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낚싯대 드리우고 자연과 교감하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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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변에서 깊은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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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바다낚시를 겸한 카약 타기로 투어링 방향을 잡았다. 낚시는 카약과 아주 궁합이 잘 맞는 레포츠다. 물 위를 이동하며 자신이 원하는 포인트에 낚싯대를 드리울 수 있다는 점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카약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작은 여나 갯바위 근처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배낚시로는 시도할 수 없는 포인트까지 공략할 수 있는 것이다. 바다낚시에 정통한 회원의 지도 아래 장비를 준비하고 바다로 나갔다.
구례포 해변은 북서쪽을 향해 팔을 벌린 듯한 1km 정도의 반달형 해변이다. 그 백사장 양쪽 끄트머리에 갯바위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 부근이 고기가 잘 나오는 포인트다. 특히 해변에서 볼 때 왼쪽인 남쪽 방면에서 볼락과 광어 등이 잘 잡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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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잡았다!” 조구룡씨가 미끼를 문 고기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우]투어링을 마치고 해변으로 안착하는 패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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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대와 미끼로 쓸 미꾸라지를 카약에 싣고 바다로 전진한다. 해변의 파고는 낮아도 예상 외로 너울이 심했다. 작은 구릉 같은 너울을 넘어 천천히 바닷가를 따라 이동했다. 멀리 앞바다의 섬 사이로 대형 컨테이너선이 지나간다. 덩치는 커도 의외로 속도가 빨라 먼 바다에서는 조심해야할 대상이다.
갯바위 위에 강태공들이 줄지어 서 있다. 휴일을 맞아 서해의 고기들과 일전을 벌이기 위해 모여든 이들이다. 카약은 갯바위에 진을 친 이들과 다른 영역에서 낚시를 할 수 있어 유리하다. 릴낚시로 공략하기 어려운 포인트도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닷물도 흐름이 있기 때문에 닻을 사용하지 않은 이상 조금씩 움직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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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안은 간조 때면 카약을 들고 이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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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약 낚시는 길이가 짧은 루어 낚싯대를 주로 사용한다. 배에서 움직임이 그다지 자유롭지 못해 다루기 쉬운 것이 무난하기 때문이다. 구례포 해안에서 나오는 고기는 우럭이나 광어, 농어 등 서해안의 주력 어종들이다. 미끼는 웜과 같은 루어도 가능하지만 미꾸라지가 가장 반응이 좋다고 한다.
갯바위 끝의 작은 암초에 도착한 회원들은 근처에 흩어져 낚싯대를 폈다. 곧이어 차분한 정적이 이어진다. 치열한 급류나 파도를 헤쳐 나가며 도전하는 카약의 묘미도 크지만, 이런 여유로움 또한 대단히 매력적이다. 바다가 전하는 굵은 진동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카약이 아니면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자연과의 교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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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해변에 카약을 세워두고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 회원들. [우]석갱이 해변에서 본 서해 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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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하는 카약 낚시지만 고기를 얼마나 잡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초미의 관심사다. 대부분이 카약 낚시에 초보자들이라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낚시 전문가인 회원 한 명은 광어 두 마리와 농어 한 마리를 낚는 성과를 올렸다. 역시 프로는 남다른 면이 있었다. 카약도 즐기고 자연산 생선도 맛볼 수 있는 취미. 이것이 바로 카약 투어링의 묘미일 것이다.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32번 국도를 타고 서산을 거쳐 태안으로 이동한다. 태안 시내에서 원북면 방면의 603번 지방도를 타고 북진한다. 태안에서 10km쯤 가면 원북면 직전에 학암포 방면으로 빠지는 삼거리가 있다. 이곳에서 좌회전 해 634번 지방도를 탄다. 2차선 도로를 타고 5분쯤 진행하면 구례포 해수욕장 입구다. 야영장인 석갱이 오토캠프장은 구례포 해수욕장 입구를 지나쳐 조금만 더 가면 왼쪽에 있다.
석갱이 오토캠프장은 오토캠퍼들에게 인기 있는 야영장이다.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설치한 화장실과 수도시설이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유료 야영장으로 매일 아침 관리인이 야영장 사용료를 걷는다. 이용 요금은 1팀당 10,000원. 전화(017-420-2875) 예약 가능. 홈페이지 www.suggaengi.com
/ 글 김기환 기자
/ 사진 김영훈 부장