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번 가본 길도 아니었는데... 삼밭골 가면서도 이전 구서동 살던 시절에도 몇번이나 지나쳤던
곳이었는데 오늘 텃밭 가꾸기를 위해 거름을 지고 가려니 그 길이 얼마나 멀든지....ㅠㅠㅠ
나경샘이 반여동에 있는 "해맑은 교실"을 찾아 노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침 청소를 끝내고
금정 초등학교로 기영이를 데리러 갔습니다.
나경샘은 두실과 부곡 초등학교의 꼬맹이를 데리러 가고...
기영이와 금정 초등학교를 나서면서 가위,바위,보를 하면서 가방 들고가기 내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두번째 가위,바위,보에서 제가 지면서 받아든 가방이 왜 그리 무겁든지...?
도저히 그 가방을 매고 기영이가 길을 걷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그 가방을 제가 매고는 기영이
손을 잡고 이야기를 하면서 부산대 교정을 지나 아숲으로 왔습니다.
오는 길에 상영이 어머님도 만나게 되고... 그리고 부곡을 다녀오는 나경샘과 만나 기영이를
차에 태워보내고... 어제는 장전초등이 5교시를 하는 날이어서 나경샘이 아이들을 데리고
장전초등으로 몰려갔습니다.
제가 거름을 사러 가야하니 아이들만 아숲에 남겨둘 수 없어서...
그런데 그 사정도 알지 못하는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 놀 공간이 생겼다는 그 사실만으로 환호성을
지릅니다.
아이들을 데려오는 그 시간만이라도 아이들을 돌봐주고 보호해 주실 분이 한분만이라도 있었으면
좋을텐데....ㅠ
아무튼 나경샘은 아이들과 장전초등으로 가시고 저는 거름을 사러 노포동으로 향했습니다.
노포동의 한 화원에서 거름 두포와 고추, 가지, 방울토마토 모종을 구입하고 거름은 어차피 옮겨야
할 것이라 차를 텃밭 가는 산 초입에 세워두고 그 모종들이 차 내부의 열기에 상하지 않게 하기위하여
아숲으로 그 모종들을 가지고 와 아숲 베란다에 펼쳐 놓으니 나경샘의 전화...
그 전화를 받고 철물점에 가서 삽을 한자루 사고는 근대화 슈퍼 앞으로 가니 별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아이들은 가방을 들고 가기 싫다 칭얼대고 있었습니다.
그넘들을 꼬셔서 텃밭 초입 차 세워 둔 곳까지 가서 차안에 가방을 넣어두라 하니 그 거름냄새에
아이들은 또 한번 난리를 치고.... 아이들은 나경샘과 먼저 올라가고 20킬로짜리 거름을 옮기려니
생각만큼 만만한 상황이 아닌 절대남간....ㅠㅠ
결국 한포는 입구에 던져둔 채 한포만 서너번 쉬어가며 겨우 텃 밭으로 옮기고....
텃밭에선 아이들의 장난이 한창이었습니다.
몇넘은 올챙이를 보면서 정신이 팔려있고...
아이들과 함께 텃밭의 딱딱한 흙들을 파 뒤집으면서 왜 흙을 뒤집는지...? 부엽토가 무엇인지?
그런 이야기들을 해가면서 흙 뒤집기 놀이...흙 숨쉬게 하는 놀이...거름 섞는 놀이를 하자니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 그 놀이들에 싫증이 난 몇명은 텃밭 공터에 있는 훌라우프를 가지고
놀기 시작하고...겨우 세개밖에 남아있지 않은 훌라우프 덕분에 아이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순서를 기다리느라 목이 빠지고...
여하튼 그렇게 하루 낮 시간을 보냈습니다.
뻐근한 허리와 어깨를 간직한 채 아숲으로 돌아온 우리...
거름과 흙들이 묻은 손이어서 오늘은 손을 비누칠을 하고 깨끗이 씻었는지 그 확인까지 하고
아이들 참을 나눠 주었습니다.
그 와중에 서현이와 문석이의 작은 다툼이 있었고 문석이에게 그 다툼에 대한 정리를 해 주다가
어느 한 구석 못내 억울한 생각이 있었는지 문석이는 대성통곡을 하고...
결국 문석이는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걸고 우는....ㅎㅎㅎ
그 덕분에 어제 또 문석이를 달래느라 진땀을 뺀 하루였습니다.
그제는 지수였는데....ㅎ
어제는 꽃사슴(주영)샘이 오시는 날이었습니다.
아이들과 재미있는 숫자놀이란 주제를 가지고...
색종이를 펀치로 동물 모양을 찍어 그것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붙이게 하면서 숫자에 대한
개념을 알게 하는 과정...
수업을 끝내신 후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꽃사슴샘이 참 오랜기간 아주 많은 준비를
하셨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하긴 임용을 포기하고 대안교육을 하겠다 결심하신 양반이시니...
한가지 아쉬운 일은 지금 이 시기가 중간고사 기간이라 정해진 수업시간 이외에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점이고... 그리고 5월에는 교생실습을 나가셔야 하니 5월 중에는 꽃사슴샘이
아숲의 아이들과 함께 하시기 힘들다는 그 점이 좀은 아쉽지만 선생님의 사정이 그러하시니
우리가 좀 참아야 하겠지요.
아무튼 주영샘의 존재가 앞으로 더욱 더 커질 것이란 그런 느낌이 드는 날입니다.
오전 시간을 도와주실 수 있는 분이 한분만 더 계신다면... 하는 아주 뚱뚱한 꿈을 꾸면서...
나경샘과 이야기 중 순간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한 사안이 하나 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여건이 되는 그날에 이 아숲의 지하에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겠다는 생각...
그 결심을 실현 시키기 위해 또 다른 노력을 시작하려 합니다.
우선 책 모으는 일 부터 차근 차근 해 나가야 하겠지요.
아숲을 시작하면서 한달에 최소한 10만원씩은 투자 해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
그리고 어른들도 읽고 배울 수 있는 책... 책을 사기로 했었는데 이넘의 돈이란 것이 무엇인지
이번달에는 44,250원으로 세권의 책만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ㅠㅠㅠ
첫댓글 수고많으셨네요... 헙
수고많으셨네요... 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