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쇼르
대표적인 몽골음식으로 다진 고기를 밀가루 피에 넣어 기름에 튀긴 음식이다.
주로 양고기나 쇠고기를 다져서 만드는데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레스토랑에서는
야채나 생선을 넣어서 만들기도 한다.
심지어 몽골국립도서관 근처의 호쇼르가게에는 김치를 넣어서 만든 김치호쇼르도 판매한다.
몽골사람들에게 몽골의 호쇼르가게는 한국의 김밥집처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다.
튀김만두와 비슷한 맛이어서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몽골음식이니
몽골에 가면 꼭 한 번 맛보기를 권한다.
시장에서는 개당 250투그릭에 먹을 수 있지만 고급식당에서는 1,000투그릭 이상 하는 곳도 있다.

보쯔
원래는 특별한 날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음식이다.
호쇼르처럼 다진 고기를 밀가루 피에 감싸는 것은 동일한데 호쇼르는 넓적하게 만들어서
기름에 튀기고 보쯔는 동그랗게 만들어서 찐다.
새알 크기로 보쯔보다 더 작게 만든 것은 반시라고 부른다.
보기에는 한국의 찐만두와 너무도 흡사해서 한국 사람들이 기대하고 먹는 음식인데
먹자마자 기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만두를 베어 먹는 순간 뜨거운 고기 기름 때문에 입천장이 데이기도 하고
특유의 양고기 냄새가 코를 찌르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몽골인들이 한 끼 식사로 호쇼르와 함께 즐겨 찾는 요리인데
한보쯔라고 하는 페스트푸드 체인점이 유명하다.
한 끼에 열 개 이상씩 먹는 몽골인들도 있는데 식당에서는
개당 300~600투그릭 정도에 판매된다.

피로시키
생김새는 호쇼르와 비슷한데 피로시키 안에는 고기 외에도
야채나 밥처럼 다양한 음식들이 들어간다.
값싼 감자를 넣어서 만든 피로시키는 대학 구내식당에서
학생들이 즐겨 찾는 메뉴인데 러시아 음식이다.
몽골에 있는 러시아식당의 간판에는 피로시키라고 적혀있는 경우가 많다.
가격은 개당 250~500투그릭
초이방
굳이 번역하자면 고기채소볶음국수이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서 기름을 바르고 칼국수면 크기로 썬다.
감자, 당근 같은 채소와 양고기나 쇠고기를 넣고 익힌 다음 면을 넣어
가닥가닥 잘 풀어지게 섞어준다.
울란바토르 식당에서는 다양한 색깔의 파프리카를 넣어 주기도 하지만
시골에서는 고기와 감자만 넣고 만든다.
국물 없는 음식인데 완성된 초이방에 현지인들은 자기 식성대로
간장이나 케첩을 더해서 먹는다. 가격은 1,500~3,000투그릭
골리아쉬
원래 헝가리 음식이라고 하는데 몽골 식당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한 접시에 케첩으로 고명을 장식한 밥과 부드럽게 익힌 쇠고기, 채소샐러드가 같이 나온다.
고기에 약간 냄새가 난다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고기가 연하고 부드럽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음식이다.
가격은 2,500~6,000투그릭
운득태비프스테이크(달걀 소고기스테이크)
함박스테이크 위에 달걀 프라이를 얹고 케첩이나 채 썬 당근으로 고명을 올린 밥에
채소샐러드가 같이 나오는 요리이다.
우리나라 스테이크처럼 통째로 고기를 익히는 것이 아니라
다진 고기를 둥근 모양으로 빚어서 찌거나 익힌 다음 소스를 뿌려서 나온다.
서양식 스테이크를 기대하고 먹으면 실망할 수도 있다.
가격은 2,500~4,000 투그릭
슐
국물이 있는 음식은 통칭하여 슐이라고 하는데 기본 육수는 고기로 내기 때문에
모든 슐에는 고기가 들어간다.
한국의 감잣국, 북엇국, 쇠고깃국처럼 ‘보다(밥)’가 들어가면
보다태슐, ‘너거(채소)’가 들어가면 너거태슐, ‘고릴(밀가루)’이 들어가면 고릴테슐이 된다.
밥이 들어가는 보다테슐은 우유를 넣고 만든 음식인데 한국의 타락죽과 요리법이나 맛이 비슷하다.
우리의 궁중요리인 타락죽이 몽골의 보다테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한국 사람들이 비 오는 날 부침개 같은 기름진 음식을 찾듯이
현지인들은 비가 오거나 흐린 날 보다테슐을 해 먹는다.
고릴테슐은 양고기 육수에 감자와 양파를 넣고 만드는데
칼국수와 비슷해서 먹어 버릇하면 먹을 만하다.
허르헉
몽골인들이 전통적으로 야외에서 즐기는 음식이다.
허르헉 요리의 특징은 음식 안에 장작불에 달구어진 뜨거운 돌을 함께 넣어 익히는 것이다.
양이나 염소를 잡아서 작은 토막으로 손질한 후 목장에서 우유통으로 쓰는 큰 알루미늄 통에
돌, 고기, 야채, 양념을 넣고 뚜껑을 밀봉해서 장작불로 익힌다.
몇 시간쯤 충분히 익히면 허르헉이 완성된다.
고기를 먹기 전에 뜨거운 돌이 식을 때까지 공깃돌처럼 주무르는 습관이 있다.
찬 손을 덥혀주면 혈액순환에도 좋고 음식을 더운 채 먹을 수도 있고
메마른 손에 기름을 발라주면 피부도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달구어진 돌을 용기에 함께 넣기 때문에 고기가 구워지면서도
수분이 날아가지 않고 용기 안에서 찜을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조리가 된다.
단체로 온 한국 관광객들이 몽골 초원에서 꼭 맛보는 요리이기도 하다.
수태체
몽골인이 수시로 음용하는 차. 물을 끓여서 녹차를 넣고 우유와 소금을 넣어 만든다.
수태차는 단순히 차라기보다 우유로 만든 건강 음료이며 때로는 국의 기능까지 하는 음식이다.
차가운 양고기를 말아서 먹기도 하고 딱딱한 빵을 적셔 먹기도 한다.
귀한 손님이 오면 ‘으름’이라는 노란 우유기름을 넣어주는데 처음 접하는 사람은
차에 노란 기름이 둥둥 떠 있어서 오히려 이상한 차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이는 몽골에서 손님을 극진하게 대접하는 방식이다.
서양식 커피나 홍차가 입에 밴 사람들이 마시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수테채만드는 여인
유제품
가축의 젖으로 만드는데 으름, 샤르토스, 아롤, 아이락, 타락, 아리흐 등이 대표적이다.
으름은 우유를 응고시켜서 맨 윗부분에 노랗게 뜬 기름덩이인데 버터와 비슷하다.
샤르토스는 굳히지 않은 으름으로 호쇼르나 밀가루과자를 튀길 때 사용한다.
아롤은 끈적끈적한 우유를 나무판 위에 넣고 햇빛에 건조시켜서 말린 우유과자(?)이다.
여름철에 시골에 가면 초원의 게르 지붕마다 아롤을 말리려고 내다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몽골인의 치아가 튼튼한 이유는 딱딱한 아롤을 녹여먹는 식생활습관 때문이라고 한다.
내 입맛에는 비릿하고 시큼한 맛이 나서 먹기 어려웠는데 아롤맛을 즐기는 한국인도 가끔 있다.
아이락은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비슷한 맛인데 몽골에서는 축제나 큰 행사에 꼭 준비한다.
말의 젖을 가죽 부대에 넣고 1만 5천 번 저으면 질 좋은 아이락이 된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이 다듬이질 소리를 전통의 소리로 인식하듯
몽골 사람들은 아이락 젓는 소리를 들으며 향수에 잠긴다고 한다.
타락은 가축의 젖으로 만든 요구르트이다.
설탕이나 방향제의 가미 없이 천연그대로의 발효 맛을 즐기는 한국인이라면 충분히 즐길만하다.
아리흐는 아이락을 증류해서 만든 10~12도 쯤 하는 술이다.
아리흐와 소주의 연관관계를 연구하는 사람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