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사기다! 블로거는 장사다! 사유리는 바쁘다!
모든 것이 너무나 정신없이 흘러가 버린다. 서둘러 일을 해야 했고, 허겁지겁 밥을 먹어야 했고,
빨리빨리 돈을 모아야 했다. 이유도 모른체 그래야만 했다. 그 결과 시간도 돈도 남는 것은 없다.
경주마는 치쳤다. 발굽을 갈고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하다. 모이스춰...
나의 쳇바퀴 일상을 촉촉이 적셔줄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슬이 말고...
아무런 준비없이 아무런 기대없이 정처없이 떠나야 한다. 아침부터 시계를 쳐다보고 바지런을 떨어서는 안될 것이다. 충분한 수면으로 뻑쩌지근한 허리를 부여잡고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야구모자에 밀어 넣는다면 어느정도 출발 준비가 완료된 것이다.
음악이 필요하다면 노무라소지로의 대황화와 원령공주OST, 황병기-가야금캐논 변주곡 을 준비해두자. 당신의 센티멘탈한 기분을 해저 9만리로 인도할 것이다.
교통수단은 지하철은 1호선이다. 지하철 안에서는 선글래스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책한권을 펼쳐 들어보자. 목차를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부분을 읽다가 스스르 잠이 든다면 또 어떤가.
노량진, 신도림을 거쳐 부평역 제물포역을 지나 짠내가 콧등을 간지럽힌다면 나의 영혼은 바다와 교감할 준비가 되었노라. 오! 지져스~
인천역에서 차이나 타운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존재하고 있다. 이 거리에서 제법 유명세를 탄다는 ‘공화춘’에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보자. 자리는 2층 창가쪽, 바삐 움직이는 차이나타운 거리를 관찰할 수 있는 위치가 적당하겟다. 공화춘은 1905년 개점한 대한민국 최초의 중국음식점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짜장면을 개발한 뜻깊은 역사를 가진 곳이다.
[대한민국1호 짜장 '공화춘'의 늠름한 자태]
주문은 간결하고 소박하게!
주의할 점은 점원과 눈이 마주치지 않는 것이다. 메뉴판에 가벼운 시선을 던지면서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말해야 한다. 공기반 소리반... “공화춘짜장면1개요”...
간혹 “짜장면요” 라고 주문하여 “1개가 맞느냐”는 확인사살을 당해, 개미같은 목소리로 ‘군만두 하고요~’ 라고 말하는 촌극이 벌어질수도 있다. 조심하도록 하자.
여기서 잠깐! 짜장면도 3가지 선택이 주어진다. 그냥짜장 5천냥, 유니짜장 7천냥, 공화춘짜장 1만냥... 이거 '김밥해븐'시리즈와 같다고 보시면 된다. 미끼상품은 1천냥, 참치 들어가면 바로 250% 가격이 뛴다.
[유니 짜장면]
[공화춘 짜장면]
∑그냥짜장+(오징어+새우)ⁿ=∫공화춘짜장
오징어와 새우가 5천원에 상당하는 양만큼 들어갔느냐 하는 것에 대한 식품영양학계의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알아서 먹으라’ 는 주문은 또 다른 스트레스다.
후회말고 ‘공화춘 짜장면’을 시켜먹자.
공화춘 짜장면을 대면했다면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한다. 검고 윤기가는 이 색채감, 코끝을 간질이는 춘장과 카라멜향, 일본근처는 가지도 않았을 것 같은 일편단심 동해 토박이 오징어와 통통한 새우.
나의 살아있는 모든 감각을 곤두세우고 맛의 향연을 취해보시라.
젓가락을 깊고 굻게 휘저어 한입에 겨우 들어갈 정도로 짜장면 덩어리를 나의 시야에 넣는 1단계와 다시 내려놓는 2단계, 턱 아래에서 입으로 들어 올리는 ‘짜장면 밀어넣기 3동작’으로 풍성한 면발을 거침없이 입안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고창석 옹(翁)의 짜장면 밀어넣기 3동작 시연]
씹기도 힘들 정도의 밀폐되고 만족스럽고 거대한 식감이 목구멍을 밀고 쓰나미마냥 밀어닥칠때... 그 행복감을 천천히 음미해야 한다.
단언컨대 짜장면은 가장 큰 위안을 주는 음식임에 틀림없다.
그 음식의 완전체는 인천지역본부에서 확인 가능하다.
From 인천지역본부 조슐랭 야니
ps : 조슐랭이 머냐는... ㅡㅡ;; 문의가 많아 약간의 설명을 드리자면... 미슐랭 가이드의 .... 저의 개인적인 개정판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미쉐린 타이어 아시죠? 미쉐린에서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를 만들어 배포했는데 아주 공정하고 신뢰하여 이게 확장되어 이제 전세계적으로 가장 공신력 있는 맛집 가이드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답니다. 맛 평가단이 가족, 친구, 부모 등으로 변장하여 수차례 방문하여 맛, 친절, 가격 등을 세부적으로 검토하는 아주 멋진 가이드죠. 우리나라는 친절 점수에서 점수를 많이 받지 못한다는 군요. 세계적인 미슐랭 가이드의 야니판... 조슐랭 가이드 ㅋㅋ ㅡ.ㅡv
첫댓글 공화춘 자장면 먹어 본 사람은 그다지... 화평동 세수대야 냉면도 마찬가지! 아니다. 특정의 사람들은 좋아할 수도? 화평동 세수대야 냉면을 양을 추구하는 고등학생들이 좋아 하듯이..
참고로.. 저는 미각치임... ㅋㅋ
요즘은 저기도 가면 호객 행위땜에 눈살 찌푸리게됨..
나는 1만원 짜리 짜장면 안 먹어!
아~ 정말들... 글의 절묘한 비유와 은유를 평가해 주세엽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