속감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제로백은 4.6초.
연비는 7.9km/l인데 이는 정속주행 시 8기통 중 4기통만을 사용하는 가변 실린더 기술과 에너지 회수 시스템의 덕분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콰트로 때문인지 아우디의 연비는 항상 좋지 않은 편이죠.
공차중량이 무려 2톤이 넘습니다. ㅡ.ㅡ;
외관은 모든 S시리즈들의 특징을 고스란히 갖고 있습니다.
그레이 칼라의 플라스틱과 크롬이 적절히 쓰인 그릴이나 은빛 사이드미러가 S임을 알려줍니다.
A6보다는 한결 스포티하고 눈에 띄는 디자인이죠.
맘에 듭니다.
앞뒤 모두 255/35/20의 타이어 사이즈를 갖고 있어 당당한 느낌입니다.
특히 이 시승차량의 색상은 참 멋스럽네요.
꽉 차는 휠 하우스.
고성능 모델 답습니다.
V8 TFSI 엔진은 아주 활기찹니다.
RPM 상승도 매끄럽고 2톤의 차체 중량을 생각하면 토크가 압도적이라고 할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가볍게 끌고 나갑니다.
뒤는 머플러를 제외하면 특별히 고성능 모델임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시승차량의 색상은 S엠블럼을 더욱 돋보이게 하네요.
M5의 푸른색보다는 훨씬 받아들이는데 부담이 덜한 색상입니다.
조금 심심할 뻔했던 뒷모습이 머플러와 디퓨저 덕분에 A6와 달리 볼만 합니다.
이 S6의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시트입니다.
앞도,
뒤도.
모두 멋집니다.
스티치가 포인트가 되면서도 단단한 느낌이 들고, 특히 앞좌석은 단단하면서도 착좌감이 좋아 맘에 들었습니다.
등받이 부분이 두툼하지 않아서 시트 자체가 둔해보이지 않는 점도 아주 좋구요.
실내는 아우디다운 세련미와 화려함이 공존합니다.
A6와 동일한 구성.
개인적으로 시트만큼 눈에 들어오진 않아요.
아 좋구나-
뭔가 럭셔리하지요?
스포티하면서도 럭셔리한 시트입니다.
언제나 기대보다 가벼운 스티어링은 불만입니다만 디자인은 역시 아우디.
패들 시프트가 너무 작은 것을 제외하면 어디 흠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S6 역시 다이나믹 모드로 해도 스티어링은 가벼워요. 이 부분은 좀 더 무게감과 직결감이 필요하다 느낍니다, 전.
이번 시승에서는 계기반 기준으로 240~250km/h 정도까지 달려봤습니다.
220km/h 부터는 조금 더딘 가속입니다만, 충분하지요.
아쉬운 소리는 조금 아래에서 하겠습니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는 여전합니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항목들이 엄청 많지요.
불필요한 느낌도 있습니다만, 뭐 과시도 필요하니까요. 후후.
시트를 제외하고 눈길을 끄는 두 가지 중 하나는 카본입니다.
아끼지 않고 쓴 카본들의 향연을 좀 보시죠.
사방이 카본이잖아... ㄷㄷㄷㄷ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B&O 뱅앤올룹슨 스피커입니다.
랩 어라운드 스타일로 코크 핏을 감싸는 인테리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트위터.
왼쪽에도,
오른쪽에도.
양 쪽에 솟아 있는 이 뱅앤올룹슨 트위터는 음질을 기대하게 만들죠.
좀 들어볼까요.
마침 시승차에는 클래식 CD가 들어있습니다.
이리 저리 만져보며 들어봤는데...
아..... 얘 감동이네요~
IS-F의 마크 레빈슨과는 또 차원이 다른 음질.
T_T
맞다, 하만 카돈 저리 꺼져~ ㅋㅋ
저는 개인적으로는 고음이 훨씬 돋보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는 아니니.. 느낌은 각자 알아서. ^^
이 S6의 시승 소감은 한 마디로 하면...
? '엑설런트 콰트로' 입니다-!!!!
뒤뚱거리고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며, 하중 이동이 둔하게 느껴지는 그 콰트로가 아니에요!
스포츠 디퍼런셜이 적용된 이 녀석은 15:85로 구동력을 배분할 수 있을 뿐더러 후륜의 좌우 토크 배분까지 가능합니다.
덕분에 밸런스가 훌륭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마법 같은 코너링을 보여줍니다.
뉴트럴한 후륜 구동의 느낌을 보여주는 회두성, 선회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스티어링을 풀어주며 강하게 악셀을 밟을 때 아주 스무스하게 라인을 따고 갑니다.
A6 때도 놀랐는데 정말 발전이 느껴지는 코너링입니다.
이런 코너링을 몇 번을 느낀 후에,
전 RS5를 타고 싶다는 강력한 충동을 받았습니다.
아우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저임을 감안하면 저로서도 좀 놀란 부분인 것이죠.
그냥 노멀 상태에서의 느낌도 조금 적자면,
아주 부드럽고 매끈하며 여유로운 느낌이 듭니다.
직진 안정성도 상당하고, 노면 소음이나 기타 소음도 충분히 걸러내어 오디오 시스템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며,
엔진음과 배기음 역시 즐길만한 수준입니다.
AMG 같은 마력은 없지만요.
에어 서스펜션은 다이나믹 모드에서도 그리 단단한 느낌은 아닌데
컴팩트한 고성능 세단과 비교해서 그런 것이고 이 정도 클래스에서는 훨씬 잘 어울리는 세팅 같습니다.
너무 단단한 서스는 이 클래스에서는 어울리지 않죠.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명확한데요,
다이나믹 모드로 놓고 M모드로 변속을 하면서 다녀도 이 미션은 오토매틱처럼 시프트 업을 합니다.
6,000RPM만 가도 시프트 업을 해버려서 김이 팍 샙니다.
변속감은 S트로닉에 대한 기대에 비하면 인상적이진 않지만 매끄러움이 맘에 드는데
툭하면 지 멋대로 변속을 하는 M모드는 왜 있는 건지요?
ㅡ.ㅡㅋ
이와 관련해서 RPM을 끝까지 쓰지 못하다보니 RPM을 좀 쓰다 마는 느낌이 있어요.
그리고 패들 시프트의 조작감은 독일차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물론 제 데일리카인 IS-F의 패들 시프트 작동감이 워낙 훌륭한 편이긴 합니다만
작고 볼품 없는 패들의 좀스러운 조작감은 차량의 여유로움과 스포티함, 그 어느 것도 대변해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두어 가지를 제외하면 모두 훌륭합니다.
돈값을 해요.
한편,
엔진음과 배기음은 AMG를 스포츠 모드에 놓고 달릴 때의 짜릿함은 주지 않지만 8기통 특유의 사운드를 갖고 있습니다.
다이나믹한 맛은 컴팩트한 스포츠세단들보다는 떨어지지만 분명 기분 좋은 소리에요.
패밀리 세단으로 본다면 2열 탑승자들의 소리에 대한 불만은 없을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여유롭고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하고 안정감 있습니다.
직진은 직진대로, 코너는 코너대로, 가속도 감속도 소리도 촉감도 모두 좋아요.
1억1천만원 남짓한 가격이 수긍이 갑니다.
잘했어, 아우디.
이제,
RS5를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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