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눌음 / 제주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정성과 사랑을 담아 파는 가게
생일선물, 이곳에서 골라 보세요
곰두리를 아시나요?
1988년 서울 장애인 올림픽 대회 마스코트입니다. 어린 반달곰 두 마리가 2인 3각 달리기를 하는 모습이죠.
관덕정 근처에도 곰두리가 있었습니다. 서커스 공연단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장애인이 만든 물건을 파는 가게랍니다. 지금은 ‘제주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이란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있죠. 지나갈 때마다 뭘 팔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지만 선뜻 들어설 수가 없었어요.
근데 친구의 생일이 바로 오늘이지 뭡니까. 마땅히 살 것도 없고, 생각해 둔 것도 없어서 고민하던 차에 그곳이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후배를 설득해서 이 가게에 들어오게 되었답니다.
밖에서는 간판만 덩그러니 크고, 뭐 살만한 게 있나 했어요. 근데 막상 들어와 보니,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물건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답니다. 찻잔, 가방, 신발, 귀걸이, 촛대 등등 이참에 선물가게라고 이름을 바꿔도 될 것 같더군요.
마침 가게엔 제주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이향미 팀장이 있더군요. 냉큼 가격에 대해 물어봤죠. 아무리 그래도 비싸면 구입하기가 좀 그렇잖아요.
근데 “중국제품을 제외하고는, 여기 있는 제품과 마트에 있는 물건들을 비교해 보면 오히려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대뜸 “품질은요?”하고 다시 물었죠. 이향미 팀장은 “정말 잘 만들어요, 아주 섬세하구요. 혹여나 장애인이 만들어서 품질이 나쁘다는 말이라도 들을까봐 더 정성껏 만들고 있어요. 품질면에 있어서 자랑할 만합니다”라고 하더군요.
“이것 좀 보세요. 기계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이라서 가격만 같지 크기나 모양이 다 다르죠. 요즘처럼 개성을 중시하는 세대들에게 이처럼 어울리는 물건도 없을 거예요”라며 여러 가지 물건을 보여줬어요.
중간에 전화가 많이 오더라구요. 올해 초부터 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가 시행되면서 관공서에서 주문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대부분 복사용지여서 아쉬움도 있다고 합니다.
장애인 단체에서 가져온 물건만 판매하느냐는 질문에 이 팀장은 “장애인 단체뿐만 아니라, 재가 장애인 등 개인도 제품을 만들면 여기서 판매가 가능합니다. 특히,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의회에서 1년에 1~2회 공동판매 행사를 개최하니 제주특산품이면 더욱 좋구요”하더군요.
찻잔이나 목걸이 같은 소품의 경우는 대부분 판매행사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고 하더군요. 이 팀장은 “벚꽃축제와 탐라문화제에는 매년 판매행사를 하고 있구요. 올해엔 탐라장애인복지회관과 정부합동청사에서 판매행사를 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성황리에 끝낼 수 있었어요”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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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전에 정말 힘들었다고 해요.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이 너무 견고하게 사람들의 의식에 박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어머니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와서는 물건들을 보여주기도 하고 설명도 해준대요.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네요.
아, 제가 나오면서 생일선물로 뭘 사고 나왔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실은 고르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예쁜 것들이 너무 많아서요. 고심 끝에 저는 향꽂이 2개를 샀어요. 장마철이라 향을 피워두면 좋을 것 같아서요. 개울에 오리가 앉아 있는 앙증맞은 모양이랍니다. 한 개에 2천원씩 4천원이 들었답니다. 물론 2개의 모양은 제각각이구요. 선물 받은 친구는 한 쌍에 만원인줄 알고 있으니 가격은 비밀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