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로딕(왼쪽)이 세레나 윌리엄스와 배우 윌 페렐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동안 손을 들어 '졌다'라는 의미의 익살스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 US오픈은 본선 개막 이전인 30일 뉴욕 플러싱메도의 미국테니스협회 빌리진킹 센터에서 아서애쉬를 기념하는 어린이 행사를 열었다.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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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막이 오르면서 여러가지 대회 관심사가 급부상하고 있다.
첫번째 관심사는 세계 1위 페더러의 6연패와 커리어 그랜드슬램 기회가 있는 라파엘 나달의 달성 여부다.
윔블던 우승으로 역대 최고의 그랜드슬램 우승기록을 세운 페더러의 US오픈 우승은 당연시 여기고 있다. 최근 두딸을 얻은 뒤에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남은 기간 동안 우승 수를 최대한 늘리려는 그의 목표가 US오픈 페더러의 한경기, 한경기 보는 재미를 더해 준다.
호주오픈우승으로 페더러보다 먼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할 것으로 보인 나달은 무릎부상으로 윔블던 결장을 해 이제 테니스인생 끝난것 아니냐 혹은 이제 나달의 그랜드슬램 우승은 보기 힘들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웜업대회에서 착실하게 예전 기량을 끌어올리고 큰 대회 결승에 몸 스케쥴을 맞춘다는 그림속에서 나달의 선전이 기대된다.
만일 빅4(페더러 나달 머레이 조코비치)가 4강까지 무사하다면 페더러의 6연패도 나달의 커리어그랜드슬램도 다른 두 선수의 우승도 어느것도 장담할수도 불가능하다고도 말할 수 없는 무아지경에 빠진다.
그렇게만 된다면 2009 US오픈은 대박이다.
두번째는 미국 테니스의 자존심 앤디 로딕의 부활이다.
페더러 나달에 필적할 선수가 머레이 조코비치외에서 US오픈 우승 경력을 지닌 앤디 로딕에게도 있다는 것을 미국인들은 믿고 있다. 언젠가는 아서 애쉬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을 기쁘게 할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새 코치 영입으로 달라진 로딕은 서브에만 의존하던 스타일에서 발리와 스트로크에서도 위력을 보여 한층 기대감을 부풀게 하고 있다.
특히 대회 5번 시드를 받아 8강전까지 무난히 경기를 치르고 8강 이후에 실력을 발휘한다면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로딕이 밤마다 아서 애쉬스타디움 나이트 세션에 배정되어 펼치는 경기에서 이길 때마다 뉴욕은 잠못 들 것이다.
세번째 여자 우승을 점칠 수 없다는 것이 대회 흥미를 더욱 돋우워 줄 것이다.
비너스 윌리엄스, 세레나 윌리엄스, 마리아 샤라포바, 엘레나 데멘티예바 등 그랜드슬램 우승자들이 즐비한 가운데 역시 윌리엄스 자매의 우승이 에상된다.
뉴욕 US오픈 경기장에는 다른 그랜드슬램과 달리 블랙 맨앤 우먼 관객들이 많다. 윌리엄스 자매가 승리할 때 마다 마당은 가뜩이나 축제장인데 흥미를 배가시킬 것은 명약관화하다.
윌리엄스 자매에 이어 무관의 여왕 디나라 사피나가 와신상담해 이번에는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1번 시드의 체면도 살리고 대회 위신도 올려줄겸 1번 시드 사피나가 결승에 오른다면 그동안 그랜드슬램 결승전 경험이 누적되어 우승트로피를 안게 될 수도 있다.
결승울렁증이 있는 사피나의 결승에 오르기까지와 결승에 오른다면 그가 이번에는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지도 궁금하다.
네번째 컴백한 선수와 10대들의 돌풍은 늘 관심거리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엘레나 도키치가 복귀해 돌풍을 일으켰다면 이번에는 전 세계 1위 킴 클리스터스다. 집에만 있기 근질근질해 라켓을 다시 잡았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하지만 우승후보에는 들지 못하고 우승후보들 발목을 잡을 선수가 되지 않을까.
컴백 선수외에 빅토리아 아자렌카,캐롤라인 보즈니아키 등 투어대회에서 심심찮게 우승하는 10대 선수들의 2주간 그랜드슬램을 잘 버텨낼 지 궁금하다. 윌리엄스 자매등에 비해 길게는 7년 이상 차이가 나는데 관록에서 약간 밀릴 뿐 기량 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모와 실력을 지닌 10대들이 4강까지 올라도 대회는 늘 붕붕떠있는 흥분 상태가 된다.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이고 한여름 막바지 늦더위에 치러지는 US오픈이지만 호주같은 40도 폭염도 아니어서 10대들이 체력을 잘 비축해 사용할 것이다.
다섯번째로 아시아 선수들의 활약.
우리 선수로는 임규태가 예선에서 탈락하는 등 예선도 만만치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일본의 기대주 니시코리도 엘보로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로 랭킹이 오르는 대만의 루옌순, 지칠줄 모르는 철녀,동양의 나브라틸로바 스기야마 아이, 한솔오픈에 자주 와서 기량을 보인 아유미 모리타 등의 경기 결과를 열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워낙 동유럽 쪽 선수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국적으로 출전하는 통에 국가의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 하지만 아시아 선수의 선전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불러넣어주기에 충분하다.
US오픈을 관전하는 이유는 기존 잘하는 선수의 기량을 보고, 새로운 별들의 플레이에 관심을 갖고 동서양의 선수들이 얼마나 기량과 재치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지 보는 데에도 있다.
US오픈은 앞으로 보름간 국내 테니스 마니아들의 테니스 하는 재미를 배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9월1일 자정에 시작하는 US오픈은 14일 새벽 5시 반에 남자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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