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성 읍내를 지나면 드라마 <가을동화>로 유명해진 화진포가 나온다. 드라이브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이
빼놓지 않는 코스다. 화진포는 둘레가 16㎞에 달하는 거대한 자연호수로, 주변의 송림이나 해당화가
수놓는 풍경이 화진포해수욕장과 함께 눈부신 경치를 만들어낸다.
화진포는 드라이브만으로 쓱 돌아보고 나가지 말고 차를 멈추고 잠시 걸어보자.
이승만 별장과 이기붕 별장을 돌아보고 해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화진포를 나와 다시 달린다. 7번 국도의 최북단 지점에 통일전망대가 이 코스의 종점이다.
통일전망대는 금강산과 동해가 눈앞에 펼쳐지는 국내 최고의 전망대. 신선대, 옥녀봉, 일출봉 등
금강산의 절경과 해금강도 아스라이 눈에 넣을 수 있다.
4차선 도로가 바다를 가로질러 일직선으로 금을 긋는다.
시원스레 뚫린 길은 그 끝이 어디쯤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어슴푸레 가로등이 불을 밝혀야만 방조제와 수평선을 분간할 수 있을 정도다.
‘모세의 기적’을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낸 웅장한 방조제는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짜릿한 무한질주의 쾌감을 선사한다. 동양 최대 규모의 석문방조제는 길이만도 10.6㎞에 달하며
인근에 7.8㎞의 대호방조제와 연결되어 있어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코스다.
석문방조제를 찾아가는 동안 길은 내내 장대하고 막힘 없다.
거대한 위용을 지닌 7.3㎞의 서해대교를 건너 38번 국도로 접어들면 길은 6차선으로 시원스레 뚫려 있다.
교통량이 많지 않아 적당히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바다를 싹둑 잘라놓은 듯한 방조제에 닿으면 차는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달려나간다.
액셀러레이터를 깊숙이 밟으며 속도를 높인다. 탁 트인 바다에서 불어오는 향긋한 바람을 맞으며
극도의 해방감을 맛본다. 길 옆에는 유채꽃과 갈대숲이 목가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방조제 너머에는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이들과 한가로이 둑길을 거니는 연인이 눈에 띈다.
곧게 뻗은 석문방조제를 나와 대호방조제로 가는 길에는 소담스러운 농촌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거대한 두 인공물을 연결하는 도로여서 더욱 낭만이 느껴진다. 드넓게 펼쳐진 간척지 너머 해가 뉘엿뉘엿 진다.
해가 뜨고 지는 왜목 마을이다. 대호방조제를 건너면 도비도 휴양지에서 잠시 쉬어 가도 좋다.
전망대를 중심으로 산책로가 있어 바다의 정취를 여유롭게 담을 수 있다.
대호해수탕에서 피로를 풀어도 좋다. 암반해수탕이라 수질이 뛰어나고
노천탕에서는 난지도를 조망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봄이 초록을 잉태해서 세상에 풀어놓으면, 여름은 초록을 무럭무럭 자라게 한다.
여름의 길목인 8월은 초록이 왕성한 생장을 하는 계절. 초여름의 녹을 먹고 자란 신록이 짙어져
어디를 가도 온몸에 초록물이 들 정도다.
이쯤 되면 마음은 어서 빨리 일상을 벗어나 자연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채찍질한다.
담양에서 순창을 잇는 24번 국도는 메타세쿼이아 수천 그루가 17㎞에 걸쳐 이어진 동화 속 세상.
담양읍을 벗어나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가로수 터널이 반긴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나무는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시원함을 줄 것만 같다.
메타세쿼이아 터널 사이로 한 줄기 햇살이 쏟아지면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오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나무 터널 구간을 지나 죽림욕장 입구부터는 또 다른 분위기. 커다란 나무가 사열하듯 양옆으로 도열해 있다.
개선장군이라도 된 양 의기양양하게 그 사이를 지나는 기분이 좋다. 터널 구간과 달리 나무 사이로
여유로운 논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나무들의 사열이 끝나갈 무렵이면 길은 오르막으로 변하고,
오르막길을 올라서면 메타세쿼이아길도 끝이 난다.
천천히 달리면 20분 정도 걸리지만, 달리는 내내 바람이 나무를 흔들어 대고 나무는 향기로운 냄새를 풍긴다.
향기에 이끌려 숲길을 빠져나오면 동화 속 마을을 지나온 듯 멍해진다. 이것이 메타세쿼이아길의 매력이다.
한 굽이 돌면 대나무 숲 시원한 죽림욕장이 기다리고, 광주호로 방향 틀어 내달리면 조선시대 정자와 원림이 반긴다. 길 자체의 매력과 주변의 독특한 볼거리로 8월에 걸맞은 푸른 길을 추천하라면 이 길이 첫손에 꼽힌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인 대청호는 잔잔한 물빛과 푸른 가로수, 우아한 호반길이 잘 어우러져
사계절 사랑받는 드라이브 명소다. 2003년 4월, 그 속내를 드러낸 대통령 별장 ‘청남대(043-220-5673)’와
시원스레 물을 내뿜는 ‘대청댐’, 아기자기한 야외 박물관 ‘문의문화재단지(043-251-3545)’ 등
드라이브 내내 볼거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드라이브는 대청댐과 현암사가 있는 신탄진 IC 근처에서 시작하는 것이 보통. 현암사 보종각 앞에 서면
왜 대청호를 ‘내륙의 다도해’라 부르는지 알 수 있다.
호수 속에 점점이 박힌 작은 산들이 다도해의 실루엣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기 때문.
현암사를 나온 후엔 문의문화재단지~청남대 코스로 가자.
이후에는 회남대교~추동으로 이어지는데 길가에 예쁜 카페가 많아 차를 마시기에도 좋다.
파란 하늘보다 더 쪽빛으로 일렁이는 호수. 그 호수를 끼고 달리는 그림 같은 길.
의암댐에서 춘천댐에 이르는 19㎞ 구간은 호반 드라이브의 진수다. 의암호를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는
잔잔한 물길을 따라 호반의 풍경과 삼악산의 풍치가 어우러지는 정취가 일품이다.
길을 따라 한 굽이 돌 때마다 잔잔하게 물결치는 호반의 풍경과 신록을 자랑하는 산들이 호수를 끼고 휘어진다.
호수 한가운데에 자리한 섬에는 울창하게 자란 키 큰 나무들이 물에 비치면서 색다른 풍경을 만들고,
호수 건너 춘천시의 나지막한 건물이 신기루처럼 물 위에 떠 있는 듯 신비롭다.
중간중간 고려 충신 신숭겸의 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박사를 배출한 서면 박사 마을 등
이색 여행지가 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다.
통영은 충무라 불리던 육지와 두 개의 다리로 연결된 섬 미륵도 그리고 크고 작은 150여 개의 섬을 총칭한다.
육지와 섬과 한려수도가 어우러져 오감을 충족시키는 비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통영항이 중심인 통영 시내는 인공미 속에서도 번잡한 사람 냄새가 나고, 미륵도는 때묻지 않은 섬으로 남아 있다.
더불어 한려수도의 풍경은 해안 드라이브의 감성 만족을 부추긴다.
통영 사람들이 ‘꿈길 60리’라 부르는 산양 일주도로는 통영대교 인근에서 시작해 달아공원에서 절정을 이룬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의 영종도. 6~8차선의 공항 전용도로는 언제나 막힘이 없고 길이 곧아
야간 드라이브 코스로는 최적이다. 활주로처럼 뻥 뚫린 길을 달리며 속도의 쾌감을 느낀다.
점점이 켜진 가로등이 물결치듯 빠르게 지나간다.
한강과 맞닿은 대로를 시원스레 달리다 보면 어느새 김포평야. 사위가 시원하게 뚫려 보기만 해도 상쾌하다.
물안개가 자욱히 피어오른 날에는 검붉은 갯벌 너머 마치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불야성을 이루는 인천공항과 영종대교는 이국의 멋을 선사한다.
잠진도에서 을왕리로 향하는 해안가 도로는 소나무 숲이 조성되어 구불구불 운치가 있다.
잠진도 부근에서는 갯벌 체험도 가능하다. 을왕리에서는 근사한 낙조와 싱싱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