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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의 황금연휴가 끝나가는 시점
하지만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프로배구 정규시즌 개막으로 설레는 10월 8일 일요일입니다.
오늘은 도드람 2017-18 V-리그 전망을 해보려고 합니다.
뭐, 전문가도 아니고 구체적인 수치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분석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지난 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오프시즌동안 선수단의 변화를 더하고, 또 최근까지 있었던 국가대표팀 경기내용과 KOVO컵에서의 느낌을 추가해 막 적어보겠습니다.
지난 정규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도로공사부터 가겠습니다.
도로공사는 이번 오프시즌동안 긍정적인 요소가 가득했습니다. 16-17 시즌 20경기에서 61득점에 그쳤던 백업멤버 하혜진 선수가 국가대표팀에서 스타로 떠올랐고, 역시 지난 정규시즌에서 5경기(득점 0) 출전에 그쳤던 전체1순위 지명자(16-17 드래프트) 정선아 선수도 KOVO컵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라이징스타상 수상). 국내선수 중 최정상급 공격력을 자랑하는 박정아 선수를 FA로 영입한 소식이 저 멀리 묻힐 정도였습니다.
왼쪽부터 박정아, 문정원, 이바나, 이효희, 정대영, 배유나, 임명옥
고예림 선수가 보상선수로 빠져나간 것이 아쉽긴 하지만, 박정아 선수 영입으로 공격력은 확실한 업그레이드입니다. 지난 시즌 초중반 팀 전체를 흔들었던 외국인 선수문제도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이바나 네소비치로 말끔히 해결하고 새 시즌을 출발합니다.
두 노장, 이효희-정대영 커플은 체력적인 부담 걱정 할 것도 없이 이번 KOVO컵에서도 찰떡궁합을 선보였고, 이들을 뒷받침해줄 백업 멤버도 충분합니다.
라이트 하혜진 선수(좌)는 언제든지 주전자리를 꽤찰 수 있을만한 잠재력을 보여줬고, 배유나 선수의 부상이 길어지면 정선아 선수(중)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벤치멤버로 쏠쏠한 활약을 했던 전새얀 선수는 여전히 정체된 모습으로, 오히려 흥국에서 넘어온 유서연 선수(우)가 그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양쪽 날개 공격과 중앙 모두 공격력에 있어서는 최고 수준이 아닐까 합니다. 노련한 세터에 좌우 균형도 잘 잡혔고요.
역시 문제는 리시브입니다. 개인적으로 6개팀 리베로 중 임명옥 리베로를 가장 낮게 보는데요. 이번 KOVO컵에서도 의외로 발도 느리고, 리시브하는 공들이 다 조금씩 짧더라구요. 오히려 KGC의 오지영 리베로보다도 아쉬운 모습이었습니다.
김종민 감독의 말대로 문정원 선수에게 수비 부담이 많이 가겠고, 유서연 선수에 박정아 선수도 힘을 보태줘야 합니다. 수비가 흔들리면 도로공사 최고의 무기인 이효희-정대영 콤비의 속공도 나올 수 없으니까요.
그래도 6개구단 중 최고의 공격력에, 강력한 서브(이바나 & 문정원 & 이소라)가 있으니 상위권으로 예상합니다.
p.s. 도로공사의 약점은 김종민 감독. 팀내 노장들이 슬럼프에 빠지거나 체력적인 문제가 찾아왔을 때 과감히 그들을 뺄 수 있는지, 그리고 승부처에서 얼마나 많은 묘수를 꺼내들 수 있을지... 사실 그닥 기대는 없어요.
다음은 지난 정규시즌 5위팀이자 이번 KOVO컵 우승팀 GS 칼텍스
에이스 이소영 선수가 시즌 아웃의 부상을 당하며 자리를 비웠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힘을 합쳐 5년만에 컵대회 우승컵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먼저 예상 스타팅라인업을 살펴보면
왼쪽부터 강소휘, 듀크, 표승주, 이나연, 김유리, 이영, 나현정선수
KOVO컵을 봤을 때 강소휘 선수는 부상에서 100% 회복된 모습이었고, 오히려 이소영 선수보다 더 당찬 공격력을 선보였습니다. 전체 2순위로 지명되며 많은 GS팬들을 당황하게 했던 180cm의 33살 외국인선수 파토우 듀크도 컵대회 총4경기에서 105득점하며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여기에 지난 시즌에도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줬던 표승주 선수가 공격의 삼각편대에 합류(4경기 97득점)하며 신바람나는 경기력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제 국가대표팀에서 김유리 센터와 나현정 리베로가 돌아오네요. 문명화 선수와 한다혜 리베로가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긴 했지만, 일단은 위와 같이 주전 라인업이 짜여질 것으로 보입니다.
GS 벤치멤버. 왼쪽부터 문명화, 안혜진, 김진희, 김채원, 한다혜, 정다운
이번 오프시즌 때 2대2 트레이드로 GS 유니폼을 입은 문명화 선수(189cm)는 블로킹에서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으나, 아직 공격적인 부분에서 많은 발전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속공이 가능하고 우승 경험도 있는 김유리 선수가 일단 중용될 것으로 보이고, 함께 KGC에서 넘어온 김진희 선수는 의외로 이번 KOVO컵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습니다.
차 감독님의 특성상 안혜진, 김채원, 한다혜 선수도 중간중간에 뛸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될 것으로 보이고, 정다운 선수는 나올 때마다 별다른 활약없이 실책만 연발해 아쉬움이 있습니다.
GS는 오프시즌동안 약점이었던 높이가 확실히 보강되었습니다. 두고두고 이소영 선수의 부상이 아쉽지만 김유리(182cm)-문명화 콤비는 중앙에서 요긴하게 쓰일 겁니다.
전체적으로 공격수들의 신장이 낮고, 강소휘-듀크를 뒷받침해줄 제3의 공격수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표승주 선수가 매경기 15점 안팎의 활약을 해주길 바라는 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지난 시즌 21경기에서 142득점한 김진희 선수가 좀 더 나서줘야 합니다.
황민경 선수가 빠진 리시브 라인에 나현정 선수를 중심으로 강소휘 선수가 많은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주전들 전반에 체력관리도 중요합니다. 젊은 선수들이라 긍정적인 분위기를 한 번 타면 무섭겠지만, 반대로 슬럼프도 쉽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차상현 감독의 리더십과 함께 중상위권을 예상합니다.
다음은 정규시즌 4위팀 현대건설입니다.
현대건설 예상 스타팅라인업. 왼쪽부터 황연주, 황민경, 엘리자베스, 양효진, 한유미, 이다영, 김연견
이번 KOVO컵을 통해서 프로 데뷔 초창기 때만큼의 스피드와 파워를 보여준 황연주 선수(1986년생)는 걱정이 없습니다. 또한 수비 보강을 위해 일찌감치 영입한 FA 황민경 선수도 꾸준하게 제몫을 해줄 거고요. 팀을 떠난 염혜선 선수를 대신해 올시즌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나서게 될 이다영 선수의 잠재력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반면 그 외의 모든 것이 다 의문입니다.
이번 KOVO컵에서 조별리그 52득점(2경기) 후 12점(준결승)에 그친 외국인선수 엘리자베스는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시즌의 에밀리 하통보다도 더 확실한 모습을 못보여준 듯합니다. 그리고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 선수는 아직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현대에선 참 많이 중용받고 있는 모습인데 한유미 선수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수비도 많이 흔들리고, 그렇다고 매 경기 10점 안팎씩 올려주는 공격력도 아닙니다. 여기에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이다영 선수를 벡업해줄 세터 자원이 전무합니다. 이다영 선수가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혼자 뛸 수는 없습니다.
분명 현대건설도 국가대표팀에서 주전 선수들이 돌아오니, KOVO컵 때보다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겁니다.
"박혜미 -> 김연견 리베로, 고유민, 박경현 -> 황민경" 사실 백업과 주전들의 경기력 차이도 가장 크게 난 팀이 바로 현대건설 아닐까 싶습니다. 가용할 수 있는 자원도 많지 않은데,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이도 상당합니다. 올시즌 하위권을 예상합니다.
다음은 KGC 인삼공사
화려한 스타 한 명 없이 끈끈한 조직력과 국내 선수들의 분전으로 지난 시즌 3위에 올랐던 KGC 인삼공사입니다.
왼쪽부터 알레나, 지민경, 한송이, 한수지, 유희옥, 이재은, 오재영선수
대부분의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 이어 건재한데, 국가대표 김해란 리베로의 공백이 커보입니다. 도로공사로부터 급하게 데려온 오지영 선수가 1년간의 공백을 깨고 의외의 경기력을 보여주긴 했지만(김해란 보상선수 유서연과 트레이드), 국내 No.1 리베로의 공백은 확실히 클겁니다.
또한 GS와 체결한 2대2 트레이드. 한송이 & 시은미 선수를 받고, 문명화 & 김진희 선수를 내줬죠. 개인적으로도 KGC가 문명화 선수를 참 아끼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KGC가 왜 그런 판단을 내렸을까요? 레프트 자리에 높이와 경험을 보강하려고 데려온 한송이 선수의 출발은 산뜻했습니다(KOVO컵 3경기 64득점, 186cm). 그래도 결국에는 다른 국내선수들의 분전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시즌 신인상을 수상한 지민경에 국내선수들이 다들 고만고만하지만, 또 그렇게 구멍이 있지도 않고 끈끈한 조직력은 여전합니다. 중위권을 예상합니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던 흥국생명
왼쪽부터 이재영, 테일러 심슨, 김나희, 조송화, 김해란, 신연경, 공윤희
에이스 이재영 선수의 공격력과 해결사 본능, 여기에 후방을 든든히 지켜줄 김해란 리베로의 수비, 그리고 이제는 국가대표로까지 성장한 조송화 세터까지 큰 틀은 확실한데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 라인업입니다.
지난 시즌 833득점(정규시즌)으로 득점 3위를 기록했던 타미 러브는 팀을 떠났고, 새 외국인선수 테일러 심슨은 아직 그만한 파괴력은 아니어 보입니다(KOVO컵 2경기 61득점하긴 했으나). 김나희 센터도 늘 고만고만한 활약이고, 나머지 국내 선수들도 그렇습니다.
신연경, 정시영, 공윤희... 한결같이 뭔가 아쉽고 애매한. 그래서 박미희 감독은 이한비 선수의 성장을 촉구(?)하기도 했었지요(이번 컵대회 2경기 24득점, 1996년생 177cm 레프트).
김해란-남지연-한지현... 국가대표급 둘에 역시 주전급 리베로 1명까지... 리베로 3명으로는 득점이 나지도, 경기를 이길 수도 없잖아요? 결국엔 득점이 나와야 이기는 경기인데... 역시 중위권이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시즌 챔피언 IBK 기업은행
왼쪽부터 김희진, 메디, 김수지, 고예림, 염혜선, 김미연, 노란 선수
지난 오프시즌동안 대형 FA 두 명을 영입하며 전력을 더 단단히 다졌습니다.
김유리 선수가 김수지 선수(전 흥국)로 확실히 업그레이드 되었고, 김사니 세터의 공백을 역시 국가대표 염혜선 세터로 채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센터자원 중 김수지 선수를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높이도 있지만 빠른 발이 돋보이는 이동공격이 일품입니다. 문제는 이번 오프시즌 내내 국가대표로 차출되느라 새로운 팀원들과 손발을 맞춰볼 기회가 아예 없었다는 점, 그리고 역시 체력적인 부담(문제)이겠지요. 또한 많은 팬들이 염혜선 세터의 토스워크를 많이 문제삼으시던데, 뭐 IBK엔 지난 시즌부터 주전급으로 확실히 성장한 이고은 세터도 있으니까요. 배부른 걱정입니다.
또한 역시 국가대표 공격수 김희진에 김미연 선수도 제3의 공격수로 쏠쏠한 활약이 기대됩니다(정규시즌 30경기 207득점).
메디는 검증된 외국인선수이고(지난 시즌 총37경기 961득점), 발전 중인 고예림 선수도 기대되는 자원입니다.
문제는 역시 수비, 남지연 리베로가 빠져나간 공백이 커보입니다. 채선아 선수가 한 번 더 리베로로 포지션을 바꾸고, 기존의 노란 리베로에 흥국생명에서 김혜선 선수까지 데려왔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경기력은 아니었습니다. 과연 누가 주전 리베로 자리를 차지할 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은 그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번 2017-18 정규시즌 예상 순위를 적어보면
1위 IBK 기업은행 : 국가대표 FA 2명(김수지, 염혜선)으로 지난 시즌 구멍을 확실히 메움. 주전 리베로가 아직 확정 안된 아쉬움
조금 빈틈이 보이긴 하나, 그래도 지금까지의 우승경험과 노련함으로 한 시즌을 끌고나갈 수 있을 것.
2위 도로공사 : 시원시원한 서브에이스에 공격력 만큼은 국내 최강. FA 박정아 선수의 결정력 있는 한 방에 가용할 수 있는
공격자원도 많다(떠오르는 스타 하혜진-정선아). 이효희 세터가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 것.
단,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내부의 불협화음을 조심하라 & 김종민 감독의 지도력이 아직도 의문
3위 GS칼텍스 : 강소휘 선수는 확실히 국대급 & 외국인 선수 듀크도 어느 정도 불확실성을 제거
오프시즌 내 문명화-김유리로 약점이었던 중앙 보강. KOVO 컵 우승으로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탐.
But 에이스 이소영의 부상이 뼈아픔. &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
4위 KGC 인삼공사 : 김해란 리베로의 공백. 하지만 국내 선수진과 검증된 외국인선수의 조직력이 한층 더 극대화될 것
5위 흥국생명 : 리베로 3명으로는 경기를 이길 순 없잖아? 이재영-심슨을 뒷받침해줄 국내공격수가 안보임.
6위 현대건설 : FA 황민경 영입으로 리시브 보강을 선택한 건 Good.
김연견-황민경의 든든한 후방에 황연주 선수는 점점 더 젊어지는 듯.
하지만 이다영 선수 백업은 누가? 설마 이도희 감독님이 직접? 세터를 비롯해 백업 자원이 너무 빈약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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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시 도로공사와 GS칼텍스의 경기를 좀 더 많이, 집중해서 보다보니까 할 말이 많았습니다. 글이 길어지네요.
그리고 올시즌 예상순위에도 팬심이 조금은 반영되지 않았나 볼 수도 있겠는데요. 그래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하고자 한 것이니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만약 이 순위 이대로 된다면 올시즌에는 배구를 좀 더 늦게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겠네요. 봄배구~~~
지기님,대단하시네요.도로공사 배유나 선수는 부상에서 회복은 어케 돼 가나요?
앞으로 좋은 정보 잘 보겠습니다.도로공사 홈피에서 지기님 글보고 카페에 가입했습니다
반갑습니다.^^
보도도 있었지만, 배유나 선수의 경우 9월말 일본 전지훈련부터 조금씩 실전을 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바로 개막전 때 모습을 볼 수도 있겠지만, 시즌은 기니까 충분히 회복하고 돌아왔으면 합니다. 도공엔 정선아 선수도 있으니까요.
카페는 보시다시피 시작 단계입니다.
나중엔 정모도 하고 단체 직관도 꿈꾸고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활동 부탁드려요.^^
@leejuhyung1 서울에 살고 있구요..나이는 조금 있으나 스포츠를 좋아하는데는 숫자일뿐..ㅎㅎ
기회많이 주시길~~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