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불량성 빈혈은 골수 조혈기능의 감소로 형태적인 이상은 없으나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들과 같은 혈액세포의 생산이 감소되는 질환입니다.
이에, 인체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적혈구가 감소하여 어지러움증, 무기력증 등이 발생하고 백혈구의 감소로 세균감염이 자주 발생하여 발열, 오한 등의 증상과 함께 치명적인 감염증이 다수 호발함과 동시에 혈액을 적절히 응고시키는 혈소판이 감소함으로써 쉽게 멍이 드는 경향과 함께 뇌출혈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50 - 60%)에서는 본 질환을 발생케 하는 원인이 알려져 있지를 않으나 몇가지는 밝혀진 바가 있습니다. 우선 약제들로는 chloramphenicol, methicillin 등과 같은 항생제, diphenylhydantoin 등과 같은 항전간제, 기타 benzene, thiouracil, phenothiazines 등이 있습니다.
특히, 성분을 알 수 없이 복용되고 있는 많은 민간 약제(Herb)들도 본 질환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고, 과도한 방사선 피폭이 본 질환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바이러스 간염 및 결핵 감염, 임신,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교원성 질환인 전신성 홍반성 낭창 등도 본질환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발생기전
우리 몸에는 혈액세포의 조상에 해당하는 세포가 있습니다. 이른바, 피를 만들어 내는 어머니의 역할을 하는 조혈모세포(造血母細胞)입니다.
본 세포는 볍씨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즉, 볍씨 1알이 많은 쌀들을 수확하게 하듯이 조혈모세포는 분화과정을 통하여 혈액세포인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조혈모세포는 자가복제의 과정을 통하여 조혈모세포가 우리 몸에서 고갈되지 않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이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볍씨가 논에서 많은 쌀을 수확하기 위하여는 충분한 양의 볍씨가 파종된 후 토양이 비옥해야 하고 참새와 같이 쌀의 수확을 방해하는 것들이 없으면서 비료가 충분히 공급되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조혈모세포가 원활히 혈액세포를 생산하기 위하여는 조혈모세포의 숫자가 충분하면서 토양의 역할을 하는 골수 미세환경이 양호해야 하고 참새와 같이 조혈모세포의 분화를 방해하는 림프구의 과다한 증식이 없어야 함과 동시에 비료처럼 조혈모세포의 분화 및 증식을 도와 주는 싸이토카인(cytokine)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합니다.
재생불량성 빈혈은 상기 과정 중에 이상이 생기면 발병합니다. 즉, 조혈모세포의 수가 적든지 조혈모세포의 분화를 방지하는 림프구가 과다증식하거나, 기타 골수 미세환경에 결함 및 불충분한 싸이토카인의 공급이 되겠습니다.
치료
우선 원인을 파악하여 밝힌 후 가능하면 그를 제거한 후에 재생불량성 빈혈로 발생하는 증상들에 대한 대증요법을 시행하면서 앞서 언급한 발병기전 중에 어떤 점이 문제인지를 알고 교정하는 것이 순서가 되겠습니다.
1. 대증적인 치료
적혈구가 부족한 경우에는 빈혈이 발생합니다. 대부분에서 헤모글로빈치가 8 g/dL 이하가 되면 증상이 발생하고 6 g/dL 이하이면 견디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또한, 빈혈이 오래 지속되면 전신 쇠약감이 악화되고 심장 등의 기능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이 경우에는 농축적혈구 수혈을 시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수혈을 너무 많이 하면 면역반응 등으로 수혈에 대한 저항성이 생기고 수혈 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신중히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골수이식을 준비하는 경우에는 가급적이면 수혈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타,erthropoietin 투여가 있으나 조혈모세포 수 및 기능이 정상인 상태에서만 효과가 좋기 때문에 조혈모세포에 이상이 있는 본 질환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백혈구가 감소될 때는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백혈구를 올리기 위한 치료로는 G-CSF나 GM-CSF 주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상기 치료 또한 erthropoietin와 같은 이유로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백혈구 농축액 수혈은 저장 기간이 매우 짧고 수혈 후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응급 상황이 아니면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백혈구 수가 감소된 환자에게 감염을 극소화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지침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1) 외부 환경의 노출 및 감염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한다.
2) 주위환경을 항상 깨끗이 한다.
3)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하고 필요시에는 덧가운 및 모자와 장갑도 착용한다.
4) 소독하여 멸균된 음식을 섭취한다.
5) 식사 후 입안 청소를 철저히 한다.
6) 대변을 본 후 반드시 좌욕을 한다.
7) 변비가 있으면 완화제를 투여한다.
8) 이불 및 의복은 정기적으로 소독한다.
이외에도 인체의 청결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감염을 피하기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혈소판 수가 감소하면 혈소판 수혈이 필요합니다. 특히 혈소판 수가 20,000/μL 이하로 감소하면 외상 없이도 출혈이 생기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혈소판 수혈을 위하여 적십자 혈액원에서 여러 사람의 것을 모은 혈소판 농축액이 준비되어 있으나 이는 효율이 미진할 뿐만 아니라 감염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혈소판 공여자를 지정하여 분반술(Pheresis)을 통하여 혈소판 농축액을 채집한 후에 수혈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기타, 출혈성 경향이 심할 때는 이를 닦을 때는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하고 출혈성 경향이 심할 때는 삼가고 근육주사는 피하며, 가임 여성은 피임약을 복용하여 월경출혈을 방지하여야 합니다.
2. 원인적인 치료
현재 재생불량성 빈혈의 병인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밝혀진 것은 조혈모세포의 수적 부족과 림프구에 의한 면역학적 조혈기능 억제이며 본 기전들은 상호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치료로 조혈모세포의 수적 부족인 경우에는 이를 보충하기 위한 골수이식이 이루어지며 림프구에 의한 조혈기능 억제가 우세하면 항림프구 글로불린 주사 및 cyclosporin-A 투여와 같은 면역억제요법이 시행됩니다.
골수이식은 본 질환에 가장 효율적인 치료로 HLA 유전자형이 모두 일치하는 형제로부터 이식을 받을 때는 2년 생존율이 70-90% 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HLA 유전자형이 모두 일치하는 형제가 있으면 즉시 골수이식을 받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러나, 골수이식은 전신상태가 이식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해야 하며 HLA 형이 모두 일치하는 형제가 있어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HLA 형이 부분 일치하는 형제나, HLA 형이 일치하는 타인으로부터 골수를 이식받는 치료가 최근에 시도되고 있습니다.
항림프구 글로불린과 cyclosporin-A 치료는 2년 생존률이 60-80% 까지 보고되어 골수이식에 버금가는 치료효율을 보이나 완치율은 20-30%로 낮고 치료 후 골수이형성 증후군 및 이차성 종양이 다수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본 치료는 나이 및 신체적인 여건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타, erythropoietin, G-CSF, GM-CSF의 투여와 같은 싸이토카인 치료가 있고 조혈기능을 촉진시키는 약제로 oxymetholone 및 folate 등이 보조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